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에 사망한 언론인의 거의 75%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에서 살해된 99명의 언론인 가운데 72명이 팔레스타인인이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지난 15일 발행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가 아니었다면 전 세계 기자 사망자가 전년 대비 감소했을 것”이라며 이같은 통계를 밝혔다.

CPJ의 회장 조디 긴즈버그 언론인보호위원회 회장은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언론인에 대한 위협이란 측면에서 전례 없다”고 했다. 긴즈버그 회장은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점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도할 수 있는 유일한 언론인이 가자지구의 언론인이라는 점이다. 해외 언론인들은 이스라엘 군의 감독 아래 매우, 매우 통제된 방문을 제외하고는 가자지구 출입도 허용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목숨 걸고 이야기를 전해주는 (팔레스타인) 기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 홈페이지
▲언론인보호위원회 홈페이지

알자지라에 따르면 긴즈버그 회장은 특히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팔레스타인 언론인들에 대한 ‘대중의 연대가 부족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표적 살해되는 이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데 주저하는 서방 태도를 두고 “이스라엘이 국제 언론과 국제 정치인들을 분열시키는 국가이자 현안이라는 점에서 슬프게도 놀랍지 않다”고 했다고 한다.

영국 정치평론가이자 작가 오웬 존스는 지난 14일 자신의 트위터(X)에서 “서방 언론인들이 팔레스타인 동료들을 대량학살하고 불구로 만드는 것에 침묵하는 건 명백하게 역겹고 용서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2월13일 알자지라 특파원과 사진기자 등 2명의 언론인이 가자지구 라파에서 이스라엘 드론 표적공격에 의해 중상을 입고, 한 기자는 한쪽 다리를 절단한 소식을 공유하면서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살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 내 진보언론으로 꼽히는 언론사들도 이스라엘의 근거없는 주장을 보도로 뒷받침해왔다는 비평도 나오고 있다. 지난 21일 미국의 온라인 진보언론 몬도와이즈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진보언론으로 손꼽히는 하레츠는 가자주민이 인종청소를 피해 쫓겨난 빈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군인들을 인터뷰한 기사를 라이프스타일 요리특집 기사로 내보냈다.

이 언론사는 일시파 병원이 하마스의 주요 지휘본부이자 하마스가 인간 방패로 활용하는 장소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전달하거나,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유엔난민기구 UNRWA의 연관성을 주장하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고 몬도와이즈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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