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 KBS 사장 취임 이후 <더라이브> 등 뉴스 시사프로그램 결방 후 폐지, 앵커 교체, 땡윤 뉴스 부활 조짐이 나타나자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수신료 폐지하라’, ‘수신료 거부하겠다’는 글들이 등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브이로그가 된 KBS를 돈 주고 볼 이유 없다’며 박민 사장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윤석열 대통령의 자승자박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수신료 분리징수나 수신료 거부운동에 동의하거나 부추기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20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을 보면, 한아무개는 지난 18일 ‘수신료를 폐지하라’(동의 61명)는 글에서 “박민 사장 밑에서 이루어진 더라이브 등의 폐지에 화가 나네요. 저 KBS 안 볼랍니다”며 “수신료 거부한다”고 썼다.

최아무개도 같은 날 올린 ‘땡윤 뉴스 만든 박민 사장은 사퇴해라’(동의 101명)는 글에서 “9시뉴스 이소정 앵커 갑자가 하차시키고 박장범씨 앵커 자리에 앉히고 더라이브 폐지, 윤석열 대통령 첫 보도하고 행정시스템마비 때 4번째 보도하고 정권 입맛 따라 그렇게 하느냐”며 “참 어이가 없고 수신료 내야할지를 모르겠다. 정권 눈치보는 박민사장 사퇴해라. 만약 사퇴 안 하면 수신료 거부운동한다”고 썼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지난 18일 올라온 박민 사장 사퇴 안할 시 수신료 거부운동하겠다는 글. 사진=KBS 시청자청원 갈무리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지난 18일 올라온 박민 사장 사퇴 안할 시 수신료 거부운동하겠다는 글. 사진=KBS 시청자청원 갈무리

이아무개도 지난 16일 쓴 ‘더라이브 재개안하면 수신료 납부 거부할 것임’(동의 90명)이라는 글에서 “KBS에서 보는 것이 9시 뉴스하고, 더라이브인데 왜 당신들 마음대로 앵커 바꾸고, 폐지하는데 이제 땡뉴스 안 볼거고 다만 더라이브를 재개안하면 KBS에 수신료를 부담할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수신료를 안낼 것”이라고 밝혔다. 임아무개도 15일 올린 ‘더 라이브 정상화 시키세요!’라는 글에서 “시청자가 우습고 우둔해 보이느냐”며 “이런 식으로 하면 수신료 안 내고 안 본다. 방송국 운영 맘대로 하고 싶으면 수신료 받지말라”고 썼다.

곽아무개는 15일 쓴 ‘박민 낙하산 사장은 자진 사퇴하라’(동의 617명)에서 “(박민 사장이) 물러나든지 수신료 돌려주던지 해야” 한다며 “당장 사퇴하라 국민들이 무섭지 않나”라고 썼다. 박아무개도 같은날 ‘땡전 뉴스 아니 땡윤 뉴스를 보는 날이 가까워 지는 것 같다’(동의 48명)에서 “정권 얼마 남지 않았다”며 “수신료 안내겠다”고 썼다.

이 같은 수신료 납부 거부 의사가 KBS 시청자청원란에 공개적으로 표출되자 민주당도 비판에 나섰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들불처럼 일어난 수신료 보이콧, 국민은 ‘대통령 브이로그’를 돈 주고 볼 이유가 없다‘는 제목의 브리핑에서 “‘공영방송 테러리스트’ 박민 사장의 취임 이후 정권의 나팔수로 변질된 KBS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지난 16일 올라온 더라이브 재개 안할 시 수신료 거부운동하겠다는 글. 사진=KBS 시청자청원 갈무리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지난 16일 올라온 더라이브 재개 안할 시 수신료 거부운동하겠다는 글. 사진=KBS 시청자청원 갈무리

최 대변인은 “많은 국민께서 ‘대통령 브이로그’로 전락한 KBS 보도에 더 이상 수신료를 납부할 이유가 없다며 보이콧에 나서고 있다”며 “수신료를 인질로 KBS를 옥죄던 윤석열 정권의 행태가 자승자박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수신료 보이콧 운동과 시청자 청원은 KBS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께서 박민 사장에게 보낸 해고 통보라고 규정했다.

최 대변인은 “정권에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인기 프로그램을 야밤에 폐지하고, 앵커를 교체하는 등 박민 KBS 사장 스스로 수신료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렸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안물안궁’(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의 약어)인 대통령 브이로그를 수신료까지 내면서 보느니, 차라리 그 돈으로 OTT를 하나 더 구독하겠다는 것이 국민의 정서”라고 지적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KBS 수신료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수신료를 인질로 KBS를 옥죄던 윤석열 정권의 자승자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2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KBS 수신료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수신료를 인질로 KBS를 옥죄던 윤석열 정권의 자승자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국회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그러나 최 대변인은 민주당이 수신료 보이콧에 동참하거나 부추긴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나 수신료 납부 거부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여전히 수신료 분리징수가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수신료 보이콧이라는 수단 자체에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 … 그에 대해 논평한 게 아니라 현상에 대해서만 논평한 것이고, 이렇게(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것을 저희가 말하기엔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이런 현상을 박민 사장이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지금 행태를 고치거나 물러나는 게 맞는다는 것이 국민의 판단이고 목소리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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