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가 여행을 떠나며 부탁한 반려식물을 반쯤 죽여놨다. 집으로 들고 올 때까지만 해도 파릇파릇 풍성했던 이파리가 고작 일주일 사이 절반 가까이 말라버린 것이다. 일부러 그런 건 절대 아니다. 내 딴에는 식물을 위한다고 했던 일들이 오히려 더 악영향을 끼친 듯 했다.실은, 한 번도 식물과 같이 살아 본 적이 없다. 몇 번 선물로 화분을 받은 적은 있으나 그중 살아남은 화분은 단 하나도 없었다. 이틀에 한 번 물을 주면 된다는데, 대체 어떻게 얼마나 물을 줘야하는지, 환기를 시키라면 어느 정도 창문을 열어놔야 하는 건지 좀처
단일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는 최초로 유튜브 100만 구독자를 달성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진행자 김현정 PD가 ‘비주류’로 시작했던 과거를 털어놓으며 시사프로그램 성패의 기본은 ‘섭외’와 ‘질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그날 가장 궁금해하는 이슈를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로 프로그램 15주년을 맞은 김현정 PD는 ‘뉴스쇼’가 뼈를 갈아 넣은 ‘자식’이라며 진행하는 동안 포기한 것이 많아 돌아간다면 다시 진행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관련 기사 : 지상파 시사라디오, ‘100만 유튜버’ 되다]지난
경찰이 지난 1일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한 정유정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한 직후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경찰의 신상공개와 정씨 진술 공개 등 새로운 사실관계는 몇개 없지만 언론에선 ‘또 다른 가능성이 제기됐다’거나 구체적인 범행 과정이나 전문가 멘트 중 일부를 기사화하며 기사 수를 늘렸다. 확인할 수 없는 의혹제기나 무관한 다른 사건과 연결하기도 하고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등 언론의 범죄보도 가이드라인은 완전히 무너져있었다.피의사실 보도 원칙 무시하고 자극적 보도로 피의자 악마화신문윤리실천요강 3조(보도준칙)에선 피의사실 보도에
미디어오늘은 기존 취재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등 전국에 있는 여러 매체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코너를 시리즈로 실습니다. 일명 '전국언론자랑'은 전국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취재하는 매체에 문을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 편집자 주“호천마을을 잊지마세요. 우리도 잊지 않을게요” 산복빨래방을 찾은 어르신들이 기자들의 손을 잡으며 눈물을 보였다. 미디어오늘이 부산일보 산복빨래방을 찾은 지난달 26일 오전 9시반. 문을 열고 준비를 채 시작하기도 전에 어르신 5명이 빨래방을 찾았다. “느그 또 뭣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가 신임 집행부 첫 노보를 통해 경영진 책임을 다방면으로 제기했다. 거액 투자 강행과 사업 손실, 코인데스크코리아의 매각 무산 및 전원퇴사 사태 등을 경영 실책으로 꼽았다.언론노조 한겨레지부는 지난달 29일 발행한 노보 ‘한소리’를 통해 “임기 5개월도 남지 않은 김현대 대표이사가 기십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와 블록체인 투자를 비롯해 16억원의 발라당 콘서트, 10여억원의 신규 프로그램 도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경영 책임성에 대한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한겨레지부는 △소풍벤처스 15억
“서글프지만 서글프지 않게. ‘소멸위험지수’같은 서글픈 수치 말고, 소멸되는 지역에서에도 삶에 만족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생한 모습을 전하고 싶었어요.”경남신문이 지역주민들의 이야기를 ’삯‘으로 받는 심부름센터를 열었다. 센터가 갈 곳은 경남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의령, 그 안에서도 인구소멸지수가 두 번째로 높은 의령군 궁류면 운계2리 ‘입사마을’이다. 버스가 하루에 두 번 다니고, 면 전체를 통틀어 편의점이 한 곳도 없다. 50가구가 넘게 살았던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절반도 남지 않은 20가구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
지난주,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무협 영화 ‘검치호’ 상영관에서 큰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관객과의 대화(GV)로 무대 앞에 나선 60세 주연배우 원진이 양손을 바닥에 짚고 엎드려 한쪽 발을 전갈 꼬리처럼 쫑긋 세워 올리는 ‘전갈 권법’을 모처럼 선보였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다소 낯선 배우일 수 있는 원진은 1992년 국내 개봉한 홍콩 액션영화 ‘가자왕’에서 최초로 전갈 권법을 선보이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고, 당대 한국의 액션 배우로서는 흔치 않았던 시그니처 액션을 보유하며 명성을 얻었다.그날 자리에는 원진보다
지난 5월 29일 소위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베니스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라 통칭되는 프랑스 칸 영화제가 폐막했다. 이번 영화제는 여러모로 영화인들에게는 뜻깊은 영화제였을 것이다. 2020년부터 퍼지기 시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칸 영화제를 비롯한 무수한 영화제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극장에 사람을 받지 않고 비대면-온라인을 중심으로 열거나, 관객을 받더라도 엄격한 제한 조건 속에 소수의 관객만을 받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아직 완전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이전에 비하면 치명률이 급격히 낮아진 상황에서
“수시로 겪는 경영의 불안정에 대응하고 전환기의 투자에 대비할 수 있는 자력갱생의 길을 닦아야 한다. 무엇보다, 수익성 높은 사업체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지난 1월 김현대 한겨레 사장 신년사의 한 대목이다. 한겨레가 혁신과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자에 나선다. 한겨레는 ‘사업체 발굴 육성’ 차원에서 스타트업 투자사인 소풍벤처스의 ‘클라이밋 피크닉(Climate Picnic) 투자조합’에 2년간 최대 15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투자조합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미디어·콘텐츠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초대 공수처장과 신임 법무장관 후보자로 각각 김진욱, 박범계 내정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후보자와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각각 김진욱 헌법재판소 선임연구관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두 사람 모두 판사 출신으로 검찰개혁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한국일보는 2면 “공수처·법무부 ‘판사 출신 투톱’… 검찰개혁 시즌2로 달리는 문(文)정권”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초대 공수처장엔 김진욱 연구관이 지명됐다. 판사 경력 3년 만에 법복을 벗고 김앤장으로 옮겨 변호사로 활동했고, 2010
“가장 중요한 것은 성폭력에 대해 말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그 연장선에서 죽음으로 사건이 무마되거나 피해사실에 대한 말하기가 금지될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존재하는 사건입니다. 어렵게 용기 낸 피해자 목소리가 헛되지 않도록 마련한 자리입니다. 끝까지 잘 들어주시고, 왜곡과 곡해 없이 보도해주시기 바랍니다.”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지난 7월13일 기자회견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이같이 당부했다. 현장과 온라인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을 향한 말이었지만, 기자회견은
“2009년 제작된 방송이고, 예전부터 편성돼 반복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애들끼리 놀리는 에피소드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시대가 흘러 인식이 변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동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아동은 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성인과는 엄연히 다르다. 첫 사례지만 법정제재 ‘주의’ 의견을 내겠다.”(이소영 위원)야외 소풍을 간 여자아이 ‘자두’가 숲속에서 용변 보는 모습을 우연히 발견한 남자아이 ‘윤석’이가 사진기로 그 모습을 찍는 장면을 방송한 방송사들에 행정지도가 결정됐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가 27
미취학 아동인 아이가 부쩍 온갖 종류의 낱말 뜻을 자주 물어본다. 아직 사회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긴 어렵지만 아이 눈높이에서 이 세상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자주 고민한다. 요즘 설명하기 난감한 단어가 하나 생겼다. 바로 ‘위성정당’이다. 이 단어를 설명하는 가상 대화를 구성해봤다. “아빠, 위성정당이 뭐야?”“위성정당? 오랜만에 듣네.”“무슨 뜻인데? 지구를 도는 달, 그 위성 맞아?”“응. 그 위성 맞아. 지구가 잡아당기는 힘이 있어 달이 우주로 날아가지 않는 것처럼 위성정당도 스스로 존재할 수 없는 그런 정당
‘지공거사의 자뻑전’이란 도발적인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퇴직한 60대 언론인이 일상의 단상을 기록한 ‘노인 동화’다. 강기석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이 42년 언론생활을 돌아보며 ‘악마들과 행복 만들기’라는 책을 냈다.그는 1977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1995년 뉴욕특파원과 2002년 편집국장을 지냈다. 2005~2008년 신문유통원장을 끝으로 이명박근혜 정부 내내 손자를 돌보며 야인으로 살았다. 해고와 복직을 반복했던 파란만장한 참언론 외길 인생은 먼 과거처럼 느껴진다.책 곳곳에 둘째 딸의 아이를 돌보는 외할아버지의 가사노동이 켜켜이
“오늘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냉수마찰 한 번 하고 나왔다. 아침도 굶었다. 동지들이랑 점심 때 평양냉면 먹으려고.” 형기 6개월을 남기고 가석방된 한상균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21일 오전 10시 화성교도소 문밖을 나왔다. 민주노총 조합원을 비롯해 세월호 유가족, 쌍용자동차 노동자, 진보정당, 종교계 인사 등 시민사회 각계가 화성교도소를 찾아 한 전 위원장의 석방을 축하했다. 한 전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한 전 위원장의 어머니 임선복씨와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가 가장 처음 그에게 꽃다발을 안겨줬다...
서울시는 혁신의 적인가? 지난 2012년 9월, 세계 최초로 공유도시를 선포하고 공유경제 확산에 앞장서 왔던 서울시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를 퇴출시킨 데 이어 승차 공유 서비스 풀러스가 불법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시는 “우버와 풀러스는 공유경제가 아니라 오히려 공유경제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의 이중적인 태도와 그 이면의 고민, 그리고 제도와 현실의 간극을 짚어본다. 먼저 우버부터 살펴보자. 세계적으로 우버가 온갖 수난을 겪었지만 한국은 특히 벽이 높았다. 서울시는 2013년 8월, 우버가 한
미디어오늘을 읽어야 이슈의 흐름과 맥락을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는 14년 동안 계속된 미디어오늘의 간판 상품입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를 카드뉴스로도 동시에 발행합니다. 미디어오늘이 뉴스의 이면, 팩트 너머의 진실을 추적합니다. 미디어오늘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세요. - 편집자 주
‘우병우 청문회’가 별 성과 없이 끝난데 대해 비판이 쏟아졌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지난달 6일 검찰에 소환된 이후 46일 만에 공식석상인 제5차 청문회에 나타났다. 다음은 23일자 아침종합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대부분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우 전 수석의 의혹을 밝히지 못한 것, 우 전 수석이 ‘모르쇠’로 일관하는 태도 등에 대한 비판이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장모가 자신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최순실씨가 등장하면 버선발로 뛰어나갈 정도로 친하다는 증언이 공개됐다. 우병우 전 수석은 이에 대해서도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간호장교로 근무했던 조여옥 대위역시 말바꾸기 논란이 제기됐다.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은 청문회장에서 녹취 음성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장자씨와 최순실씨 간의 밀접한 관계가 ...
2300여명의 음악인들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엄정한 수사와 함께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8일 시국선언문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우리가 민주공화국에 살고 있다는 믿음은 완전히 짓밟혔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그만두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정부’에서 벌어진 모든 불의와 민주주의 유린의 진실을 밝히고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바로 세워라”라며 “문화행정 비리와 예술 표현 자유 억압 사건의 책임자를 엄단하라”고 촉구했다. 이 시국선언문에는 역대 최대 음악인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