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바뀔 것 같다.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교과 개설이나 시설 지원이 범정부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7일 ‘기후위기 극복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학교 기후·환경교육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모든 교과목에 생태전환교육을 도입하고 ‘에코스쿨’이나 ‘신재생에너지 미래학교’ 건립 등 학교 시설이 지역의 탄소중립 활동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좋은 말만 무성한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정말로 학교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폐암 유발 ‘요리 매연’에 노출된 학교 급식실부터 손 봐야 한다. 혹시 담배를 피우
비어있는 수도권 주파수 99.9 Mhz의 새 주인은 누가 될까? 방통위 공모에 도전한 사업자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 22일 방송통신위원회는 '경기지역 지상파라디오방송사업 허가 관련 청취자 의견청취 실시 공고'를 내고 공모에 도전한 7개 사업자들의 사업 제안 요약문을 공개했다.먼저 공모에 도전한 7개 사업자 모두에게 경기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 불확실한 지상파 방송 사업 환경에서 최소 1백 억 원 대에 달하는 고정 자산과 인력 투자를 결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내년 1월 이후 발표될 최종 사업자 선정을 향한 7
경기지역 공영방송 모델을 기대하고 있는 경기도민으로서 자연스럽게 옆 동네인 서울의 TBS 교통방송 모델을 눈여겨보게된다. 미디어재단으로 거듭난 이들이 뭘 잘하고 아쉬운 점은 어떤 건지, 그렇게 살피다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있다.“방통위 허가사항 - 상업광고방송 제외”TBS FM은 광고를 못 받는다. 지난 1990년 개국할 때부터 광고를 받을 수 없었고 개국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도 광고를 받을 수 없다. 왜 일까? 이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출연금을 대폭 삭감하며 TBS도 이제 광고를 받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사람들은 ‘저널리즘’을 남의 일로 여긴다. 뉴스하면 엄근진(엄숙·근엄·진지) 앵커나 기자의 모습을 떠올리듯 저널리즘도 여의도의 거대 방송스튜디오 안에만 있는 거창한 것으로만 여기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겪어보니 저널리즘은 내 일터나 내가 사는 동네의 소소한 일상으로부터 출발하는 우리의 일이었다.며칠 전 장을 본 로컬푸드 매장에도 저널리즘이 살고 있었다. 재난지원금으로 받은 25만원 전액을 농산물 구입에 썼는데, 햅쌀부터 현미, 귀리쌀, 잡곡, 된장, 간장에 청국장까지 카트 가득 푸짐했다. 저렴한데다 품질이 너무 좋아서 나
내가 ‘솔루션 저널리즘’이라는 낯선 분야에 눈을 뜬 건 박사논문을 쓸 때였다. 주제가 하도 안 잡혀 머리에 뭘 이고 다니는 것처럼 골치가 아플 무렵 강준만 교수의 책에서 ‘공공저널리즘’을 접했다. 사악한 황색저널리즘이나 무능한 객관주의의 폐단을 극복하려고 미국의 지역언론들이 지역의 숙원사업이 해결될 때까지 공공기관, 지역민과 함께 끊임없이 공론장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솔깃했다. 논문이 통과된 뒤 나는 공공저널리즘을 우리 방송에도 실험해보고 싶었다. 때마침 후배 기자 한 명이 뇌관을 당겼다. 경기도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현장에서 동행
1년 넘게 방치돼 먼지만 풀풀 날리던 마을 공터에 새 주인이 들어온다는 말만 들어도 궁금한게 동네 주민들의 마음이다. 걱정과 기대가 엇갈리기도 한다. 옛날처럼 막돼먹은 넘이 들어오면 오히려 동네 이미지만 깍아먹지 않을까 하는 걱정, 좋은 주인이 들어와 공터에 풀도 심고 나무도 심고 주차장도 정비해 외지에서도 찾아오는 우리 동네 ‘핫플레이스’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기대가 엇갈리는 기다림의 시간이다.1년6개월째 무음상태로 방치된 99.9 주파수의 새 사업자를 결정하는 공모가 임박했다. 지난 15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경기지역 라디
며칠전 일이다. 아침에 사무실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일하는 층에서 확진자가 나왔으니 오늘은 나오지말고 코로나19 검사부터 받으라고. 큰 일 났구나 싶어 바로 가까운 보건소로 향했다. 검사받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기에 나는 수원시내 여러 보건소 중 가장 인적이 뜸한 보건소로 차를 몰고 갔는데, 세상에, 오전 9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이미 인산인해였다. 검사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져서 건물을 빙빙 돌고 있었고, 주차를 하려고 늘어선 차량조차 줄을 섰다. 서울 양재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무심코 줄을 섰는데 자그마치 1시간 반을
이른바 황제의전 논란의 전말은 이러했다.8월27일 오전 6시, 충북 지역 인터넷 언론인 충북인뉴스의 최현주 기자는 진천군 공무원으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김포 오전 8시 출발, 진천 오전 10시 도착 예정’ 미라클 작전으로 아프카니스탄을 탈출한 377명의 입국자들이 숙소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오전 10시쯤 도착예정이라는 정보였다. 최 기자는 취재장비를 챙긴 뒤 서둘러 진천군 덕산읍 인재개발원으로 향했다. 오전 9시경, 이미 많은 기자들이 나와있었다. ‘여러분의 아픔을 함께 합니다’라고 적힌 진천주민들의 환영
올림픽 중계는 방송3사의 시간이지만 지역방송이 쓸 게 없는 것은 아니다. 모든 선수에게는 고향이 있고 몸담아온 지역 소속팀과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안산’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때 안산시장은 자신의 SNS에 ‘안산이 해냈습니다’라고 썼다. 난리가 났다. 안산선수가 정말 안산출신이냐고. 사실은 헤프닝이었다. 광주광역시에선 즉시 ‘안산 선수는 안산에 살고 있나요? 아니죠? 안산 선수는 광주에 사는 광주의 자랑’ 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안산시는 계속해서 배구 여제 ‘김연경’ 선수의 고향은 안산시 초지동이며 그녀가 몸에 새긴 고향의 좌표
이제 기후가 ‘위기’를 넘어 ‘재앙’수준에 접근한 것 같다. 동토의 땅 시베리아의 5월 기온이 39도를 넘기더니 7월에는 라인강의 기적 독일이 라인강의 범람으로 초토화됐고, 여름휴양지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폭염으로 역대급 산불 피해를 입고 있다. 캘리포니아 드리밍 미국 서부는 50도에 가까운 살인적인 폭염으로 농사지을 물이 부족해 차떼기로 물을 훔쳐가는 물도둑까지 등장했다. 체리가 그을리고 물고기들이 뜨거운 강물 속에서 산 채로 익어간다. 유엔은 코로나19 다음의 대재앙은 기후변화 폭염이라는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고, 전세계 150여개
고려말 충신 최영 장군은 이런 말을 남겼다. ‘황금’ 보기를 ‘돌’ 같이 하라고. 장군의 이 유명한 레톨릭을 빌려 21세기 전환의 시대를 살고 있는 동료 방송인들에게 외쳐본다. 이제 ‘프리랜서’ 보기를 ‘금’같이 하자고. 어쩌면 이번 글은 나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이기도 하다. 나는 프리랜서(연출보조, 구성작가)로 방송 일을 시작했다. 그 후 PD 공채에 합격해 20년 간 정규직 PD 및 관리자로 일했고, 지난해 방송국이 자진 폐업하면서 다시 프리랜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처럼 프리랜서와 정규직을 오가는 ‘하이브리드’(?) 인생이 흔한 사례는 아닐 테지만 그렇다고 전혀 터무니없는 남의 일도 아닐 것이다. 세상은 우리 예측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으니까. 한 때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인 줄 알았던 방송국의 제작시스템, 즉 정규직 PD가 프리랜서 작가와 진행자와 리포터들을 일사분란하게 통제하던, 그런 시스템이 유튜브나 오디오 콘텐츠들에 맞서 압도적 우위를 점한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노 광준, [05.07.21 12:31]#우리동네저널리즘 #로이터 #최종원고 '로이터 조사'하면 사람들은 올해도 한국의 뉴스 신뢰도가 전 세계 꼴찌인지 여부를 알려주는 '성적표' 정도로만 떠올린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그 조사 안에 지역언론에 관한 내용도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최근 열린 방통위 공청회에서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디지털 뉴스 리포트라고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에서 매년 세계 40여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게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뉴스 신뢰도'와 '지역뉴스
요즘 잠이 부족하다. 유럽 축구 국가대항전인 ‘유로2020’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너무 재미있고 궁금해서 밤잠을 설쳐가며 남의 나라 경기를 보고 있다. 그런 스포츠팬의 입장에서 한 가지 미스터리가 있다. 영국의 ‘맨체스터’라는 도시 말이다. 인구 55만명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안양시와 비슷한 공업도시이다. 수원이나 용인, 성남보다 적다. 그런데 이 도시에 세계적인 축구 클럽이 두 개나 있다. 하나는 우리 박지성 선수가 몸담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고 또 하나는 중동의 갑부 만수르가 대주주인 ‘맨체스터 시티’이다. 두 팀 모두 5만석 이상의 경기장을 갖고 있는데 경기를 할 때마다 꽉꽉 찬다.(코로나 상황 예외) 맨유의 경기장이 7만6천석이고 맨시티 경기장이 5만5천석이니 합하면 13만명이 넘는다. 물론 모든 관객이 맨체스터 주민은 아니겠지만 도시 인구의 1/5이 매주 축구 경기장을 찾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이처럼 축구에 미친 도시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어떤 분은 축구의 역사를 말한다. 지금으로부터 133년 전인 1888년에 세계 최초의 축구 리그를 출범시킬 만큼 오래됐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지금부터 100년이 지나면 우리나라 안양이나 수원도 맨체스터처럼 될까?
요즘 같을 때 언론이 뭘 할 수 있겠느냐며 무력감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도 유튜브가 갖지 못한 언론만의 '장기'가 분명히 있다. 그 중 하나는 '이름붙이기능력'이다. 이 사건을 도대체 뭐라고 부를지 명칭을 결정하는 능력은 언론이 갑이라는 말이다. 그게 어떻다고? 예를 들어보자.14년전인 2007년 12월7일 아침 7시경, 태안 앞바다에 검은 기름이 쏟아졌다. 다리 건설에 쓰이던 크레인 부선이 유조선과 충돌해 이틀에 걸쳐 약 7만9천배럴의 원유가 유출됐다.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해 빨라야 10년이 걸린다는 대형 사고가 터
어느새 인공지능이 내 취향의 영화까지 골라준다. 맞춤형 정보시대, 그런데 이상한게 하나 있다. 뉴스말이다. 왜 포털 알고리즘은 정작 내가 살고있는 지역의 뉴스는 첫 화면에 띄우지 않는걸까? 오늘 아침만 해도 그렇다. 저멀리 동유럽 벨로루시의 독재자가 다른 나라 민항기를 강제착륙시켜 물의를 빚고있다는 뉴스를 첫화면에서 보고있는 나는 정작 우리 동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다. 아무 일도 없던가? 찾아봤더니 하반기 집값이 더 오를 것 같다는 뉴스부터 동네 도서관의 무료강좌 소식이 들어온다. 자주가는 카페거리 소식도 있다. 궁
“가짜뉴스도 있고 앞으로 미디어 교육이 중요한 것 같아요”이렇게 말하면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뭘 어떻게 할지 막연하다. 그런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고 ‘미디어 교육’이 뭔지에 대한 개념적 정의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이라면 어떨까? 아이들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나를 발견하고 친구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어주는…영화 로 만들어지기도 한 미국 에린 그루웰 선생님의 사례가 있다. 1994년 캘리포니아, 속칭 문제아들의 집합소인 고등학교에 에린 그루웰이라는 독특한 국어샘이 나타난다. 국어를 재미있게
수원에 사는 중3 학부모 A씨는 엄마모임에서 오싹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입시제도가 바뀌면서 수학이 ‘만능열쇠’가 됐고, 고등학교 수학을 고등학교가서 하면 늦기에 중학교 때부터 대치동 수학학원으로 애들 돌려야 한다는… 누구누구는 중2때부터 이미 고등학교 수학 상·하 심화과정을 두번째 듣고있다는… 고민 끝에 A씨는 자녀를 대치동 수학학원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고교수학 상·하 심화과정 주말특강… 다니던 동네학원을 끊을 수는 없기에 주말 대치동 학원비에 자동차 기름값도 부담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믿었다. 다 자녀를 위한 일인데… 주말이면 외제차로 가득차 밀리는 대치동 한복판에 자녀를 내려놓고 학원 끝날 때까지 빵집에서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대기하다 픽업하는 ‘라이딩’ 인생이 고달프지만 어쩔 수 없다고 믿었다. 대치동 애들과 같이 공부하는게 너무 힘들다며 아이는 툴툴 대지만 어쩔 수 없다고 믿었다. 다 너를 위한 일인데…
자본주의 천국인 미국은 공영방송보다 민영방송이 훨씬 센 나라다. 그래서 NBC나 CBS, ABC, 폭스는 알아도 공영방송인 PBS는 잘 모른다. NPR은 더 모른다. 미국의 공영방송 중 TV는 PBS이고 라디오는 NPR이다. 둘 다 힘들다. 막대한 수신료 수입을 통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 영국의 공영방송 BBC와는 달리 미국의 공영들은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 생존의 위기를 헤쳐왔다. 작은 정부를 표방한 80년대 레이건 행정부 시절부터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 지원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 상업방송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다국적 미디
#우리동네저널리즘 #미디어오늘 #최종원고 독일의 지역라디오 피디들과 세미나를 할 때다. 베를린 인구가 400만 명 가량 되는데 지역라디오는 10개가 넘는단다. 그러면 어떻게 먹고사느냐고 묻는 와중에 그들이 우리(경기방송)의 가청인구를 묻는다. 1100만 명이라고 답하자 화들짝 놀란다. 도대체 직원이 몇 명인데 그 거대 권역을 커버하느냐고. 그 때가 10여년 전이다. 그 새 경기도 인구는 더 늘어 2020년 12월 기준 1380만 명이다. 올해 중으로 비어있는 FM 99.9의 새 사업자가 결정된다면 그 채널은 가청인구 1380만 명을
3월30일 밤12시였다. 자정을 알려드린다는 멘트가 흐른 뒤 시보가 울리기 시작했다. 마지막 시보였다. 뚜뚜뚜 띠! 자정을 알리는 ‘띠’를 끝으로 방송이 멈췄다. 무음. 23년간 1초도 멈추지 않고 24시간 자체방송을 해온 경기지역 지상파 라디오의 마지막 순간이었다.불과 1년 전 일이다. 당시로선 큰 사건이었다. 지상파 방송의 자진폐업, 군사정권이 방송사 문을 닫게 한 적은 있어도 방송국 스스로 전파를 반납한 것은 한국 방송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왜지? 사람들은 이유가 궁금했다. 경기방송은 23년간 단 한번도 적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