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새 MC로 남희석씨를 발탁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갑작스러운 MC 교체에 대한 배경이나 사유 설명은 하지 않았다.

KBS는 4일 오후 “‘전국노래자랑’의 새 진행자로 남희석이 확정됐음을 알려드린다”며 “고 송해에 이어 젊은 에너지로 이끌어주셨던 김신영에게 감사드리며 새로운 진행자 남희석에게 응원부탁드린다”고 했다. 남희석씨가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은 3월31일 첫 방송된다고 예고했다.

앞서 KBS 측에 후임 진행자 뿐 아니라 김씨에게 하차를 통보한 이유, 이 같은 결정이 급하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 등을 함께 질의했으나 이에 대한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 홈페이지 이미지
▲KBS '전국노래자랑' 프로그램 홈페이지 이미지

‘전국노래자랑’은 1988년부터 34년간 진행을 맡았던 고 송해씨에 이어 2022년 10월부터는 김신영씨가 MC를 맡아왔다. 김씨 발탁 당시 원로급 방송인이 역사를 함께해온 프로그램이 젊은 여성 방송인 진행으로 맥을 이어가게 됐다는 점에서 화제를 불렀다.

그러나 이날 불과 약 1년5개월 만에 김씨에게 하차 결정이 일방적으로 통보됐고 제작진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씨 소속사인 씨제스엔터테인먼트도 “김신영이 9일 녹화를 끝으로 하차를 통보받았다”며 “제작진 역시 지난주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하며 연락이 왔다. 2년여간 전국을 누비며 달려온 제작진과 힘차게 마지막 녹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시청자들은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김씨에 대한 하차 결정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KBS 사측이 이번 결정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하지 않으면서, 일부 언론은 새 진행자 남씨가 과거 특정 정당을 지지했던 발언까지 끌어와 보도하는 등 MC 교체를 둘러싼 의구심이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KBS에선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이후 상당수 프로그램 제작진이 갑자기 교체되거나 폐지되는 일이 거듭되고 있다. 박 사장 취임 직후 주요 뉴스 앵커들이 전면 교체되고 ‘주진우 라이브’ ‘더 라이브’ 등을 비롯한 시사 프로그램들이 사라져왔다. 올해 초에는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이 시청률과 재정 위기 등을 이유로 시청자 반대 속에 폐지됐다. 최근엔 KBS의 대표적인 역사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이 갑작스럽게 시즌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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