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KBS와 신년대담에서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을 받은 배경과 관련해 “사저에 있으면서 그런 것을 검색하는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다”고 언급해 논란이다. 여기서 ‘그런 것’은 몰래카메라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경호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아 촬영을 막을 수 없었다는 뜻이냐며 뇌물을 받아도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밤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앵커의 김 여사 ‘파우치’ 질문에 “용산 관저에 들어가기 전 일인데, 서초동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6개월 가량 살다가 용산 관저에 들어갔는데, 제 아내 사무실이 그 지하에 있었다”며 “그런 것을 검색하는 검색기를 설치할 수가 없었고, 지금은 다 돼 있으나 설치하면 복도가 막혀가지고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그래서 관저에 있지 않고 사저에 있으면서 지하 사무실도 있다고 하다 보니 자꾸 오겠다고 하니 그걸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이고 아쉽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정치공작이라는 여당 주장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시계에다 이런 몰카까지 들고 와서 이런 걸 했기 때문에 공작”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밤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앵커의 김건희 여사 파우치 질문에 사저에 있을 때 그거(촬영장비)를 검색하는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다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특별대담 영상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밤 KBS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박장범 앵커의 김건희 여사 파우치 질문에 사저에 있을 때 그거(촬영장비)를 검색하는 검색기를 설치할 수 없었다는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KBS 특별대담 영상 갈무리

이를 두고 JTBC는 8일 뉴스룸 <갈증 남기고 끝난 ‘윤 대통령 대담’>에서 “검색기가 있었더라면 몰카를 걸러낼 수 있었다는 취지로 풀이되는데 논란의 핵심인 명품백을 받았다는 지적을 피해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피해자 코스프레 그만두고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정치공작이고 몰카라고 규정하고, 취임 초기라 경호 시스템이 완전하지 않아 촬영을 막을 수 없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면서 “황당한 변명”이라고 해석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뇌물을 받아도 영상에 찍히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말이냐”며 “공직자나 그 배우자가 뇌물을 받아도 걸리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사법 정의와 국민 상식을 거부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궤변에 아연실색하다”며 “김 여사가 떳떳하다면 국민앞에 서서 피해자라고 왜 당당하게 말하지 못하느냐”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의 본질은 촬영 여부가 아니라 왜 영부인이 자택 자신의 사무실에서 고가의 명품백을 받아 챙겼는가이다”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수사를 수용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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