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주최 기자회견 등에서 참가자와 기자 등을 물리력으로 퇴거시킨 것을 두고 “납득할 수도, 용인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극악한 폭력”이라는 정치권 반응이 나왔다. 현장을 지휘한 고객안전지원센터장을 직위해제시키라는 요구도 있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28일 서면 브리핑에서 “(서울교통공사가) 공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이 무법천지 불법현장을 취재하려는 기자들마저 강제로 끌어내고 있다”며 “2024년 대한민국이 맞나. 우리 대한민국, 민주주의 국가가 맞긴 하는 건가”라고 물었다.

홍 대변인은 “현장을 지휘한다는 서울교통공사 고객안전지원센터 최영도 센터장의 행태는 도저히 납득할 수도, 용인할 수도, 용서할 수도 없는 극악한 폭력”이라고 했다. 최 센터장이 기자 명함을 제시한 이들에게 ‘기자야? 명함 내놔 봐’ ‘이게 무슨 기자야’라며 퇴거시킨 데 대해선 “불법 폭력 행태는 거꾸로 서울교통공사에서 일상적으로 자행해왔던 셈”이라고 했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전장연이 주최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해고 철회 및 복직 투쟁' 기자회견에 앞서 언론인과 활동가들이 공사에 의해 강제 퇴거를 당했다. 사진=여미애 기자 제공
▲지난 24일 오후 서울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전장연이 주최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해고 철회 및 복직 투쟁' 기자회견에 앞서 언론인과 활동가들이 공사에 의해 강제 퇴거를 당했다. 사진=여미애 기자 제공

홍 대변인은 “애시당초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시민의 지하철 탑승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 당연한 일 아닌가. 기자회견 또한 신고나 허가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모든 시민권이 지금 현재 땅 밑 지하철 역사에서는 철저하게 짓밟히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전면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와 경찰의 두터운 방조와 비호 속에 말이다”라고 했다.

홍 대변인은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관련된 모든 이들에게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당장 최영도 센터장부터 즉각 직위해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서 그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고객의 한 사람으로서 '고객안전지원센터장'이라는 그의 직책부터가 무척 모욕스럽다”고 밝혔다.

전장연 기자회견 현장에서의 참가자 폭력 진압 논란을 불러온 서울교통공사는 지난 22일 서울지하철 혜화역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3주기’ 시위를 취재하던 비마이너, 경향신문 기자를 강제퇴거시켰다. 24일 시청역에서 열린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해고 철회 및 복직투쟁’ 기자회견장에서도 레디앙 기자와 다큐멘터리 감독 등이 현장에서 쫓겨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이런 조치가 언론 탄압이라는 지적에 “기자들의 취재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으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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