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씨. 사진=KBS
▲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씨. 사진=KBS

KBS가 ‘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씨에게 돌연 하차를 통보해 이를 비판하는 시청자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시청자와의 소통이 중요한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까지 타격을 입으면서, 취임 후 일방적인 프로그램 진행자 교체 및 폐지를 반복하는 박민 사장 사퇴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김신영씨 하차 소식이 알려진 4일 이후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엔 이번 MC 교체와 그 과정을 질타하는 청원이 게시되고 있다. 윤아무개씨는 “전국노래자랑 왕팬 어머니가 신영이 잘랐다고 열받아서 잠을 이루지 못하시며 나에게 무조건 글을 쓰란다. 나도 이런 거 첨(처음)해보는데 잠도 못자고 이걸 쓰고 있자니 열받는다”라며 “제발 쓸 데 없는 짓 하지 말고 다른 프로그램들이나 신경 쓰라”고 했다.

박아무개씨는 “시청자들도 보는 프로그램에 어떠한 예고도 없이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정말 무성의하다. 일방적인 하차 통보 멈추기 바란다”고 했다. 박씨는 “박민 사장이 KBS에 취임하자마자 뉴스,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 등의 진행자를 하차시키고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과 ‘홍김동전’을 폐지했다. 그 이후 ‘전국노래자랑’ MC 김신영도 하차시켰다”라고 꼬집었다.

청원을 위해 KBS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했다는 임아무개씨는 “어느 기사 제목에 보니까 ‘나이가 어려서 교체한다’라고 쓰여 있다”며 “KBS가 국민의 방송이라고 하면서 이렇게 진행자를 멋대로 막무가내로 바꿀 수 있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박민 사장을 두고 “이런 식으로 하려면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청원도 올라왔다. 김아무개씨는 “전국노래자랑은 다른 예능 프로그램과 다르다. MC를 이유도 없이 교체한다면 누가 볼까”라면서 “KBS는 개인의 방송이 아니다. 공영방송이다. 박민 사장은 왜 시청자와 소통을 안 하고 무대뽀로 밀어붙이나”라고 지적했다.

‘전국노래자랑’은 국내 최장수 예능 프로그램이자 공영방송 KBS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1988년부터 34년간 MC를 맡은 고 송해씨는 2022년 4월 ‘최고령 TV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되기도 했다.

고인 후임자 물색에 고심하던 KBS는 2022년 8월 김신영 MC발탁 소식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며 김씨의 유튜브 라이브도 진행했고, 첫 방송은 그로부터 약 두 달 뒤인 10월16일 방영됐다. 김씨는 당시 라이브 방송에서 “송해 선생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전국노래자랑’은 그동안 나와준 국민 여러분이 만들었기 때문에 모든 것에 흡수돼서 배워가는 것 자체가 ‘전국노래자랑’ MC”라고 밝힌 바 있다.

반면 이번 MC 교체의 경우 KBS 측이 지난주 김씨에게 3월9일이 마지막 녹화라면서 하차 결정을 통보했고, 당장 이달 31일(12일 녹화)부터 새 MC 남희석씨가 진행하는 방송이 예정되는 등 급박하게 이뤄졌다. 김씨 하차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이를 시인한 KBS 사측은 지금까지 그 배경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 측이 “젊은 여자 MC는 (프로그램 특성에) 맞지 않는다”는 KBS 내부 의견을 들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후임 MC 남씨의 특정 정당 지지 발언 등이 주목을 받는 등 관련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