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복귀 일성으로 ‘법으로 죽여보고 펜으로 죽여보고 그래도 안되니 칼로 죽이려 한다’고 한 발언에 또다른 음모론이자 증오와 혐오정치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검찰과 정권, 언론을 살해용의자와 같은 선에 두고 동일시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당을 탈당해 새로운 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전 의원은 17일 KBC 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이 대표의 첫 발언을 두고 “유시민 작가가 얼마 전에 방송에서 언급하신 것 같던데 그대로 인용을 하셨더라”며 “검찰과 언론을 살인미수 용의자와 같은 선상에 두고 동일시하시는 듯한 말씀이어서 조금 많이 안타깝기도 하고 좀 무서웠다”고 지적했다.

류 전 의원은 “이렇게 갈등을 계속하고 있고, 서로를 적대하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 흉기테러도) 벌어진 일”이라며 “서로 자성해야 한다라는 목소리들이 있었는데, 결국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면서 갈등이 점점 더 깊어질 것만 같다”고 우려했다. 류 전 의원은 “선거 앞두고 더 심해지지 않겠느냐”며 “언제쯤 양극단의 진영정치가 끝이 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을 탈당해 새로운 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전 의원이 17일 KBC 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과 펜으로 죽여보고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검찰과 언론을 살인용의자로 동일시해 좀 무서웠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KBC 여의도 초대석 영상 갈무리
▲정의당을 탈당해 새로운 선택에 합류한 류호정 전 의원이 17일 KBC 광주방송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과 펜으로 죽여보고 등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검찰과 언론을 살인용의자로 동일시해 좀 무서웠다고 우려하고 있다. 사진=KBC 여의도 초대석 영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본인이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일 때 벌어진 일로 20여 명이 구속되고, 5명이 의문사했는데, 본인은 양심의 가책을 안 느끼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법으로 죽이려 했다는 건 검찰 수사나 기소돼 재판받는 것이 검찰 탄압이라고만 매도할 수 있느냐”며 “본인한테는 귀책사유가 없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얘기”라며 “피습당한 것이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가 있느냐”고 했다. 그는 이 발언을 두고 “오히려 본인이 당한 피습의 의미 등을 희석하고 변질시키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이상민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펜과 칼로 죽이려 했다고 한 발언을 두고 본인 귀책사유는 없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사진=KBS 전격시사 영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합류한 이상민 의원은 18일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펜과 칼로 죽이려 했다고 한 발언을 두고 본인 귀책사유는 없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사진=KBS 전격시사 영상 갈무리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17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망상”이라며 “죽이려 한다는 것의 주어가 누구냐. 전형적인 음모론적 사고방식이다. 아직도 그런 사고방식에 빠져 있으니까 망상이란 얘기를 듣는다”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 대표 흉기 테러 사건이 정치권의 혐오정치 증오정치를 배경으로 일어난 사건이라며 “그런데 다시 검찰과 언론을 살인범 취급하며 결코 죽지 않는다는 과격한 말을 사용하는 것은 또 다른 혐오정치 증오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TBC 앵커 출신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도 이날 방송에 출연해 “법으로도 죽여보고? 뭘 이렇게 많이 죽이느냐”며 “서로 죽이지 말자, 때려 잡자, 이런 거 하지 말자는 게 지금 유권자들이 요구하는 것이고, 정치가 바뀌어야 되는 건데 이런 표현들은 고쳐져야 된다”고 지적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박성태 전 JTBC 앵커가 17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으로 펜으로 죽여라고 한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박성태 전 JTBC 앵커가 17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으로 펜으로 죽여라고 한 발언을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한판승부 영상 갈무리

박성태 연구실장은 민주당의 살인 미수 의혹제기를 두고도 “이미 현행범으로 피의자가 잡혔고 정황들이 다 영상으로 있고 물청소 같은 걸 음모론으로 가는 건 부적절”하다면서 “지금 여권의 윤석열 정부가 못하는 게 무수히 많다. 한반도 긴장 문제, 포퓰리즘 정치, 여러 가지 많은데 왜 이런 데 집중하는지 ‘문제가 있다’라고 (민주당쪽) 측근에게 얘기했더니 그분도 동감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꾸 얘기한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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