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26일 ‘사법농단 사태’로 구속기소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47개 혐의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이 정치권력과 유착해 재판에 개입하고 법관 독립을 침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지 7년, 사법부 수장이 헌정 사상 최초로 재판에 넘겨진 지 약 4년 11개월 만에 나온 1심 결론이다. 27일 아침신문은 모두 이 사건을 1면에 올렸지만 판결에 대한 생각은 달랐다.서울중앙지법 형사35-1부(재판장 이종민)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
“5·18 광주 정신을 다룬 TV, 라디오 프로와 뉴스 기사들은 광주MBC에 수많은 상을 안겨줬습니다. 한데 CG, 광고편집, 아나운서 등 그 작품에 함께한 동료들이 40~50살이 되도록 고용 불안 속에서 200만 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 데에는 도대체 왜 침묵합니까? 혹시 ‘나는 정규직 공채 취업을 통과해서 너와 난 평생 삶의 등급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닙니까?” (광주MBC 김동우 아나운서)28일 오전 10시30분께 광주 남구 월산동 광주MBC 사옥 앞에서 방송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퍼졌다. 7~16년
언론사 취재차량 기사들 사이 이른바 ‘갑질’과 해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기사들 대부분이 도급업체에 고용돼 있어 수시로 계약해지가 이뤄지는 데다 기사들 노동 환경이 언론 조명을 받지 못하는 탓이다. 근본적으로는 방송사의 취재 스케쥴에 맞춰 상시로 움직이면서도 간접고용으로 일하는 ‘위장도급’ 소지에서 문제가 비롯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차량운전 노동자들은 이에 방송사를 상대로 법적 다툼을 시작했다.최근 취재차량 기사들 사이에선 채널A 기사들의 해고 소식이 오르내렸다. 채널A가 최근 감차를 하면서 차량기사 4명을 내보냈다는 소식이다
카허 카젬 전 한국GM 사장은 2020년 7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719명을 불법 파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2년 6개월이 지난 1월 9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불법파견이 인정된다며 카젬 전 사장에게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는데요. 다음 날, GM 입장에서 불법파견을 감싸는 보도가 한국경제 1면 머리기사로 등장했습니다. 기업 입장에 서서 노동자 권익을 무시해 온 한국경제가 이제 불법까지 감싸주는 모습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한국경제 1월 10일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한국GM ‘명백
MBC와 도급업체에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전원 면접 거부’ 뜻을 모았던 취재차량 운전 노동자들이 MBC에서 계속 일하게 됐다. 자발적 퇴사자가 늘어 MBC와 도급업체가 계약한 감소 인원에 도달하면서다.그러나 MBC 방송차량 노동자들의 허탈감과 불안은 여전하다. MBC가 도급계약을 2년마다 새로 체결하면서 해고 불안이 되풀이되는 탓이다. 1990년대부터 일한 한 방송차량지부 조합원은 “10여년 전부터 격년으로 연말만 되면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했다.전국언론노동조합 MBC방송차량서비스지부는 지난달 27일 도급업체 인터비즈 측과 면
조선일보가 노란봉투법을 ‘불법파업 면죄부’라 규정한 보도에서 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의 ‘특별공로금 요구 파업’을 언급하면서 이와 무관한 비정규직지회 파업 사진과 손배소 현황 표를 게재했다. 비정규직지회는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을 요구했으나 조선일보는 문제의 사진과 캡션, 표를 지우기로 한 데 그쳤다.조선일보는 지난 13일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가 신청한 언론중재위 조정회의 결과 조정 대상 기사에서 비정규직지회를 언급한 사진과 캡션, 손배소 현황 표를 오는 20일 삭제하기로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노조가 함께 요구했던 정
KBS가 자사 뉴스진행, 편집, CG, 중계, 오디오녹음 등 방송제작·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노동자 230여명을 불법파견 형식으로 사용해왔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KBS가 이들을 직접고용하고, 차별 받은 임금 차액 24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홍기찬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전·현직 KBS미디어텍 노동자 240여명이 KBS와 KBS미디어텍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KBS에 ‘원고 노동자들에 지난 10년 간 공사 직원보다 적게 받은 임금 차액 240억여원을 지급하고, 미디어텍 소속 인원 50여명엔
대법원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포스코 소속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첫 소송을 낸 지 11년 만에 판결했다. 대법원3부(주심 안철상·이흥구 대법관)는 28일 광양제철소에서 크레인 운반 작업 등에 종사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2건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제철공정 특성상 하청업체와 포스코가 유기적인 업무를 해왔고, 노동자가 직접 포스코에게 관리·감독을 받아왔다고 봤다.29일자 한겨레와 경향신문,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그러나 같은
법조출입기자단이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사진을 보도했던 오마이뉴스와 대법원 선고 예고 기사를 쓴 한겨레 등 출입 매체에 대해 ‘1회 법원 풀’을 시키고 ‘재발 시 가중처벌’하기로 결정했다.대법원 기자단 간사는 지난 27일 기자단 단톡방에 올린 공지를 통해 법조기자단 소속 매체인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이데일리, 경향신문에 대해 징계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번에 한 해 징계를 면제하는 걸로 했다”고 했다.대법원 기자단 측은 “오마이뉴스 2건, 한겨레 2건, 이데일리, 경향 등 총 6건에 관해 논의가 진행됐다”며 “기자단 규정이 모든
지상파 방송사들이 파견·기간제 비정규직 계약서에 원청 방송사의 ‘갑질’ 조항을 여러 건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손해가 발생할 때 책임을 전적으로 파견업체와 노동자에 지웠고,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건강상 이유로 한 계약해지를 정당화하는 조항도 있었다. 이 가운데 파견·기간제 노동자 다수가 정규직과 같거나 비슷한 업무를 한다고 밝혀 불법파견 여지 또는 비정규직 남용에도 지적이 제기된다.강은미 정의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방송산업 비정규직 활용 실태조사’ 용역연구 보고서를 보면, 유니온센터는 지
“투쟁 없는 삶으로 돌아가지 않겠다!”최근 국민의 힘 이준석 당대표가 장애인들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맹렬하게 비판해서 유명해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작년 구호다. 억압의 사회가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을 테니 어쩌면 투쟁 없는 삶이란 억압에 굴종하거나 침묵하는 것, 차별받는 자들의 목소리를 지우는 일일 것이다.다른 나라의 장애인들도 온몸을 던져 싸운 결과 장애인 이동권 및 사회보장을 법제화할 수 있었다. 미국 장애인법을 만드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싸우는 장애인들은 갱(gang)이라 불릴 정도로 비난받았다. 그들은 도로에서 누
2020년 2월4일 CJB청주방송 이재학PD가 “억울해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는 13년간 청주방송 프리랜서로 일하다 동료의 열악한 임금에 문제 제기한 뒤 해고당했다. 그의 죽음으로 방송사 비정규직 노동자의 목소리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 후 2년, 방송사 노동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가 공동주최한 ‘이재학PD 2주기 추모 토론회’에서 김유경 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는 △중앙노동위원회, MBC 부당해고 방송작가 2인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 최
TJB대전방송에서 파견으로 4년 일하다 기간제로 전환된 뒤 계약이 일방 해지된 MD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를 사실상 인정받았다. 방송사 MD가 부당해고 다툼으로 대법원에 가 승소한 첫 사례이자, 대법원이 파견노동자 직접고용 의무를 진 사업주에 대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고용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명시한 첫 판결이다.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대전방송 MD(master director) 최아무개씨가 방송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9일 “비정규직 공정수당이 공공을 넘어 민간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국회, 기업, 노동자들과 함께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겠다”며 지난해 1월 경기도에 도입한 비정규직 공정수당을 대선 공약으로 확대했다. 이 후보는 “고용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방송계 비정규직들은 비정규직의 고용불안을 보상하겠다는 주장에 원칙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해결의 우선순위, 현실성 등에선 이견을 드러냈다. 한편 일부
CJB청주방송을 근로감독한 고용노동부가 일부 작가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면서 정규직화 선례를 남길지 기대를 모았으나 무산됐다. 전환 대상 4명 중 1명이 정규직원으로 고용됐으나 다른 부서 사무직으로 업무가 바뀌었다. 청주방송은 관련 직원들에게 ‘향후 일체 민·형사상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서면도 받았다.청주방송은 지난 14일경 정규직화 대상이었던 라디오국 작가 2명과 1년 단위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대전지방노동청 청주고용지청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이 인정된다며 직접 고용을 명령한 프리랜서 작가들이다. 회사가 고용노동부 시정
고용노동부 시정 명령을 받고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이행 중인 CJB청주방송에 편법 논란이 제기됐다. 청주방송은 명목상 프리랜서였던 작가·PD들 중 일부는 기간제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일부는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부에 밝혔다고 알려졌다.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성명을 내 “청주방송은 의도적으로 노동부 시정지시에 적시된 ‘직접 고용’이 ‘정규직으로 고용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는 궤변을 주장하며 계약직(기간제) 고용을 강행한다”며 “일부 작가에 대해서는 근로감독 결과 노동자성이 인정됐음에도
대전지방노동청 청주고용지청이 올해 초 근로감독을 한 CJB청주방송에 근로자 지위가 확인된 비정규직 직원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지시를 내렸다. 청주고용지청은 지난 18일경 청주방송에 비정규직 직접고용을 골자로 한 시정지시를 명령했다. 직접 고용 대상은 ‘무늬만 프리랜서’임이 확인된 작가, AD를 비롯해 불법파견이 인정된 MD(Master Director·방송운행책임자) 등이다.청주고용지청은 청주방송에 내달 7일까지 노동자성이 확인된 라디오 작가 2명, 기획제작국 소속 작가 2명 및 조연출(AD) 1명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근로계약서
“한 방송사에서 10년 일했다. 퇴사 전 6년 동안 같은 일을 했다. 정규직이었던 적은 없다. 4년은 파견노동자, 이후 2년은 기간제였다. 이런 사람이 2년 기간제 기간 만료를 눈앞에 뒀다. 정규직 전환(계약 갱신)을 기대하는게 상식에 맞나, 반대가 맞나. 법원은 반대란다.”10년 몸 담은 회사에서 갑자기 내쳐졌을 때 박기정(43·가명)씨는 39살이었다. 결혼을 한 후였고 당장 다른 일을 시작할 특별한 기술도 없었다. 그의 일은 방송사에만 특화된 업무였다.그는 ‘MD’였다. 방송사 주조정실에서 방송 송출을 관리하는 인력이다. 시간표
최근 방송계 비정규직과 ‘무늬만 프리랜서’의 불안정 노동에 전환점이 될 판례가 이어졌다. 노동자들이 법원과 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등에 불안정 고용과 열악한 처우에 문제 제기하며 노동자성 인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변화를 이끌어 낸 비정규직 당사자는 방송작가부터 편집감독, 프리랜서 PD, MD, 영상크리에이터 등에 이른다.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는 변화의 계기가 됐다. ‘무늬만 프리랜서’로 일하다 부당해고를 겪은 뒤 세상을 떠난 그의 죽음이 사회적 논란이 되면서, 방송계 비정규직 고용 관행에 타파 움직임이 일었다. 이후 청주방송
고용노동부가 CJB청주방송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프리랜서 작가·PD 및 용역업체 소속의 MD의 노동자성을 공식 확인했다. 고용노동부가 방송사 라디오 작가의 노동자성과 MD의 불법파견을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청주방송 관계자 등 취재내용을 종합하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청주방송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용역업체 노동자 등 비정규직 21명의 근로 실태를 조사해 12명의 노동자성을 인정했다. 프리랜서인 작가 5명 및 PD 3명, 용역업체의 MD(방송운행책임자) 4명이 대상이다. 작가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