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사전 질문지 전문.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2014년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사전 질문지 전문. ⓒ뉴스타파 보도화면 갈무리

10년 전, 2014년 1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사전에 질문 내용을 취합해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질문할 기자와 질문 순서가 정해져 있었다. 질문 중엔 ‘퇴근 후 뭐 하시나’도 있었다. 준비된 ‘각본’에 따른 약속 대련에 기자들은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청와대 출입 기자들은 ‘조율된 소통’에 저항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그때는 기자회견이라도 있었다. 

10년 뒤, 지금은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자체가 없다. 작년에도 없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껏 유일한 기자회견은 취임 100일, 단 한 번이다. 그때도 기자회견이 50분에 불과했고 질의응답에 주어진 시간은 30분에 그쳤다. 당시에도 초미에 관심사였던 김건희 여사 관련된 질문은 전무했다. 국민들이 보기에 지금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은 ‘조율된 소통’조차 요구하지 않는 것만 같다. 그저 김치찌개만 우스워졌다. 

60년 전, 박정희 대통령을 향한 1964년 2월17일자 동아일보 사설은 오늘 읽어도 유효하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귀찮아했고 비서진은 기자회견을 두려워했다. (중략) 적어도 한 달에 한 번은 대통령 기자회견이 있어서 대통령은 국민이 무엇이 궁금한가를 알아야 한다.” 언론계는 더 강력하게, 질문 받으라고 외쳐야 한다. 10년 전, 60년 전보다는 나아야 할 것 아닌가. 기자가 묻지 못하면 결국 국민이 피해 본다. 공세(攻勢)의 필봉(筆鋒)이 향해야 할 곳은 ‘하고 싶은 말만 하려는 대통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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