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외교부 차관 출신 후보자의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와 중소기업 소상공인 관련 비전문가란 지적이 따라다녔다. 특히 여당 의원이 오영주 후보자가 청문회 준비가 됐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로 한 것으로 보이는 재래시장 방문 질문은 오히려 야당 의원들 공세의 빌미가 됐다.

이날 청문회에서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은 오영주 후보자에게 “지명된 지 보름 정도 됐는데 그동안 청문회 준비 등 어떤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오영주 후보자는 “일단 인사청문회 준비팀의 중기부에서 온 여러 보고를 받았고 더불어 중요한 단체를 방문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갔고 또 소상공인연합회 그리고 벤처기업협의회 세 단체를 만났다”고 답했다.

그러자 권명호 의원은 “그리고 재래시장 같은 데는 한번 둘러본 적 없느냐? 지금 사시는 곳 근처에 재래시장이 어떤 곳이 있죠?”라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재래시장도 갔다. 저는 은평구에 살고 있어서 연서시장이 있다”고 했다.

이에 권 의원은 “국내 근무할 때 거기에 평소에 자주 가는 편이냐? 혹시 거기 뭐 단골집 있나? 식당이나? 뭐 좋아하는 할머니 집도 있고?”라고 묻자, 오 후보자는 “자주는 아니지만, 국내 있을 때는 재래시장 가는 걸 아주 좋아한다. 국수도 잘하는 집이 있어서 좋아하고 있다”고 해 잠깐 훈훈한 분위기가 나왔다.

권명호 의원은 “이번 보름 동안에 이제 여러 단체도 만나고 재래시장도 다녀왔다고 그러니까 거기 느낀 점은 어떻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아무래도 전통시장이라고 하는 부분들, 또 전통시장으로 대변되는 저희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많고 또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그래서 중기부가 할 일이 정말 많고 헌신하는 자세로 하겠다”고 답했다.

재래시장 방문 질의응답을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비전문성을 더 부각하는 소재로 파고들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님의 지명은 개인에게는 영광일 것 같긴 하지만 우리 업계에는 굉장히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전문성 얘기 계속 나오고 있는데, 조선회사를 수사하면 조선업 전문가 맞습니까? 답변해 보시라. 답변 못 하세요? 입시 비리 수사하면 교육 전문가 맞습니까? 답변해 보시라”고 물었다.

오영주 후보자는 “그 사람 사람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김용민 의원은 “딱 이 정부스러운 답변을 하신다. 베트남 대사로 수출 도왔고 재래시장 다니면 중소기업 전문가 맞느냐?”고 물었다.

오 후보자는 “중소기업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네. 답을 하셨다. 전문가는 아니다. 이해만 하신. 그러니까 대한민국 5000만 국민들이 다 재래시장 다니고 다 그 분야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며 “그런데 장관 후보자니까 전문가이고 전문성이 있어야 하는 답변을 하셔야 하는데 본인 스스로가 인정하셨다. 전문가 아닌 것 같다 그 정도는”이라고 꼬집었다.

김용민 의원은 또 “재래시장 최근에 보니까 대기업 회장들도 다 갔다. 삼성 이재용 회장도 그러면 재래시장 다녔으니까 중소기업 전문가인가? 중소기업 장관으로 와도 되느냐?”고 비꼬아 물었다.

오영주 후보자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있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해는 그냥 외교부에서 평상시에 계속하시면 될 것 같다. 장관은 이해하는 자리가 아니다. 일하는 자리”라고 지적했다.

양이원영 의원도 오영주 후보자가 외교부 2차관 때 부산 엑스포 관련 다자 외교 실무 총괄자로서 29표를 받은 무능함을 지적하고, 재래시장 발언으로 비전문성을 부각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도대체 대통령을 두 번이나 프랑스 파리를 방문하게 하면서 총력전을 그렇게 시키면서 최악의 안이 얼마였다는 것도 시나리오를 안 가지고 있나? 윤석열 정부 외교부가 그렇게 무능하느냐?”며 “얼마나 무능하면 29표 예상도 못 하고 예상을 했는데도 그렇게 얘기했으면 사기를 친 거다. 그렇게 무능한 책임자가 스스로 사퇴하면서 그 책임 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의 35년 임무 중 단 한 번의 전문성도 가지고 있지 못한 중기부 장관 자리를 요구하니까 그걸 덥석 받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이원영 의원은 이어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그런 사기를 친 게 아니면 무능하다는 게 전 세계에 알려졌다. 그러면서 지금 한 부처의 장관이 되겠다고 여기 오시느냐? 시장이나 돌아다니면서”라며 “저도 시장 다닌다. 시장 다니는 시민들은 다 장관 될 수 있겠네요? 어떻게 이 정부는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고 국민을 이렇게 우습게 알면서 전문성과 상관없이 이렇게 보은 인사만 남발하느냐?”고 비꼬았다.

또 “2차 투표에 반전하겠다고 말하면서 29표밖에 못 받은, 그것도 예측도 못 한 그 무능함으로 도대체 무슨 일을 당신에게 맡길 수 있겠느냐?”고 다그쳤다.

오영주 후보자는 “청문 절차에서 열심히 임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영상은 오영주 후보자의 재래시장 질의응답부터 시작해 재래시장 관련 민주당 의원들의 비꼬는 주요 장면과 김용민, 양이원영 의원의 주요 질의 장면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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