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기념 관련 정부 홍보물이 잇달아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어 도마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연설을 했다. 그런데 뒷배경에 ‘자유를 향한 위대한 여정, 대한민국 만세’라는 문구, 앞 세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자위대’라는 단어가 돼버리면서 논란이 됐다. 일제에 항거한 3·1절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일본의 군대인 ‘자위대’라는 말이 완성되는 상황에 인터넷에서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한일 양국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신뢰를 쌓아가고 역사가 남긴 어려운 과제들을 함께 풀어나간다면, 한일관계의 더 밝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의 협력관계를 강조한 연설 내용도 ‘자위대’ 논란과 함께 회자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독도 야욕을 감추지 않는 일본에 다시 한번 구애를 보냈다”며 “뒤통수 때릴 생각뿐인 일본 정부에 보내는 윤석열 대통령의 끝없는 구애는 낯부끄럽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행정안전부가 SNS 공식 계정에 3·1 운동과 관련해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설명을 했다 게시물을 삭제하는 일도 벌어졌다.

행정안전부는 “3·1절을 맞아 방문하기 좋은 뜻깊은 명소를 추천한다”고 한 게시물에서 “3·1운동이란 1919년 3월 1일,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대규모 항일 독립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상하이가 아니고 하얼빈이라고?’라며 뒤죽박죽 사실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커뮤니티에선 행정안전부가 챗GPT 쓰는 게 아니냐는 조롱성 비난까지 나왔다.

▲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행사. 연설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뒷배경의 문구 앞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자위대'가 된다.
▲ 1일 서울 중구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 행사. 연설을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뒷배경의 문구 앞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자위대'가 된다.

JTBC는 <[단독] 만주서 시작? 행안부 3·1운동 설명, 도대체 무슨 말?> 보도에서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이라는 문구에 대해 “3·1운동은 민족 대표 33인이 1919년 3월 1일 서울 종로에 모여 '기미독립선언서'를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앞서 만주에서 항일 독립운동지도자들이 ‘대한독립선언서’를 발표하긴 했는데, 행안부의 설명은 어떤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이 기폭제가 돼서 그해 4월 중국 상하이에서 수립됐다”며 행안부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는 해당 게시물을 SNS에서 삭제한 상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3·1운동이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대규모 항일 독립운동?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3·1절 기념식 배경 글귀, 머리글자를 세로로 읽으면 ‘자위대’”라고 쓰고 “윤석열 정부가 하는 일 보면 정말 어질어질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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