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서비스들이 방송시장 전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3일 발표한 2023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에 따르면 OTT 돌풍이 이어지면서 유료방송시장, 지상파 등 채널전송 대가, 프로그램 거래 등 방송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방송 프로그램 거래시장 측면에서 콘텐츠 제작 수요에 있어 국내 방송사·국내 OTT와 넷플릭스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제작단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광고시장 위축 등에 따라 국내 방송사 및 OTT 사업자의 제작 수요는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넷플릭스는 여전히 높은 규모의 국내 콘텐츠 제작 수요를 유지했다. 방통위는 “국내 프로그램 제작거래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 OTT 플랫폼. ⓒ미디어오늘
▲ OTT 플랫폼. ⓒ미디어오늘

국내에선 넷플릭스가 IPTV, 케이블SO,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시장을 대체할 가능성은 낮지만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의 등장 이후 유료방송의 성장세가 둔화됐다. 특히 VOD 매출은 빠르게 줄었다. 방통위는 “유료방송서비스의 낮은 요금, 방송통신 결합상품 가입 등의 영향으로 가입 측면에서의 대체가 단기간 내에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OTT 경쟁 압력 증가로 유료방송사업자의 ARPU(가입자당 매출) 증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방송사들의 채널전송 대가 매출(재송신 매출)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는데 이 역시 OTT의 영향이 있다. 일례로 지상파방송사들이 유료방송에 대가를 받고 채널전송권을 판매하는 재송신수수료 매출 추이는 2012년 594억 원, 2015년 1520억 원, 2018년 3184억 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2022년 재송신 매출액은 4090억 원으로 전년(4079억 원) 대비 0.1% 상승에 그쳤다.

지상파 등 방송사들은 제작비 인상 등 요인이 있기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유료방송 입장에선 전보다 방송채널의 시청률이 줄어든 만큼 인상은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와 관련 방통위는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 등 관련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지상파방송 3사의 협상력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방송채널거래시장 측면에서 OTT 이용으로 인한 실시간 방송채널 이용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방송채널사업자의 협상력이 줄고, OTT를 통해 시차 없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기에 OTT가 대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방송광고시장의 경우 방통위는 OTT 광고가 개인 맞춤형 제공이 어렵고 방송광고가 높은 주목도와 도달률을 보이고 있어 방송광고가 ‘비교 우위’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디지털광고 시장의 성장, OTT 사업자의 광고사업 확대 등 광고시장의 전반적 변화가 장기적으로는 방송광고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했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2023년 OTT 이용률은 7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0년(66.3%), 2021년(69.5%), 2022년(72%) 등 꾸준히 이용이 늘고 있다. 유료결제자 비율 역시 지난해 5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조사에 따르면 2023년 12월 기준 넷플릭스 월간 사용자 수는 1164만 명으로 구독형 OTT 중 가장 많았다. 다만 전년 동월(1160만 명)과 큰 차이가 없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쿠팡플레이(665만 명)가 1년 만에 월간 사용자가 68.2% 급증해 두 번째로 많은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웨이브의 월간 사용자는 405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0.9% 줄어든 반면 티빙은 522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6.5% 늘었다. 

이용자 설문에 따르면 지상파 채널 전송이 중단될 경우 유료방송 서비스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2020년 53.6%에 달했으나 지난해엔 43.7%로 10%p 가까이 줄었다. 방송 시청에 있어 지상파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