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돕는 데 앞장서야" 대구 '진박'들의 추태
"대통령 돕는 데 앞장서야" 대구 '진박'들의 추태
대구시민들도 시큰둥… ‘진박 감별사’ 최경환, 독해지는 유승민 비판

4·13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한 박근혜 정부의 ‘진실한 사람’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출신의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박근혜 청와대·정부 출신 예비후보를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내각에서 국회로 돌아온 최경환 의원은 2일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대구 서구갑 개소식에 참석해 “평소 일 안하고 교체 지수가 높은 사람이 반발한다”며 “속이 찔리는 사람이 그렇더라”고 주장했다.

최경환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대통령을 돕는데) 대구경북이 앞장서야 하지 않나 스스로 반성하고 고쳐 보자는데 이걸 갖고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내가 틀린 말 했냐”고 당당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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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마치고 당으로 복귀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사진=포커스뉴스

비박계를 향한 최경환 의원의 날선 언행은 지난달 30일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대구 북갑)과 1일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개소식(대구 중남) 등 잇따라 참석하면서 연일 언론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경환 의원은 대구·경북 현직 의원을 향해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지난 4년간 뭐했느냐”고 나무란데 이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 뒷다리를 잡지 않았냐”고 유승민 의원을 직접 겨냥한 발언도 거침이 내놨다.

하지만 정작 대구 내에서는 최경환 의원의 ‘진박’ 지원에 싸늘한 반응이다. 대구 서구의회 김진출 새누리당 구의원은 “시민들이 볼 때 진박·친박이 어디 있느냐”며 “다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위해서 아침부터 찬바람 맞으며 애쓰신 분들”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경환 의원에 대해 김진출 구의원은 “자기들 세몰이를 하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 팔아서 자기 과시하려는 걸로 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꼭 청와대나 정부에서 일해야만 진박이냐”며 “일 잘하고 지역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출 구의원은 4일 서구의회 의원 12명이 현직인 김상훈 새누리당 의원 지지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구에 출마하는 윤두현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지난달 31일 최백영 전 대구시의회 의장 등 전직 의장, 박주영 전 시의원 등 전직 의원이 지지를 선언을 했다.

전·현직 구의원은 차기 선거에서 자신을 공천해줄 가능성이 높은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 하지만 ‘공천권’ 역시 당선 후의 일이라 당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의리’로만 지지선언을 할 수 없는 것이 구의원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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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사진=포커스뉴스


실제 구의원의 각 지역구의 ‘표를 몰고 다니는 사람’으로 인식돼 구의원의 지지는 득표수를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현재 대구에서는 현직 구의원의 경우 대부분 현직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추세다.

대구 중구의회 배삼용 구의원은 “지역 구민들 중에 내용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없고 다만 11명 후보가 난립하다보니 (여론조사나 지지 부탁) 등 전화와 문자 때문에 시달린다는 말이 많다”고 전했다.

배삼용 구의원은 “언론에서 진박이니 뭐니 좀 과장되게 말해서 그렇지 일반 시민들은 큰 요동이 없고 최경환 의원이 온다고 해서 휩쓸리거나 그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배삼용 구의원 역시 “현역(구의원)은 현역(국회의원)이랑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애둘러 분위기를 전했다.

무소속으로 서울 남구에서 재선을 했던 김현철 전 구의원은 “옛날 친박연대는 박 대통령이 ‘나도 속았다’고 하면서 안됐다는 측은지심과 기대심리가 있었지만 지금 진박을 보는 시각은 다르다”며 “대통령 만들고 주위에서 보좌한 사람들이 제대로 못해 놓고 이제 와 유승민계를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4년 전 공천 때에도 친박계가 영향력을 미쳤을 텐데 이제 와서 유승민 의원하고 친한 사람을 부정적으로 보고 자기는 진박이라고 하는 것에 호의적인 반응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전 구의원은 “특히나 중·남구에 출마한다는 곽상도 예비후보는 달성에 뼈를 묻겠다고 했다가 갑자기 지역구를 옮겨서 초중고 인연을 가지고 제2의 고향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우스워 한다”며 “언론에서 그렇게 진박이라고 띄웠는데도 지지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결과가 나오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남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예비후보 세 명에게 지지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정당공천제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누굴 지지하거나 정당 활동하지 않는다”며 “여러 가지 소식을 듣고 있지만 조금 더 지켜 보겠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 ‘진박’이라고 자처하는 예비후보들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다. 매일신문이 여론조사업체 폴스미스에 의뢰해 대구 중남구 만 19세 이상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응답률 2.33% 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0%)에서 진박연대 결성에 대해 ‘대통령을 득표에 이용하려는 것으로 잘못된 것’이라는 의견이 53.7%를 차지했다. 반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려는 것’이라는 진박연대에 공감한다는 의견은 30.6%에 불과했다.

최경환 의원의 ‘진박 밀어주기’는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이종혁 새누리당 예비후보(부산 진구을)는 2일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박 실세들은 공정경선을 해치는 경거망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수도권 비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1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한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최경환 의원을 향해 “다른 지역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걸 유념해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지역구나 당 내에서 모두 반대 여론이 거세지만 최경환 의원은 진박 마케팅을 밀고나갈 예정이다. 친박계는 이번 선거를 통해 대거 국회에 입성, 차기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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