어떤 면에서 글을 쓰고 읽는 행동은 가장 사치스러운 행동이다. 사치란 말이 보통 부정적으로 쓰이지만 긍정적인 부분만 발라내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인간 중심적인 생각을 조금 더 펼쳐보면 여타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의 특징이 글로 소통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적 허영심을 충족하기 좋은 공간 중 하나가 동네책방이다. 정말 동네마다 책방이 있을 정도로 동네책방이 많다. 위트앤시니컬(유희경 시인), 책방이듬(김이듬 시인), 책방무사(가수 요조), 당인리책발전소(김소영·오상진 전 아나운서 부부), 니은서점(사회학자 노명우), 쩜오책방(사회학자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가게 곳곳에선 독특한 잡지를 찾아볼 수 있다. 한 베이커리에는 단행본 형태의 잡지를 비치해두고 있다. 돈을 내지 않아도 누구나 가져갈 수 있는 이 잡지를 펼치면 유명인이 아닌 이웃들을 찾아볼 수 있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부터 동네 철물점 사장님 인터뷰, 지역 내 모임 소개, 이웃들의 칼럼 등이 알차게 구성돼 있다. ‘강동구 사람들의 마을잡지’를 표방하는 마을미디어 ‘마을담’이다. ‘마을담’은 마을미디어도 기성 미디어와 마찬가지로 ‘영상’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7년 간 쉼 없이 잡지를 발행하고 있다. ‘마을담’
지난해 8월 공개된 김대호 MBC 아나운서의 인왕산 밑 개조주택을 보여준 유튜브 영상은 최근까지 인기를 끌면서 총 조회수 240만회를 웃돌고 있다. 3개월 뒤 공개된 김대호 아나운서가 차 ‘다마스’(한국지엠)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찍은 브이로그 역시 인기를 끌면서 조회수 229만회를 기록했다.MBC 아나운서국이 제작하는 ‘뉴스안하니’ 채널은 이 외에도 MBC 아나운서국 회식 모습, 정영한 아나운서의 MBC ‘나 혼자 산다’ 출연 뒷이야기, 전종환, 이정민 아나운서의 육아 이야기 등 아나운서들의 정제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심을
미디어오늘은 기존 취재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등 전국에 있는 여러 매체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코너를 시리즈로 실습니다. 일명 '전국언론자랑'은 전국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매체에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 편집자 주“호천마을을 잊지마세요. 우리도 잊지 않을게요” 산복빨래방을 찾은 어르신들이 기자들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보였다. 미디어오늘이 부산일보 산복빨래방을 찾은 지난달 26일 오전 9시반. 문을 열고 준비를 채 시작하기도 전에 어르신 5명이 빨래방을 찾았다. “느그 또 뭣
미디어오늘은 지난 13일 책 낭독 공연팀 ‘북텔러리스트(이하 북텔러)’ 구성원들을 만났다. 북텔러는 연극연출을 하던 이진숙 연출가를 중심으로 KBS 성우들과 경인방송 아나운서로 구성한 공연팀이다. 앞선 기사에선 낭독을 하는 이유와 낭독에 대한 생각들을 담았다.-북텔러 모임 말고 개인적으로 낭독공연을 하는 분도 있나?“재즈 피아니스트와 함께 낭독 공연하겠다고 구립도서관에 제안서를 냈다. 북텔러에서 더 낭독을 잘하고 싶었다. 다른 분들은 성우 일을 해왔으니 내가 피해가 되면 안 되지 않나. 연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2019년에 5번
“미디어의 소수자 차별은 사회에 공기처럼 퍼져 있어요. 너무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 어떤 부분은 잘못된 것인지 우리가 인식조차 못하는 거죠. 그것이 미치는 영향은 또 얼마나 광범위할까요?”백세희 변호사는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등 문화예술 전문 변호사다. 미대 입시 경험이 있고 2019년 경향신문의 문화예술법 칼럼(아트로) 고정 필진을 맡았다. 지난 6월엔 미디어 속 소수자를 다룬 책 ‘납작하고 투명한 사람들’을 냈다. 문화예술 전문 변호사가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지난 5일 백 변호사를 서울 강남구
최근 오은영 박사를 필두로 하는 상담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방영되는 가운데, 함께 출연하는 패널의 역할은 적고 오은영 박사만을 중심으로 전개가 되며, 오 박사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솔루션이 진행된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8월31일 공개된 MBC 시청자위원회 6월 회의록을 살펴보면,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대해 시청자위원들이 “오은영 박사도 신은 아니다”, “또 오은영인가” 등의 언급도 나왔다. 물론 오은영 박사의 솔루션이 전문적이고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한계 역시 지적됐다. 다만 MBC는 시청자 위원들의 지적 등을
김태호 PD가 최근 6개월간 MBC에서 보낸 20년보다 더 많은 걸 배웠다고 밝혔다. OTT 등 플랫폼이 다양해진 환경에서 창작자들이 자기 색깔을 드러낼 수 있도록 역할하고 싶다는 목표도 전했다. 김 PD는 티빙(TVING) 오리지널 예능 ‘서울체크인’ 정규 공개를 앞둔 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서울체크인’은 김태호 PD가 MBC를 떠난 지난해 9월 이후의 첫 연출작이다. 김 PD는 이날 “기자 간담회는 항상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하다가 줌(zoom)에서 티빙 로고 아래서 하게 되니 어색하긴 하다”면서 인사를 건넸다. 이
“자연에서 흔적없이 머물며 탄소제로(중립) 생활에 도전하는 필(必)환경 예능”. 10월부터 방영 중인 KBS 2TV ‘오늘부터 무해하게’는 공효진, 이천희, 전혜진 배우의 탄소 발자국 없는 캠핑 체험기다. 에너지자립섬 충남 ‘죽도’에서 일주일 나기에 도전한 이들의 캠핑은 여느 프로그램 같은 ‘힐링’과 거리가 멀다. 달걀 한 개 3그루, 국내산 소고기 안심 277그루, 실내 샤워는 10분당 1그루. 먹고 마시고 움직이는 행동 하나하나 ‘그루’(GRU) 단위의 탄소배출량으로 차감된다. 일주일간 모은 그루의 양 만큼 나무를 심을 수 있기
국민의힘이 독재를 찬양하고 반여성적인 발언을 한 인사를 영입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입장을 냈다. 국민의힘은 5일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대위원장에 피부과의사로 방송에 자주 출연한 함익병씨 등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석열 후보는 무슨 미련이 남아 독재 찬양가를 영입했습니까”라는 브리핑에서 “독재자 전두환씨가 ‘정치 잘했다’고 말한 윤 후보의 정치관에 꼭 어울리는 독재 찬양가를 영입했다”고 비판했다. 함씨는 2014년 3월호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독재가 왜 잘못된 건가”라며 “독재가
‘지역신문’이 오염됐다. 지역사회에 ‘밀착’해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보다는 지방권력과 ‘유착’해 주민에게 외면받는다. 많은 경우 ‘사이비언론’ 취급을 받는다. 지방자치제 시행 30년이 다 돼가는데 지역신문은 광역자치단체(광역시·도) 단위의 지방신문으로 이해된다. 서울과 중앙의 소식을 전하는 전국 단위 ‘중앙언론’을 흉내 내듯 해당 광역단위 내 대도시 소식을 다룬다. 기초자치단체(시·군·구) 단위의 지역신문은 쉽게 상상하지 않는다. 있더라도 대부분 관청 보도자료를 전하는 홍보수단에 불과하다.그러나 기초단체 단위에서 주민과 밀착하고,
올해도 tvN에선 연예인 출연자들이 자연을 배경으로 음식을 해먹거나 장사를 하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낯선 공간에 놓인 이들이 좌충우돌하면서도 ‘힐링’한다는 성격의 포맷들이다. ‘삼시세끼’ ‘윤식당’ 등 소위 나영석표 예능을 변주한 듯한 콘텐츠가 이어지면서 성공사례에 편승하려 한다는 시청자 지적이 제기됐다.15일 서면회의록이 공개된 10월 CJ ENM 시청자위원회에서 박천일 위원은 지난 7월부터 6부작으로 방영한 ‘우도주막’에 아쉬움을 전했다. 김희선, 유태오, 카이(엑소) 등 연예인 출연진이 제주 우도에 신혼부부만을
호반건설을 최대주주로 맞은 서울신문에 변화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프레스센터 서울신문 편집국을 찾아 첫 ‘순시’를 했다. 구성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회사 특종상 포상금을 100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한 구성원은 “사내 보도상이 여러 종류라 얼마나 더 주겠다는 건지 계산은 어렵지만 대폭 올리겠다는 얘기”라고 했다.
DMZ는 모순이다. 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라는 이름과 달리 무장한 군인들만 오간다. 민간인이 발을 들이기 위해선 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렇기에 오염되지 않았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고요한 곳이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한국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땅이다. 제국의 패전, 패권의 경쟁, 그로 인한 한반도 내전이 국토를 찢어 놓았지만 그 틈에서 살아남은 평화의 한 조각이다. 이 공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인의 감각, 화가의 시선, 때론 무용가의 배경으로 DMZ를 기록했다. 국방부 산하 국방
‘남성’과 ‘페미니즘’. 대칭에 선 것 같은 두 표현을 이름에 넣은 단체가 있다. ‘남성과 함께파하는 페미니즘’이다. ‘남성 연대에 균열을 낸다’는 목표로 ‘남성 페미니스트’를 위한 교육과 세미나, 책읽기 모임 등을 꾸준히 하고 있는 단체다. ‘남함페’의 남성 페미니스트 이한 활동가는 ‘성평등 교육 활동가’이기도 하다. 성인 남성 페미니스트들과 소통하는 것을 넘어 학교를 찾아 다니며 남성 청소년들 앞에 선다. “페미니스트 역겹다” “여가부 해체해야 한다”는 등 당돌한 반응 앞에 매번 마주 서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
김태호 MBC PD가 지상파 방송사 소속 최초로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를 연출한다. 김태호 PD는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연출한 스타 PD다. 출연자는 비(정지훈), 노홍철이며, 제목은 ‘먹보와 털보’다. 비와 노홍철이 함께 바이크를 타고 여행을 하는 로드트립 버라이어티다. 9일 넷플릭스는 김태호 PD가 장우성, 이주원 PD와 함께 ‘먹보와 털보’라는 넷플릭스 예능 시리즈를 연출한다고 밝혔다. ‘먹보와 털보’는 먹는 것에 진심인 비가 먹보, 노홍철이 가진 털보의 캐릭터를 활용했다. ‘먹보와 털보’는 바이크에 대한 애정이
“X발 X발 X발 비용으로 시골에 폐가를 충동 구매했다.” 퇴사 욕구와 삶의 회의에 시달리던 30대 초반의 방송사 PD는 전 재산 4500만 원으로 전라북도 김제 논밭 한가운데의 폐가를 사들였다. 115년 된 초가집을 고치려니 돈이 부족해 서울 도심 ‘초역세권’ 전셋집을 처분했다. ‘리틀 포레스트’를 그렸던 로망과 달리 현실은 노동, 또 노동이었다.재건에 가까운 수리를 마치고 두 달 만에 입주한 집에서는 난데없이 물이 샜다. 세 달 뒤 겨우 전깃불이 들어온 뒤엔 인터넷 설치가 한 달 걸리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집안 곳곳에서 찾
EBS가 교육공영방송으로서 세대를 아우르는 평생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영방송 수신료에 대한 비판 여론 속에서 적극적으로 관련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EBS는 30일 창사 47년, 공사창립 21주년 특집 생방송 ‘EBS에 말한다’를 방영했다. 100인의 시청자 참여단(비대면)을 비롯해, 김희삼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정준의 한양대 언론정보대학 겸임교수, 이선희 서울배봉초등학교 교사, 최태성 강사가 참석했다. 진행은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가 맡았다.EBS에 대한 시청자 평가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다.
넷플릭스나 웨이브처럼 지식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독자의 지갑을 열 수 있을까?언론계의 이목이 네이버가 최근 출시한 언론사 중심의 유료구독 서비스에 쏠려 있지만 비슷한 시기 주목할 만한 서비스가 등장했다. 지난 12일 지식 창작자(크리에이터)에게 유료구독 시스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미디어스피어가 출범했다. 미디어스피어 서비스의 핵심은 ‘유료 구독’에 있다. 글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는 많지만 유료 구독을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된 서비스는 찾기 힘들다. 미디어스피어는 창작자에게 사이트 구축, 결제, 이용자 분석, 데이터 분석
멤버십 가입 고객에게 세차와 카페, 레저, 명품 할인판매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멤버십 클럽 회사가 각 서비스를 서류상 다른 회사로 쪼갠 뒤 직원들에게 임금체불하다 6개월간 무급노동을 요구해 그만두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 등 노동권 보호 법제를 피해가기 위한 ‘가짜 5인 미만 사업장’ 의혹이 짙어, 노동자들은 이를 악용한 부당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다.30대 초중반인 이신아(가명)씨와 조민지(가명)씨는 지난 2019년 말 한 회사에 웹디자이너로 취직했다.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골프를 비롯한 힐링 레저스포츠와 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