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찍’ 비하 발언에 이어 “살만하면 2번을 찍든지 집에가서 쉬라”고 발언 논란이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세종전통시장 주차장에서 연 세종현장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어려운데도 정부의 능력과 관심이 부족하다’, ‘기득권이 돈을 풀지 않는다’, ‘서민들 세금을 더 걷는다’, ‘폭망경제 책임을 물어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까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가 ‘정치 잘했다. 나라 살림 잘했다. 살만하다. 견딜 만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권한 줘서 나라 살림하게 해야 되겠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며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습니다. 현상을 변경하려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이 상태를 ‘견딜 수 없다. 못 살겠다. 앞으로 좀 더 다른 길을 가야겠다’라고 생각하면 나가서 행동해야 한다. 1번을 찍어야 한다”며 “아무리 절망스럽더라도, 아무리 힘들더라도 심판해야 한다. 투표를 하지 않고 포기하면 그들의 편을 드는 것이다. 포기하고 좌절해서 널브러져 있는 것이 중립이 아니다”라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1번을 찍지 않는 것은 곧 2번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민주당을 찍지 않는 유권자를 정권 편드는 사람으로 규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상임선거대책위원장)가 지난 14일 세종 전통시장에 방문해 현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상임선거대책위원장)가 지난 14일 세종 전통시장에 방문해 현장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앞서 이 대표는 지난 8일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발언해 비판을 받았다.

이에 이동영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15일 “지난번에는 인천 계양의 청년에게 ‘설마 2찍이냐’라더니, 이제는 살만하냐며 유권자에게 막말을 퍼붓고 있다”며 “사과하자마자 또 ‘2찍 막말’ 이재명 대표의 대국민 사과 유효기간은 고작 1주일도 안 되느냐”고 비판했다. 이 선임대변인은 “‘말에 신중을 기하라’라며 내려진 민주당의 언행주의보는 잉크 마르기도 전에 막말을 늘어놓는 당 대표 덕택에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막말 속에는 국민을 갈라치는 저열함을 넘어 민주주의 파괴 위협”이라며 “대선 후보였던 인물이 국민에게 ‘투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선거의 의미 훼손이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데 앞장선 것과 무엇이 다르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신들을 지지하면 유권자로서 반드시 한 표를 행사해야 하고, 국민의힘을 지지하면 국민도 아니라는 말이냐”며 “지지층 결집을 노리기 위한 말 치고는 참 치졸하고 저열하다. ‘우리 아니면 적’이라는 이 대표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15일 광주 간담회 후 문답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대한민국을 후진시키는 대단히 후진 생각”이라며 “1번 찍든 2번 찍든 모두 투표해달라. 그게 우리 공동체를 전진하게 하는 길이고, 이재명 대표의 후진하는 정치에 맞서서 저희는 전진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정봉주 전 의원 공천 취소후 경선 차점자인 박용진 의원에게 승계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두고 “1등 후보 문제가 됐다고 차점자가 우승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도 논란이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하남 신장시장 앞에서 기자들과 문답에서 박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한 질문에 “어떤 경기에서도 승부 났는데, 1등한 후보가 문제가 됐다고 해서 차점자가 우승하지 않는다. 비록 선거법 위반으로 승자가 당선 무효가 돼도 차점자가 당선자 되지 않는다. 그런 것은 억지”라며 “결선과정에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고, 차점자 올리게 되면 앞으로 경선할 때 마다 승자를 끌어내리기 위한 온갖 노력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해찬 대표가 조언해준 것이라면서 “선거에는 승자와 패자만 있는 것이지 2등은 없다”고도 했다.

박용진 의원은 반박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19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봉주 후보가 제출하지 않은 가정 폭력 관련 판결문과 같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점을 들어 “경선 절차 전반에서 벌어진 일인데 강북을은 아무 문제없다고 외면해 버리고 전략 경선 지역으로 분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순천은 또 이렇게 2위인 자가 받아 갔다. 2위(차점자)로 (공천을) 받아 간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대표와 경기도에서 인연으로 측근 중의 한 분”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사람 따라 다르고 또 해석에 따라 다른, 대표와의 관계에 따라 다른 이런 일들이 자꾸 벌어지는 게 민주당의 원칙, 공정이 무너져 가고 있다고 제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지역은 현재 전략선거구로 지정해 전국의 당원 투표로 전략경선을 벌여 박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의 경선결과가 19일 오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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