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공천 문제를 두고 이재명 대표가 언론이 상대선수로 공격한다고 하자 일부 언론인이 “지지층만 보지 말고 좀 넓게 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열린 직장인 정책간담회 참석 뒤 백브리핑에 돌연 언론을 두고 심판 역할을 하지 않고 상대 선수로 공격하거나 상대 편을 든다고 문제 삼았다.

이에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을 맡고 있는 박성태 전 JTBC 앵커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오늘 이재명 대표가 그런 얘기를 했어요. ‘언론이 이 공천을 부당하게 프레임을 잡아서 지금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며 “이재명 대표에게 말씀을 드리면 사실은 열성 지지층만 보고 하고 (선거 지휘를 하는데) 그분들만 투표하는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박 전 앵커는 “선거는 중도층의 표심을 가져가야 된다”며 “좀 넓게 보시라”고 쓴소리했다. 박 전 앵커는 “최근 민주당의 모습은 중도층에 떨어져 보이기 때문”이라며 “걱정된다. 걱정이 많다”고 했다.

윤정호 TV조선 ‘뉴스9’ 앵커도 이날 저녁 메인뉴스 앵커멘트에서 “이재명 대표는 언론이 민주당의 공천 잡음만 부각시킨다며 언론 탓을 했습니다만, 지도부 사퇴에 탈당에 실제로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공천 파열음이 심상치가 않다”고 말했다.

성장경 MBC ‘뉴스데스크’ 앵커는 이날 메인뉴스 앵커멘트에서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 또 그 반발에 대한 비판이 날카롭게 오간다”며 “민주당의 단합을 강조한 말인 ‘명문정당’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을 향해 “언론인 여러분 공천받으면 친명되어버리고 공천 탈락하거나 이러면 반명 비명 분류하는 것 자제해달라”며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해야지, 심판의 역할을 해야지, 상대선수가 되어 공격할 뿐만 아니라 사실을 왜곡해서 상대편을 들어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내 공천으로 인한 후유증이나 혼란은 국민의힘이 훨씬 더 심한데, 왜 그쪽은 조용한 공천이라는 둥 엄호를 하면서 민주당 공천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엉터리 왜곡을 하느냐”며 “물론 대부분의 언론은 그러지 않으나 일부 그런 게 많이 눈에 띈다는 말씀 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장에서도 터져나온 여론조사 책임자 사퇴 요구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어떤 후보가 경쟁력있는지 반복 조사하는 것은 선거의 가장 기본이고, 정당의 일상적 활동의 일부인데, 조사했다고 문제삼으면 정당활동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현역 의원 있는데, 왜 뺀 경쟁력 조사했느냐는 부분은 … 모든 조사에 현역의원 넣고 조사해야 하는 법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나를 왜 가상 대결에서 뺐느냐’는 그런 불평을 가질 수 있다고 보지만 조사는 조사일 뿐”이라며 “그것도 본인이 서운할 수 있어서 그 얘기 나온 이후 그런 조사조차도 안하고 있다. 내부 판단을 위한 조사라 경선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관련 지어서 관련성 있는 것처럼, 당무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특히 이 대표는 “우리 국민들이 쉽게 현혹될 만큼 시민의식이 낮지 않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탈당사태를 두고도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거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해져 있는 규칙 속에 경쟁하다가 ‘불리해’, ‘이기기 어려워’라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건 자유이나 그게 마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