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언론현업시민공동 긴급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14일 언론현업시민공동 긴급기자회견에서 윤창현 언론노조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언론노조 

“군사독재 시절 군홧발로 언론자유를 짓밟았던 과거가 검찰의 구둣발로 바뀐 것 말고는 달라진 게 없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14일 발언 중) 

14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이 뉴스타파‧JTBC 동시 압수수색, 봉지욱‧한상진 뉴스타파 기자 2명 자택 압수수색에 나섰다. 언론계는 “언론보도 내용을 빌미로 검찰이 복수의 언론사와 기자를 동시에 압수 수색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면서 “검찰이 ‘여론조작’이라는 답을 정해 놓고 압수수색을 한 것은 윤석열 정권을 향한 충성심의 과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자유언론실천재단 등 언론현업단체와 언론시민단체는 14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과 JTBC에 ‘김만배 인터뷰 사태’를 빌미로 검열에 나서는 위법을 자행하더니 오늘은 아예 검찰이 나서 물리적 압박을 강행했다. 선거 보도 한 건으로 검찰이 언론사들과 기자들의 압수수색을 군사작전 하듯 나서는 법치 국가가 전 세계 어디에 있는가”라며 현 상황을 강하게 우려했다. 

이들은 “(뉴스타파) 최초 보도에서 어떤 허점이 있었고, 이를 인용하거나 연속해 보도한 내용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논의는 공론장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검찰의 압수수색은 언론이 스스로 문제를 밝히고 시민과 독자의 비판을 받아야 할 과정을 깡그리 무시한 공권력의 폭력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탈”이라고 비판했다.

▲14일 언론현업시민공동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서울중앙지검 앞 모습. ⓒ언론노조 
▲14일 언론현업시민공동 긴급기자회견이 열린 서울중앙지검 앞 모습. ⓒ언론노조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실이 ‘희대의 대선 공작’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한 이후 검찰‧방통위‧문체부‧서울시 할 것 없이 모두 길길이 날뛰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정치 공작이며, 반국가세력의 반민주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10명의 검사를 투입해 언론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2009년 광우병 보도를 빌미로 MBC PD수첩 제작진을 기소하고 강제 연행했던 자다. (결과는) 1심, 2심, 3심 무죄였다. 똑같은 짓을 2023년 검찰이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국민의힘이 기자들부터 라디오 진행자까지 형사고발하고, 검찰은 언론사 압수수색에 기자들 집까지 탈탈 털고 있다. 언론장악을 위해 미쳐 날뛰고 있다”며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당신들에게 불리하면 가짜뉴스고, 유리하면 진짜 뉴스인가”라고 되물으며 “뉴스타파 보도가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했더라면 지금처럼 압수수색 했겠나”라고 비판했다. 또 “이 정부 언론탄압은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국제기자연맹에서 언론탄압이 극에 달해있다고 인지했다며 성명을 내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신동윤 언론노조 뉴스타파 지부장은 “검찰총장 시절부터 윤 대통령을 끊임없이 감시해 온 뉴스타파가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하지만 뉴스타파는 간단히 꺾이지 않는다. 뉴스타파를 후원하는 4만 회원들이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현업단체와 언론시민단체는 “권력의 충견이 된 검찰이 겨냥하는 것은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 전체”라며 언론계의 연대를 강조한 뒤 “정권의 앞잡이를 자처한 검찰에 엄중히 경고한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아래에서 충견으로 살았다는 역사의 평가를 받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언론 탄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14일 언론현업시민공동 긴급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언론노조 
▲14일 언론현업시민공동 긴급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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