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대응과 관련해 ‘김건희 사과’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관련 보도 매체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국민의힘 미디어국과 언론중재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난달 25일자 <‘김건희 사과’서 물러선 한동훈 “사과 얘기한 적 없어”…김경률도 김 여사 옹호>라는 제목의 뉴시스 보도에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뉴시스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김경율 비대위원이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과’와 관련해 물러서는 모양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며 ‘윤-한 갈등’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뉴시스는 “한 위원장은 25일 오전 정치개혁 좌담회 후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겠다고 했고 김건희 여사 사과도 필요하다 했는데 입장 변화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제가 김건희 여사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기자들이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염려하지 않았나’고 묻자 ‘제가 드렸던 말 그대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월19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월19일 서울 여의도 당사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보도 내용에 대해 “이 사건 보도는 사실과 다른 오보인 바, 신청인 정당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피신청인의 이 사건 보도와 같이 2024. 1. 18. ‘김건희 여사 사과도 필요하다’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오늘 당내에서 김건희 여사 디올백 관련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하고, 의총서도 논쟁도 있었다 한다. 비대위원장 입장은?”이라는 질문을 받았다.

한 위원장은 “우리 국힘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정당이고, 그럴 때 강해지고 유능해지는 정당이다. 그 문제를 말씀드리면,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그게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다”며 “그렇지만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저도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제2부족실과 특별감찰관에 대한 검토문제를 전향적으로 말씀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한 위원장 답변 전문을 보면 김건희 여사 사과 발언이 없기 때문에 뉴시스 보도는 왜곡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김건희 여사 사과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전제한 질문을 받고 한 위원장은 “제가 김건희 여사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라고 답변했는데 마치 일주일 만에 입장을 번복하고 김건희 명품백 수수 사과와 관련해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한 것처럼 보도한 것은 “악의적으로 명백히 사실과 다르게 보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등 심각하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으므로, 이에 대한 정정보도 및 1억 원의 손해배상을 구하는 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관련 보도는 한동훈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 ‘국민 걱정’을 언급해 여권 내 전향적인 입장으로 해석됐지만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을 수습하는 국면에 들어서면서 김건희 여사 의혹 대응에 소극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뉴시스 보도는 ‘김건희 사과’가 필요하다는 여권 내 기류 흐름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국민들이 걱정하실만한 부분”이 있다고 한 발언이 나오자 맥락상 압축적인 표현으로 ‘김건희 사과’를 제목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는 본문에서 25일 기자의 질문과 한 위원장과 답변을 보도했고 “김건희 여사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던가”라고 한 한동훈 위원장의 반문성 답변에 대한 설명으로 지난 18일 기자 질문과 발언도 전했다. 그러나 제목에서 “‘김건희 사과’서 물러선”이라는 표현을 쓰고 본문에서 “물러선 모양새”라고 해석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앞서 한동훈 위원장은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라고 한 발언과 관련 오마이뉴스가 “‘문재인정부 좌천 때 저녁에 사직구장에서 야구 관람했다’했지만 그때는 코로나로 무관중”이라고 부제를 달아 보도하자 “사직 구장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라고 발언하지 않았다며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오마이뉴스 언론중재위 조정신청 건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사안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하면서 “기본적으로 잘못된 보도라든가 뉘앙스라는 게 있다. 제목장사를 한다. 내용은 똑같은데, 그런 식으로 이미지를 깎아먹으려는 식의 의도적인 보도들이 많이 있다. 그런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문제제기 해두라는 지침을 준 적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안을 두고 한 기자는 “기본적으로 지난 18일자 한 위원장 답변은 김건희 사과 필요성에 대해 긍정하는 뉘앙스를 가지고 있었고 이후 기자들이 적극 김건희 사과 필요성을 질문한 것에 대해 답변을 보고 해석한 보도”라며 “오마이뉴스 보도와 같이 기계적으로 발언 유무만을 따져 제소하는 식”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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