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을 월드컵 4강 진출이나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시절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나는 다른 일을 기억한다. 그해 2월, 홍세화가 한겨레에 입사했다. 어느 날, 그가 찾아와 존댓말로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요?” 얼마 전까지 의견 지면을 담당했던 기자의 의견이 궁금하다고 했다. 뜻은 좋은데 잘 안될 거라고 참 건방지게 답했다. 입장만 분명하면 된다는 한국에서 그런 구상이 통할 리 없다고 나는 생각했다.조용히 웃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보란 듯이 만들었다. ‘왜냐면’이었다. 그것은 예전의 칼럼 지면과 달랐다. 한 주제에 집중
‘아시안컵 탈락’으로 국민적 공분을 불렀던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경질하자 주요 일간지도 이를 1면에 실었다. “팬들에 상처만 줬다”(동아), “무전술·무책임”(조선) 등의 강한 비판 표현이 나왔다.지난 16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클린스만
OTT 서비스 티빙이 한국 프로야구 유무선(온라인) 중계권을 얻어내며 프로야구 중계 유료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언론에선 ‘보편적 시청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티빙이 유료중계를 하면 방송통신위원회가 보편적 시청권 침해로 판단해 대응할 수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지난 9일 향후 3년 간 KBO리그의 유무선(온라인) 중계권 우선협성대상자로 CJENM을 선정하면서 반향이 일었다. 2006년부터 이어진 네이버의 무료 프로야구 중계는 막을 내리게 됐고, 동시에 유료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티빙과 KBO가 무료 중계 여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천 적격 판정을 한 이재명 대표 측근이 고문치사 실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부랴부랴 부적격으로 번복해 논란이다.조선일보는 15일자 1면 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4일 발표한 내년 총선 후보자 검증위원회 검증 결과에서 정의찬 이재명 대표 특보가 ‘적격’ 판정을 받았다”며 “정 특보는 지난 1997년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자 조선대 총학생회장으로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가담해 유죄를 선
영화가 정치권에서 회자되고 있다. 최근 12·12 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하면서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졌다. 정치 현실과 연결지을 만한 소재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유리하게 해석해 공방을 벌이거나 정체성과 연결 짓는 ‘영화 정치’가 이어졌다. 영화 메시지 현실 투영하며 정치적 공세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하자 야권 인사들은 연일 현 정부에 빗댄 발언을 냈다. 지난달 27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복 대신 검사의 옷을 입고, 총칼 대신 합법의 탈을 썼다. 군부독재와 지금의 검찰
반말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정준영 방송통신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19세기에 ‘하세요’ ‘계세요’와 같은 ‘해요’에서 ‘요’가 빠진 게 반말이다. 말 그대로 말이 반이 된 거다. ‘말이 짧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또한 반말은 존댓말이라는 상대어가 떠오르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포함한다. 존댓말이 가져오는 위계 질서, 반말이 가져오는 부정적 뉘앙스때문에 반말보다는 ‘평어’를 써보자는 움직임이 있다. 지난 28일 한글문화연대가 주최한 토론회 ‘세상의 높낮이와 말의 높낮이’에서 이성민 작가는 평어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자신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명품 파우치를 받는 몰래카메라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은 최 목사의 신분을 확인하고 보안 검색 절차를 거친 뒤 김건희 여사를 만날 수 있게 했다. 김건희 여사를 만난 최 목사는 ‘크리스챤 디올’ 파우치를 건넸고, 김 여사는 “아니 이걸 자꾸 왜 사오세요?”, “아유 자꾸 이런 거 안 해. 정말 하지 마세요 이제...” 라고 말했다.해당
부산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하루 앞둔 27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유치전이 사우디 보다 늦었다고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정부와 기업의 원팀 모습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 유치 열정도 빛났다고 덧붙였다.이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김기현 대표는 “부산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이 프랑스 파리 현지 시각으로 28일 오후 국제박람회기구에 소속된 182개 회원국의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라며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사우디에 비해 늦게 출발하게 되었지만 그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으면 방송사는 정규방송을 중단한다. 이를 ‘결방’이라고 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중에도 방송사의 주요 프로그램들이 방영을 중단하곤 한다. 방송사 입장에선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방송 스태프들은 결방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맞닥뜨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1일 발행한 ‘방송프로그램 결방 피해 실태와 쟁점’ 보고서에서 방송프로그램 결방에 대한 스태프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지난 7월 방송 제작 인력 920명과 이들이 참여한 1720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결방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
방송의날 60주년인 3일 KBS가 자사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OTT앱 ‘KBS+’(KBS플러스)를 공개했다. KBS 실시간 방송과 드라마·예능·시사교양 등 5만여 건 콘텐츠를 제공하는 한편 재난안전 서비스 기능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KBS는 4일 국내 방송사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앱으로 KBS+를 런칭한다고 밝혔다. 기존 모바일앱인 ‘my K’(마이K)를 리브랜딩하고 쾌적한 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앱으로 새롭게 개발했다는 것이다. KBS 1·2TV 및 KBSN의 5개 채널(드라마·조이·스토리·키즈·라이
“월차, 연차, 휴가 없다. 4대 보험 없고, 출근 시간은 있는데 퇴근 시간 없다. 계약서 없다. 이 모든 ‘없음’이 바로 방송계의 관행이라 불린다. 이런 직장이 또 있을까? 방송계에는 많다” (17년차 외주제작사 방송작가 전아무개씨)방송을 제작하는 드라마 스태프와 프리랜서 PD, 방송작가 가운데 방송사 또는 외주제작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일하는 경우가 10명 중 2명에 그쳤다. 현장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로 실태조사가 수년째 반복되지만, 정부가 방송사들에 대해 개선 조치를 강제하고 감독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류호정 정의당
11일 오후 잼버리 폐영식을 끝으로 여야는 본격적인 잼버리 책임론 격돌을 예고했다.이날 오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의 공식 일정이 오늘이면 끝을 맺는다. 마지막까지 스카우트 대원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부탁드린다”며 “대회장 준비 미흡과 태풍 카눈으로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잼버리의 취지에 맞는 즐거운 경험을 충분히 선사하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까움이 크다”고 운을 뗐다.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번 잼버리에서 일어난 일들은 국격 훼손의 우려가 있는 데다, 우리 국민의 자존심에
제6호 태풍 ‘카눈’이 지난 10일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11일 주요 아침신문은 1면에서 태풍으로 인한 피해 소식을 전하고 피해 사진을 실었다.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와 속도, 강도 등은 예측불허였다. 카눈은 대체로 북동진하는 일반 태풍과는 달리 북서진했고, 1951년 태풍 경로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른 태풍이다. 태풍의 이동 속도도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카눈은 한반도 내륙에서만 33시간 가량 머물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는 일반적 경로와 달랐던 태풍 패턴의
정부가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으로 전북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참가자 3만6000여명을 수도권으로 대피시키기로 했다. (한겨레 1면), (경향신문 1면) 등 일부 언론에선 잼버리가 정부의 준비 부족으로 사실상 종료 수순이라고 전한 반면 (조선일보 1면), (중앙일보 1면) 등은 잼버리가 계속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태풍과 폭염으로 날씨가 좋지 않지만 8일은 절
정부가 TV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한 가운데 KBS 구성원들이 사장과 이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집단으로 삭발식을 했다. 삭발에 참여한 이들은 수신료 분리징수로 경영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사태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이 KBS의 위기를 돌파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각에서 정치투쟁으로 폄하하는 시선이 있지만 이들은 언론노동자로서 생존권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KBS가 공정방송을 내걸고 파업 등 투쟁할 때는 ‘공영방송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지만
5일 어린이날을 맞아 경향신문 . 한국일보 , 중앙일보는 1면에 어린이날 기획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세계일보 등은 1면에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용산어린이정원’이 정식 개장했다고 보도했다. 1094년 일본군이 주둔한 이후 일반인 출입이 제한됐던 이곳은 이날 120년 만에 개방됐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개방 행사에 참석했다. 조선일보와 세계일보는 2면 대부분을
사실상 정부 의사가 반영되는 YTN 인수전에 모기업 동화그룹이 뛰어들고 경영진들이 YTN 인수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면서 한국일보 구성원들이 정부 비판 보도가 어려워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국일보 노조는 김건희 관련 보도가 미뤄지고, 부산엑스포 기사가 1면에 배치되는 등의 사례를 들어 “정부 비판 내용은 취재단계부터 주저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내부 구성원에 따르면, 한국일보는 YTN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종합미디어그룹으로 발돋움하려는 모기업 의지에 내부 공감대가 있고, 한국일보도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 윗선에
2020~2021년 코로나19가 시청자들을 영상 콘텐츠 앞으로 이끌었다. 포털 등을 통한 전반적 뉴스 소비도 소폭 늘었다. 지난 2년간 언론사들은 코로나19 효과를 누렸는데, 2022년부터 상황이 반전되기 시작했다. 거리두기 등 방역 조치가 완화돼 미디어 이용이 줄고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기업들은 광고비를 줄이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에서도 지상파는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로 광고·협찬 등 실적 개선 요인이 있었으나, 중계권료가 월등히 비싸 효과를 보지 못했다. SBS는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청주방송이 주조정실에서 근무 중인 MD(Master Director·방송운행책임자)들에게 지급된 연장근로 수당을 다시 되돌려달라고 요구해 논란이다. 이를 거부하자 회사는 임금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해 지급했다. ‘업무를 지시한 건 맞지만 돈을 주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회사의 논리에 해당 MD가 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넣자, 회사는 뒤늦게 미지급분을 지급했다. 지난해 12월 청주방송 주조정실에 근무하는 MD 5명 중 한 명이 병가 휴가를 내게 되면서 근무 형태가 일시적으로 변경됐다. MD는 방송사 주조정실에서 방송 송출을 관리하는 인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컵 특수에도 지상파 방송사들의 광고 성장은 미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림픽과 월드컵으로 인한 효과는 뚜렸했지만 국제 스포츠경기가 없는 기간 동안 전반적인 지상파 시청률 하락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가 1월 발표한 ‘2022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는 2022년 지상파방송사 TV 광고 시장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2021년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으로) 가장 극적인 성장을 만들어 냈던 지상파TV는 2022년에 동계올림픽과 월드컵이라는 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