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마포구 MBC 사옥
▲ 서울 마포구 MBC 사옥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심의위)가 MBC에 추가로 법정제재 2건을 의결했다. MBC가 이번 선방심의위에서 받은 법정제재는 총 9건이다. 심의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역시 패널 불균형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22대 총선 선방심의위는 14일 10차 회의를 열고 MBC ‘뉴스데스크 울산’(2024년 1월18일)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4년 1월15일, 1월17일, 1월18일)에 각각 법정제재 2건을 의결했다.

▲ MBC 뉴스데스크 울산 '북구 ‘선출직 경력자’ 총출동… 역대 가장 치열' 리포트 갈무리.
▲ MBC 뉴스데스크 울산 '북구 ‘선출직 경력자’ 총출동… 역대 가장 치열' 리포트 갈무리.

MBC ‘뉴스데스크 울산’엔 <북구 ‘선출직 경력자’ 총출동… 역대 가장 치열> 리포트에서 이동권 전 울산 북구청장이 총선 출마 기자회견하는 모습을 약 36초 방송하고, 이상헌, 박대동, 윤종오, 박병석, 백운찬, 정치락 예비 후보의 모습을 약 2초씩 방송해 민주당 소속 예비 후보를 다른 후보에 비해 길게 방송해 형평성에 어긋났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의견진술자로 나온 유영재 울산MBC 뉴스취재부장은 “뉴스 제작자 입장에서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인물에 대해 부각하는 측면이 있다. 이 후보는 예측하지 못했던 후보라 특이사항이었다”며 “다른 후보들도 배제하지 않고 답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거 보도를 하면서 이런 부분에 대해 정당이 불만을 제기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유영재 부장은 “리포트 하나만 보면 충분히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이동권 후보가 출마하기 전에 다른 분들을 많이 다뤘다”며 “전체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는 다른 분들에 대한 비중이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중징계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손형기 위원(TV조선 추천)은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후보들이 계실 텐데 나머지 후보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지 않겠나”라며 “충분히 (민원인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느낌이 든다. 선거 국면에선 각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권재홍 위원(공정언론국민연대 추천)도 “선거에 나오시는 분들이 얼마나 자기 얼굴 1초라도 더 나오고 싶어 하겠나”라며 “어떤 개인 후보한테 이렇게 할애해 주는 것 본 적이 없다. 제작진 의견을 들으면 화제만 있으면 방송을 얼마든지 제작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보인다. 선거철에서 그게 얼마나 무서운 생각인지 절실히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 한동수 전 감찰부장이 출연한 김종배의 시선집중. MBC유튜브 갈무리
▲ 한동수 전 감찰부장이 출연한 김종배의 시선집중. MBC유튜브 갈무리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4년 1월15일, 1월17일, 1월18일)엔 △한동수 전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당시 총장이 수사라인을 장악하고 있었다고 발언하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판결과 관련해 한동수 전 감찰부장의 일방적 주장만 방송할 뿐 법무부·국민의힘 반박 인터뷰는 방송하지 않았으며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 논문 표절 의혹 관련 반론을 듣지 않아 공정성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손형기 위원은 “한동수 전 부장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상대 패널을 부르거나 진행자가 철저하게 반대 입장에서 질문했어야 했다”며 “윤석열 총장은 당시에 직무 배제를 당했다. 그랬는데도 총장이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근거 없이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최철호 위원(국민의힘 추천)도 “재판 중인 내용이라 굉장히 예민하게 다뤄야 한다. 방송에 출연한 임종석 전 비서실장, 한동수 전 부장 모두 재판 당사자”라며 “재판 중인 것에 대해 본인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한다. 반대쪽 주장이 어렵다면 제3자라도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의견진술자로 나온 박정욱 MBC 시사콘텐츠제작파트장은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반론 당사자가 대통령이나 검찰인데 라디오 방송에서 섭외하기가 어렵다. 인터뷰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그램 입장에서 당사자 외에 입장을 얘기하는 쪽이 없으면 그 이슈를 다룰 수 없느냐 하는 문제가 생긴다. 논객들의 대담보다 인터뷰에 집중하는 저희 프로그램 특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권재홍 위원은 “시선집중, 뉴스하이킥 등의 프로그램에서 계속 제기되는 문제는 패널 불균형이다. 일방적인 인터뷰가 계속되고 제작진이 노력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방송을 보면 오히려 진행자가 출연자의 주장을 부추기는 듯한 질문을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추가 법정제재 2건 의결로 MBC가 이번 선방심의위 기수에서 받은 법정제재는 총 9건이 됐다. 그중 7건은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이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되는 중징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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