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 테러 수사 발표 내용을 두고 은폐 축소 의혹을 제기하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출구전략으로 이용하려는 음모론이라고 맞섰다. 한동훈 위원장은 특히 지난해 자신의 집 현관 앞에 칼과 토치 등을 두고 간 사건을 거론하며 “음모론을 만들어 내기 딱 좋은 사건이었지만, 우리 당과 정부는 음모론을 꺼내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1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 현장 물청소는 누구의 지시인가?”라며 “이재명 당대표에 대한 정치 테러, 살인 미수 사건이 경찰의 수사 발표 이후 더 많은 의혹과 의문점으로 증폭되고 있다. 축소 은폐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1cm 열상, 6~70대 노인, 출혈량 적은 상태, 경상 추정’ 대테러 종합상황실의 초기 문자가 사건 발생 1시간도 못 돼 뿌려지고, 이에 기초한 가짜뉴스성 기사들이 쏟아진다”며 “사건 발생 1시간도 안 되어 현장은 물청소로 지워진다. 이재명 대표 테러 사건이 발생한 건 1월 2일 오전 10시 27분, 19분 뒤 10시 46분 구급차가 도착하고 10시 51분에 구급차로 이송된다. 그리고 구급차 이송 약 15분 후인 오전 11시 6~7분경, 물청소가 시작된다”고 당시 상황을 정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윗선 누가 물청소를 지시했는지 밝혀져야 한다. 경찰은 왜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현장을 서둘러 물청소했을까?”라며 “축소 은폐, 증거 인멸의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은 당연한 것 아닌가? 경찰은 맨 먼저 현장을 보존하기 위해 폴리스 라인부터 치고, 증거 보존 노력을 해야 하거늘 왜 물청소로 오히려 현장을 훼손했을까?”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정 최고위원은 “가짜뉴스를 차단하는 책임은 경찰에 있다. 그러니 더 철저히 수사하고 범인의 신상 공개, 당적 공개, 8쪽짜리 변명문부터 클리어하게 공개하시라”며 “이것이 가짜뉴스를 막고 경찰도 사는 길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재명 대표의 피 묻은 와이셔츠도 하마터면 사장될 뻔했다는 사실이다. 경찰은 한 점 의혹 없이 앞으로 처신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재명 대표가 입었던 와이셔츠는 당일 보관하고 증거물로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어디 갔는지 찾았더니 부산에서 사고가 났는데 진주에 있는 의료 폐기물에서 이것을 발견했다. 이걸 압수수색 영장을 갖고 가서 발견했다고 한다”며 “옷깃과 남방 몸체로 칼이 두 군데가 뚫려 들어가서 살아난 거다. 1mm 차이로 살아난 엄청난 암살 행위인데 이것은 왜 이런 식으로 되었는지 저희가 어떻게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합리적 추론이라는 미명 하에 음모론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저는 여러 차례 이재명 대표가 받은 테러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것이고 엄하게 규탄해야 하고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거기에 관해서 그 자체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말을 우리 당 차원에서 자제해야 한다고 했고 나름대로 잘 지켜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어 “그런데 민주당은 이 대표의 피습 사건과 관련해 희한한 음모론들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일종의 이 상황을 출구 전략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위기에서 탈출하려는 비이성적 음모론을 그만두시기를 요청드린다. 어떻게 보면 자기 당에서 탈출구를 만들기 위해 충실히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 공무원과 의사들, 공직자들을 욕보이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작년에 제 집 앞을 여러 번 사전 답사하고 밤에 아파트로 몰래 들어와서 5시간 동안 새벽까지 저를 기다리다가 저를 만나지 못하고 제 현관 앞에 칼과 토치를 협박용으로 두고 갔던 사건이 있었다”며 “그 사건도 그분이 저에 대한 악플을 굉장히 많이 다뤘던 분이라고 제가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음모론 만들어내기 딱 좋은 사건이었지만, 우리 당 우리 정부는 그런 음모론 꺼내지도 않았다. 우리는 책임 있는 공당이고 국민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이재명 대표의 퇴원 이후 민주당은 합리적 추론이라는 미명 하에 음모론을 퍼뜨리고 자극적인 언어로 지지층을 선동하는 극단 유튜버들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인다”며 “극단 세력을 경계하고 자중시켜야 할 민주당이 오히려 그 선봉에 서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도냐?”고 비난했다.

윤 원내대표는 “언론 또한 아무 통제 없이 국민의 관심에 따라 해당 사안을 자유롭게 취재하여 보도하고 있다. 음모론이 고질병인 민주당 입장에서야 모든 것이 의심스럽고 사소한 일도 대단한 의미를 가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정치 문화가 만들어낸 비극까지 또다시 갈등의 불쏘시개로 활용하는 비정함과 무책임함에는 안타까움과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영상엔 정청래 최고위원과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테러 관련 주요 발언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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