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흉기 테러를 당한지 보름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첫 일성으로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래도 안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을 두고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권력에 대한 심판선거라고 했다.

이 대표는 현근택 성희롱 논란에 이은 문자 징계 논의 사태,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의원 및 여러 당원들의 탈당사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많은 논란이 있지만 공정하고 혁신적 공천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만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테러를 당한 소회에 대해 “오만가지 생각 다 들었지만 그래도 역시 왜 정치를 하는가로 결국 되돌아가게 됐다”며 “살자고 하는 일,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정치가 오히려 죽음의 장이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정치가 전쟁이 되고 있다”며 “국민들 삶도 전쟁터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한을 주적으로 명시하도록 하는 등 한반도 상황이 급격히 냉각된 것을 두고 이 대표는 “국제사회가 동북아에 ‘화약고가 되는 것 아니냐’며 한반도의 전쟁을 걱정하기 시작했다”며 “적대하고 대결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런 사회 풍토와 이런 분위기가 국민의 삶을, 대한민국 미래를 이렇게 위험하게 만드는지 정부 여당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2년에 대해 “참 걱정이 많이 된다”며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갈 지도 걱정이고, 2년간 결과물도 만족스러운 수준에 못 이르는 것은 당연하고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경제, 안보, 민생 다 나빠졌다면서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 할 법이 특정인에게는 특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똑같은 잣대가 누군가에는 휘어진다”며 “정상적 나라가 아니라 비정상의 나라로 후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주의 위기 문제를 들어 이 대표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치인들이, 공직자들이 마치 그 권력이 자신 개인의 것인 양 국민들에게 함부로 휘두르고 있다”며 “권력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맡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보름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법으로 펜으로 칼로 죽이려해도 죽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피습 보름만인 17일 당무에 복귀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법으로 펜으로 칼로 죽이려해도 죽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 대표는 이번 선거를 두고 “우리 국민들께서 이 정권이 과연 국민과 국가를 위해 제대로 행사했는지 판단해주기 바란다”며 “민주당은 이 정권의 2년간 행태와 성과, 결과가 결코 국민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래서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번 선거는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권력에 대한 심판 선거”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과 이 대표 본인이 정성호 의원과 징계 수위를 논의한 문자가 공개된 사건과,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 의원 3인을 비롯한 당원들의 탈당 사태 문제에는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대표는 “많은 논란들이 있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통합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혁신적인 공천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 드릴 것”이라고 내부 공천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이 대표는 “법으로도 죽여보고, 펜으로도 죽여보고, 그리고도 안 되니 칼로 죽이려고 하지만 결코 죽지 않는다”며 “우리 국민들이 저를 살려주신 것처럼 우리 국민들께서 이 나라의 미래를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책임지고 제대로 이끌어가 주실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펜으로 죽이려 한다는 것은 언론을 지칭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보도나 내용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한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테러를 당한 사건이 기자들과 몰려 대화를 나누며 걷는 와중에 발생한 것과 관련해 언론의 자제를 요청했다. 정 의원은 “언론인에게도 부탁드린다”며 “보행중에는 가급적 마이크 들이대는 일을 자제해달라. 대표도 기자도 안전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일은 협조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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