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의 심상정 녹색정의당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고양갑에서 민주당과 단일화 협상을 거부했다. 고양갑 지역구에서 3선을 한 제3당 정치인으로서 인위적인 단일 후보 조정은 지역구 주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기 때문에 연대 협상 지역에서 제외해달라는 취지다.

실제 지난 20대와 21대 총선에서 심 의원은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 없이 민주당, 국민의힘 후보와 3파전에서 승리한 바 있다. 21대 총선 결과는 심상정 의원 5만6516표(39.3%), 이경환 후보(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4만7003표(32.7%), 문명순 후보(민주당) 3만9268표(21.36%)였다. 20대 총선에선 심상정 의원 7만1043표(52.97%), 손범규 후보 4만9356표(36.8%, 새누리당/ 현 국민의힘), 박준 후보 1만1726표(8.74%, 민주당) 순이었다. 

심상정 의원이 이 지역에서 처음 당선된 19대 땐 고양시 덕양구갑 선거구였다. 통합진보당 후보였던 심 의원은 이때 야권단일화를 이뤄 4만3928표(49.37%)를 받았고,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는 4만3758표(49.18%), 국민행복당 송재은 후보가 1274표(1.43%)를 얻어 170표 차로 간신히 승리했다.

심상정 의원은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백브리핑에서 “저희 녹색정의당이 숙고를 거듭한 끝에 지난 주말에 총선 연대 방침을 확정했는데, 우리의 결정은 외롭고 의로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역 연대와 관련해서 그동안 언론에서 그 첫 번째 대상 지역으로 제 지역구인 고양시 갑 지역구가 많이 거론돼 왔다.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가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릴 필요가 있어서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양당에 적을 둔 적이 없는 정치인이 동일 지역에서 3선을 한 사례는 아마 제가 처음이라고 들었다. 그만큼 제가 소속된 당을 넘어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또 그만큼 책임도 크다고 늘 생각하면서 정치를 해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지난 12년 동안 우리 지역구 주민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서 제3의 선택을 해오셨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저희 지역구의 후보에 어떤 인위적인 조정을 하는 것은 지역구 주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지난 16년간 정치활동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 그런 겸허한 자세로 이번 총선에 임하고자 한다”고 단일화 협상 거부 배경을 설명했다.

심상정 의원은 “돌이켜보면 우리 소수정당의 후보들에게 험지 아닌 곳이 없고 또 늘 선거 결과는 위태롭다”며 “최선을 다해 경쟁을 통해 반드시 승리해 윤석열 정권 퇴행을 저지하고 또 보다 근본적인 정치개혁의 길을 열어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기자가 “당선 확률 측면에서는 선거연합을 하면 올라간 측면이 있는데, 정의당이 지역구 5선 의원을 갖게 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묻자, 심 의원은 “선거 전망은 누가 예단할 수 있겠나? 많이 어렵다. 한 번도 쉬운 적이 없었고 돌이켜보면 지난 총선 때도 총선 투표 한 달 전에 제가 여론조사에서 3등 나왔습니다만 막판에 한 1만 표 정도로 이긴 바가 있다”고 답했다.

또 “전국에서 그 어느 지역 유권자보다도 투표할 때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분들이 바로 우리 지역구 주민들이 아니신가 그렇게 생각한다”며 “남은 기간 동안 16년 저의 정치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드리고 앞으로 저의 계획과 의지에 대해서 주민들께 정성껏 말씀을 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후보가 같이 나오면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것도 다 염두에 두신 거냐?”는 질문엔 “제가 지역구 3선 하면서 네 번 도전해서 한 번 지고 세 번 당선됐는데, 늘 그런 위험성은 상존하지만 그 환경에서 제가 3선을 했다. 저는 우리 유권자들께서 지혜롭게 판단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영상엔 심상정 의원의 백브리핑 전체 내용이 담겨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