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가 이선균 배우 마약 관련 보도를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해 11월 23일 <이선균 마약 스캔들…女실장&해커 채팅·통화내용 단독 입수>를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실화탐사대 다시보기 서비스를 보면 해당회는 삭제됐다.실화탐사대는 이선균 배우가 협박을 당하고 있다는 정황을 제시하며 A씨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외 A씨와 이선균 배우의 문자메시지도 공개했다. 경찰이 제공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2차 체모 정밀 감정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문화예술인들이 이선균의 사생활 관련 녹취를 공개한 KBS 보도에 대해 삭제를 요구한 가운데 다른 지상파 방송 보도가 삭제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실화탐사대 이선균편 방송은 지난 18일 KBS 시청자위원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회의록을 보면 김소형 부위원장(성균관대 미디어문화융합대학원 초빙교수)이 “이씨의 죽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유는 단순한 자살이 아니라, 경찰과 언론의 사회적 타살로 비판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씨에 대한 범죄자 낙인찍기에 대해 KBS가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는 사회적 지적 한가운데에 지난해 11월24일 ‘뉴스9’의 단독 보도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성진 KBS 방송주간은 “이 자리에서 다른 언론을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지만 다른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했는지 참고해달라”며 “문화방송이 ‘실화탐사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다뤘는지 한번 비교해달라”고 답했다. KBS는 자사 녹취록 보도가 정당한 보도였고 이선균 배우 사망 시점으로부터 한 달 간격이 있다며 보도를 향한 비판이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SBS "[단독] 이선균 협박, 수면제 + 사적 만남이 빌미 됐다?" 보도가 삭제돼 있는 모습.
▲SBS "[단독] 이선균 협박, 수면제 + 사적 만남이 빌미 됐다?" 보도가 삭제돼 있는 모습.

SBS도 이선균 배우의 마약 관련 보도를 삭제했다. SBS는 지난해 10월 24일 <[단독] 이선균 협박, 수면제 + 사적 만남이 빌미 됐다?>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현재 SBS 홈페이지에서 관련 기사를 클릭하면 “기사 내용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뜬다. 포털에서 해당 기사를 검색하면 “언론사의 요청으로 삭제된 기사”로 나온다. 해당 보도는 이선균을 A씨가 협박할 수 있었던 이유와 함께 이선균과 A씨의 관계를 암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상파 방송의 이선균 배우 마약 관련 보도를 분석한 박영선 민생경제연구소 언론특위위원장은 “지상파 방송사가 단독으로 보도해놓고 현재 삭제한 상태인데, 이에 대한 공지나 사과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박영선 위원장은 “문제적 보도에 대해 언론사 내부 논의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피의사실유포는 공권력 행위자와 언론이 단독 보도를 통해 공동으로 한 배를 타고 있다. 이선균 배우 문제 보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으려면 더 이상 죽이지 말라는 응답에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사문화된 피의사실공표죄를 개정해 실효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언론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편 54개 언론사 대상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8일 경기신문 <[단독] 톱스타 L씨, 마약 혐의로 내사중> 첫 보도 이후 이선균이 사망하고 1월 28일까지 4322건의 보도가 나왔다. 지난해 10월 19일부터 12월 27일 이선균 배우가 사망하기까지 2808건, 사망 이후 1월 28일까지 1514건으로 하루 평균 43건이었다. 포털 네이버 검색 기준 인터넷 매체를 포함시키면 69일 동안 1만 418건의 기사가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50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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