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사옥. ⓒ연합뉴스 
▲채널A 사옥. ⓒ연합뉴스 

하태원 채널A 부국장이 퇴사 후 이틀 만에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채널A는 지난 11일 하태원 보도제작팀장(부국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하태원 비서관은 지난 13일부터 대통령실로 출근했다.

하태원 비서관은 14일 미디어오늘에 “좀 더 다른 세상에서, 공직에서 제가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입신양명이나 자리를 탐하는 차원에서 결정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 안보나 국익을 위하는 일은 당리당략을 떠나야 한다는 초심을 갖겠다고 강조했다. 하태원 비서관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감히 생각했다”며 “보수언론 출신이니까 보수정권에 들어갔다고 비판하실 분도 있으실 것 같다. 그러나 외교 안보나 국익을 위하는 일은 당리당략을 떠나서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고, 초심을 잃지 않고 일하겠다”고 밝혔다.

하 비서관은 해외홍보비서관과 외신대변인을 겸직한 강인선 전 조선일보 부국장의 후임이다. 강 전 부국장은 지난 1월 외교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 전 부국장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3월18일까지 칼럼을 쓰고 사흘 만에 외신대변인으로 직행했다.

▲2011년 6월6일 동아일보 칼럼.
▲2011년 6월6일 동아일보 칼럼.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하 비서관은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후임자를 찾았는데, 오래 비워둘 수 없는 측면이 있어서 바쁘게 진행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저널리즘 윤리에 맞지 않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비판은 받을 수밖에 없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 비서관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다. 이후 정치부를 거쳐 국제부에 몸담았다. 2009년 워싱턴특파원, 해외특파원 등을 다녀온 뒤 논설위원까지 했다. 2015년 채널A 보도본부 정치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국제부장, 보도제작팀장 등을 했다.

그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일관된 외교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하 비서관은 2011년 6월 당시 해외특파원 시절 <한국 외교정책의 연속성 살리려면> 칼럼에서 “왜 한국의 외교안보정책은 정권의 교체에 따라 출렁거릴까. 워싱턴에서 만난 한 인사는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사이에 존재하는 북한을 바라보는 현격한 인식의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한 한국에는 두 개의 전혀 상반된 대북정책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썼다.

칼럼은 “외교안보정책의 일관성을 요구하는 전제는 국민의 대다수가 공감하는 국가이익의 존재”라며 “국정운영의 철학이 다르다 해도 대외정책에서만큼은 하나의 조율된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국익을 위해 봉사한 공복(公僕)에게 정책 추진의 책임을 묻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북한을 다루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하 비서관은 구성원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하며 청춘을 보냈던 광화문 십자로를 이제는 떠나야 하는 시간이다. 저를 규정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동아일보와 채널A를 통해 일어났으니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의 흔적을 이제는 뒤로해야 하나 보다”라며 “이제 새로운 길을 걸어가려 한다. 동아의 가르침을 잘 새기겠다. 어디선가 저를 만날 때 또 한 번 반갑게 맞아주신다면 너무 감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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