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짜리 메뚜기’. 계약직이 최대 일할 수 있는 기간인 2년 터울로 방송사를 옮기는 방송 비정규직을 말한다. 대표 직군이 ‘뉴스 AD·PD’다. 뉴스 프로그램 제작·진행을 맡는데 ‘2년 메뚜기’가 대부분이다. 뉴스 프로그램은 오래 유지되고 업무도 변하지 않지만 2년 단위로 잘린 일자리가 즐비하다.10여년 차 뉴스 PD 최진명(가명)씨는 지금까지 방송사를 8번 옮겼다. 그중 5번이 계약직이고 3번은 프리랜서였다. 진행해 본 프로그램만 8개가 넘었다. PD를 꿈꿨던 그는 뉴스 AD로 발을 들여 지금까지 버텼다. 방송이 적성에 맞아 더
뉴미디어 확장에 주력하는 대다수 주요 언론사가 안팎 비판에도 콘텐츠 제작 인원을 프리랜서와 파견직, 인턴 등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 이들 언론사는 고용 형태에 여러 변화를 꾀하지만 법적 제동을 피하려는 ‘꼼수’에 그쳐, 뉴미디어 업계의 불안정 고용 구조를 심화시켰다는 우려가 크다.유튜브 등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주요 언론사들의 제작 인력 고용 형태와 처우를 들여다보면, 관리자급을 제외한 다수 핵심 인원을 비정규직으로 메우거나, 업무내용에 구별이나 원칙을 두지 않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크랩·비디오머그
한 영국인 뉴스진행자가 TBS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2012년 9월부터 올 봄까지 TBS 영어방송 eFM의 일일 아침 7~9시 뉴스프로그램 ‘This Morning(디스 모닝)’을 진행한 D. 알렉스 젠슨씨다. 그는 지난 4월 구두로 ‘함께하지 못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널리 프리랜서로 간주돼온 라디오방송 진행자가 법적 쟁송을 택하는 건 이례적이다. 무슨 까닭일까.알렉스 젠슨씨는 TBS가 지난 7년 간 서면계약 없이 그에게 ‘프리랜서’ 경계를 넘어선 업무 지시와 통제를 했고, 일방적으로 부당한 계약해지 통보를
“계약서 없이 ‘보도국 AD(조연출)’로 6년 일했다. 자료 사진 하나부터 영상 등록까지 모든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컨펌’ 받았다. 회사 필요에 따라 맡은 프로그램도 3개까지 늘었다. 거의 모든 수입을 한 방송사에서 벌었다.1년 차 땐 매일 새벽 3~4시에 나와 하루 10~15시간씩 일했다. 이후 교대 근무로 시간은 줄었지만 최근까지도 매주 40시간은 꼬박꼬박 일했다. 그런데 회사는 법원에 이렇게 말한다. ‘주 15시간도 일하지 않은 독립 프리랜서’라고.”청주에서 200여㎞ 떨어진 전남에 ‘또 다른 이재학’이 있었다. 2014년 한
방송사 비정규직 남용 문제는 취재기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직군에서 확인됐다. 촬영기자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특히 ‘방송국의 심장’에 비유되는 주조정실의 필수 인력까지 프리랜서와 인력업체를 통한 간접고용이 남용되고 있었다KBS 영상 그래픽 디자이너로 14년 일했던 프리랜서 ㄱ씨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KBS의 직원처럼 일했다’는 법적 판단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이 공개한 ㄱ씨 부당해고 사건 기록을 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KBS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다”며 그의 부당해고를 인정했다.ㄱ씨는 KB
방송사 ‘프리랜서’ 보도국 작가들이 노동자성을 법적으로 확인하는 싸움에 나서고 있다. 올해 확인된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례만 2건이다. 모두 직원처럼 회사에 종속돼 일했으나 말 한마디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방송작가는 무늬만 프리랜서”라고 주장한다.‘10년 차 방송작가’ 김선영씨(38·가명)는 지난 9월 MBC를 상대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넣었다. 그는 만 9년 동안 같은 프로그램에서 직원처럼 일했지만 전화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고 부당 해고됐다고 주장한다.김씨는 매일 새벽 6시 시작하는 MBC 아침뉴스
'위장된 프리랜서' 고 이재학 청주방송 PD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2월 숨졌다. 방송국 직원처럼 일했지만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도 인정받지 못한 억울함이었다. 미디어오늘은 11월13일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맞아 '오늘의 언론계 전태일'인 방송계 비정규직 현장을 돌아봤다. '전태일 50, 제2의 이재학들'이란 이름으로 기획을 연재한다.‘제2의 이재학들’은 전국 곳곳에 있었다. 방송사 직원처럼 일했지만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부당대우를 받은 ‘위장된 프리랜서’들이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