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증요법이란 말이 있다.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의 증상만을 완화시키는 치료방법을 의미한다. 얼핏 생각하면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원인치료는 좋은 것이고, 일시적으로 증상만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은 열등한 치료 방법인 것 같다. 그러나 경험 많은 의사들은 대증요법을 무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돌팔이’거나 사기꾼일 확률이 높다. 실제로 우리를 자주 괴롭히는 감기부터 고혈압, 당뇨병 모두 병의 증상만을 일시적으로 완화시키는 처방이 주로 이루어 진다.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드립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껏 단 한 번도 영수회담에 나서지 않았다. 이 대표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보기가 겁나고 대출이자에 좌절하고 살인적 물가 속에 ‘먹고 살기 힘들다’는 호소가 추석 밥상을 덮고 있다”며 “정치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고 이 지상과
전 세계 원유 생산량 1위 국가는 어디일까? 1위 미국, 2위 러시아 3위 사우디아라비아, 4위 캐나다, 5위 중국이다. 5위권 내에 중동 국가는 3위 사우디아라비아밖에 없다. 그런데 왜 석유로 부강해진 나라로는 중동 국가가 떠오를까? 세계 1위 미국이 석유로 부자가 된 나라일까? 정답부터 말하면 미국은 석유 때문에 부자가 된 나라는 아니다. 월드뱅크 자료를 인용한 통계청 ‘천연자원 GDP 기여도’’ 통계에 따르면 석유가 미국 GDP에 미치는 영향은 0.2%에 불과하다고 한다. 반면 이라크는 GDP 대비 32%, 쿠웨이트 32%,
국가 부채에 관한 젊은 학자의 논문이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한동훈 장관 후보자의 딸이 썼다는 ‘국가 부채가 문제가 될까?’(Does National debt matter?)라는 논문 또는 아티클에 관한 얘기다. 일부는 이 글을 논문이 아닌 아티클이라고 주장하기에 아티클이라는 명칭도 병기하고자 한다.그런데 이 논문(또는 아티클)이 언론에서 수없이 다루어지고는 있지만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서는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이는 느낌으로 이 논문(또는 아티클) 내용을 진지하게 분석해보자.이 글은 세 페이지 짜리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다음 정부 대통령에 어느 후보가 되던 여야 유력한 대선 후보들이 모여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사업 예산 조정을 논의하자고 긴급 제안했다. 이 후보는 긴급 기자회견까지 연 이유를 두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에 ‘지출 예산 구조 조정을 통해’라는 단서를 붙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에선 35조원 지원 얘기를 하면서도 지출 예산 조정을 하라는 것은 국채발행을 하지 말라는 조건으로 사실상 35조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윤석열 국민
경제학자가 10명 있으면 10개의 경제 해법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경제정책 해법의 차이는 스티글리츠의 말마따나 불황 시에 세금을 5% 낮출지 7% 낮출지와 같은 세부적 조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경제학자들이 해결책이라며 정책을 내놓으면 다른 경제학자들은 그 정책이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때, IMF는 금리를 올리고 적자를 줄일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경제 위기 시에는 오히려 금리를 낮추고 적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도 많다. 마찬가지로 최저임금을 올려야 소득이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은 어떤 날일까? 본인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수도 있다. 실존적 경험에 따라 4월16일이거나 5월18일 수도 있다. 그런데 예산 측면에서는 12월2일이 가장 중요한 날이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서 확정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예산은 3년 주기로 진행된다. 2020년 올해는 20년 예산이 집행된다. 동시에 19년 결산이 이루어지며 21년 예산이 편성된다. 즉 예산이 집행되는 n년 도에는 n-1년 결산과 n+1년 예산이 편성되는데 12월2일은 내년도 예산안이 ‘안’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본예산이 된다. 그런데 왜 하
뻔한 것은 재미가 없다. 나는 한화 팬이긴 하다. 그러나 올해 9회까지 본 한화 경기는 거의 없다.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가을야구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탈꼴찌의 가능성도 없다. 마찬가지다. 나는 재정을 분석하는 사람이기는 하다. 그러나 국가채무 관련 언론 기사 중 끝까지 읽은 기사는 거의 없다. 결과가 뻔하기 때문이다. “국가채무 비율 40%를 넘었는데, 이는 재정건전성에 위배된다.” 정도의 논리다. 언론사 성향에 따라 “코로나19의 위기에서 국가채무 비율 40% 초과는 불가피하다. 미국이나 일본 등 채무비율은 더 높다” 정도의
# 01 빚 660조 넘겨받은 文정부, 빚 1,000조 물려준다 (조선일보 9월2일) # 02 빚 660조 물려받아 1000조 물려주는 文정부…이런 빚폭주 없었다 (중앙일보 9월2일) # 03 재정적자 눈덩이, 사상 첫 6% 넘어… 내년 나랏빚 952조 [4차 추경] (서울경제 9월10일) 지난 9월2일 기획재정부가 2022년 국가채무는 1070.3조원(GDP대비 50.9%), 2024년 1327조원(58.3%)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자 언론에서는 일제히 국가채무와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를 쏟아 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펜데믹발 위기 상황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은 그야말로 토해내듯 돈을 풀었다. 당연히 재정적자가 확대하고 양적완화로 중앙은행의 화폐발행 규모도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확대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재정통화 확대정책을 시행하면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비율이 크게 확대됐다. 우리도 재정적자와 국가채무비율이 확대됐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정부는 최근 저조한 GDP성장률을 타개하기 위해 확장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9월3일 발표한 중기재정계획을 통해 향후 5년간 통합재정수지 기준 연간 30~50조원 규모의 적자예산 편성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통합재정수지란 세입·세출은 물론 정부가 운용하는 기금까지 포함해 계산한 정부의 총 흑자·적자 규모를 말합니다. 그 동안 진보적 경제학자들과 시민단체,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가 세수는 확대하면서 정부부채 규모를 늘리지 않는, 사실상의 ‘균형재정’ 정책으로 성장률을 깎아먹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정부가
연금학자들은 국민연금 제4차 재정추계 발표 전후로 가열된 ‘국민연금 고갈 위기론’ 보도에 “국민연금의 목적과 개념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지난 17일 장기재정 전망 결과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졌다’며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안을 내놓았다. 발표는 이후 일제히 ‘2057년 기금 고갈’이란 제목으로 보도되면서 국민연금 고갈 위기는 기정사실처럼 알려졌다. 일부 언론은 발표 전부터 기금 고갈 위기를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14일 ‘국민연금 국내 주식투자...
적폐청산이 시대정신이다. 적폐를 다른 말로 바꾸면 특권이고, 특권을 다시 고치면 지대이며, 지대를 풀어쓰면 불로소득이다. 하여 지금의 시대정신은 땀 흘리지 않고 남이 만들어 놓은 가치를 빼앗아가는 불로소득의 공적 환수다. 지대 혹은 불로소득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역시 불로소득의 왕은 토지불로소득이다. 대한민국은 박정희가 만들어놓은 부동산공화국의 레일 위를 열심히 달려왔고, 그 결과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토지불로소득 천국이 됐다. 토지+자유 연구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5년 사이에 연평균 317조원에 이르는 부동...
지난 8월11일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이하: 정비방안)을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의결했다. 지자체가 시행중인 자체 사회보장사업 5891개 사업 가운데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중복성이 있는 사업을 정비하겠다는 내용이다.언뜻 보면 나쁘지 않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의를 통해 대상자와 보장수준에 대한 협의및 조정을 한다면
여야가 공무원연금개혁안에 합의한 가운데 정부는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면 보험료가 최대 18.8%까지 오른다며 부정적입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2060년인 국민연금 기금고갈시점을 2100년으로 늦추기 위해 필요한 보험료까지 포함돼 과장됐다는 지적이다. 공무원연금개혁안 중 국민연금과 관련돼 합의한 사항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로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지난 달 28일 새누리당이 의원 전원 명의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연내처리를 요구함으로써 이른바 공무원연금 개혁이 연말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한국연금학회안으로부터 정부안을 거쳐 새누리당안으로 확정되면서 공무원연금은 더 이상 연금이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만큼 개악되었다. 기존 재직자들은 최대 41% 더 내고 최대 34% 덜 받게 되었고, 2016년
한국판 ‘버핏세’ 도입을 위한 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 입법청원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복지 재원 마련을 위해 고소득 개인과 일부 대기업에게 세금을 더 걷자는 취지다.참여연대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복지 수요에 대해 현 세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후세대의 복지비용 부담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위
최근 복지국가 패러다임이 대세를 형성하자, 보수진영의 일부 언론매체들과 정치인들은 ‘복지망국론’을 내세우며, 어떻게든 그 흐름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게 된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이 그들이 주로 언급하는 반면교사 대상이다.예를 들어, 바른사
같은 날, 이름도 비슷한 세계경제계의 두 거물의 미국, 나아가 세계 경제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언론에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한 사람은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서 닥터 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누리엘 루비니 교수이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클린턴 정부 시절 재무부 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루빈이다. 루비니 교수는 싱가포르에서 가진
복지국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복지담론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대세란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복지는 그저 국가의 시혜정도로만 여겨져 왔지 않은가?그동안 야당이나 진보진영의 복지확대 요구를 포퓰리즘으로 매도해 오던 정부와 여당도 지난 4·27보궐선거를 계기로 발 빠르게 &lsquo
아무래도 ‘개발의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얼마 전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재진입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보수적인 경제신문들조차도 대부분 매우 냉소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파이낸셜뉴스의 경우에는 “국민소득 2만불, 어쩌라구?”라는 타이틀을 뽑았다(20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