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영화 건국전쟁을 보고 인증샷 릴레이를 하는 등 홍보에 나선 것을 두고 진중권 광운대 특임 교수는 반헌법적 사고를 강요하는 역사 수정주의라며 뭐하는 짓이냐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13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건국전쟁과 관련해 “영화 감독들이 쓸데없이 이런 영화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다 장사하는 건데, 역사 수정주의”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특히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쓰여 있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을 들어 “우리 헌법 전문에 4·19가 명시돼 있다. 이런 반헌법적인 일들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일부 뉴라이트들의 개인적인 사고를 공적인 데에서 힘을 실어주는 일 좀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진 교수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실패한 사례를 들어 “제발 좀 역사를 가지고 정치적으로 안 했으면 좋겠다”며 “역사학자한테 맡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을 재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우리 공동체의 역사적 기록인데, 역사적 기록을 조직하는 일반적 방식에서 꽤 벗어나 있다”며 “한동훈 위원장은 거기 왜 갔는지를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옛날에 조선일보나 하던 짓”이라고도 말했다.

진 교수는 영화감독들에게도 “뭐 하는 짓들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진 교수는 이승만 국부라라는 주장을 두고 “국부라고 하는데 니들 아버지하세요, 내 아버지 하지 말고. 모시고 싶으면 제사를 지내든지 자꾸 모두 한테 강요하느냐”며 “아버지(를) 왜 두 명씩 두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13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영화 건국전쟁 홍보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영화감독을 두고 반헌법적인 일이라며 뭐하는 짓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13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영화 건국전쟁 홍보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과 영화감독을 두고 반헌법적인 일이라며 뭐하는 짓이냐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기자의 비판적 질문도 나왔다. 한 기자가 14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 후 백브리핑에서 ‘건국전쟁 관련 회의에서 대통령도 말씀했고, 릴레이식으로 인증하고 있는데, 이념논쟁에 뛰어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질의하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릴레이 식으로 영화를 본 인증샷을 하는 것은 당 차원에서 하는 것은 없다”며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자발적 영화를 보고 소감이나 그런 것을 SNS에 올리는 경우는 있으나 당에서 순서를 정해서 정부 보시도록 하거나 그런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념논쟁을 하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명절 극장가를 중심으로 입소문으로 많은 분들이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한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독립과 건국, 자유 수호에 헌신한 이승만 대통령의 공은 덮고 과만 부풀린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잡아 이승만 대통령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이승만 대통령께서 대한민국의 정신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비참한 현실을 우리가 맞이했을지 돌이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이제는 이승만 대통령을 음지에서 양지로 모셔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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