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강의영 편집총국장이 17일 사의를 표했다. 강 총국장은 편집총국 기자들의 중간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단체협약에 따라 15~17일 편집총국 산하 기자직 사원의 총국장 신임투표를 진행한 결과, 불신임이 투표수 331명 중 과반인 198명(59.8%)으로 집계돼 신임안이 부결됐다고 이날 저녁 밝혔다. 찬성 표는 133명(40.2%)이었다. 재적인원 523명 중 331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63.3%였다.

강 총국장은 결과 발표 뒤 사내 게시판에 글을 올려 “신임투표에서 나타난 구성원들의 총의를 겸허하게 수용한다. 불신임을 받은 만큼 이만 물러나겠다”며 “내 뜻은 인사권자에게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옥
▲연합뉴스 사옥

연합뉴스에서 편집총국장이 중간평가에서 불신임을 받은 사례는 2013년 송현승 사장 당시 이선근 편집총국장(불신임 56.5%) 이후 10년 만이다.

연합뉴스 구성원들은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인 한편, 이번 결과가 편집총국장을 넘어 경영진을 향한 불신임 여론을 드러냈다고 본다.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성명을 내 ‘경영진이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라’고 요구했다.

연합뉴스지부는 17일 불신임 결과를 두고 “당연한 결과다. 강의영 편집총국장 체제 아래 연합뉴스에서는 공정보도가 후퇴했다. 근무 여건이 퇴행했다. 그리고 편집국 간부의 성희롱 사건이 줄줄이 터졌다”고 했다. 강 총국장이 지난 3월 임명 당시 △권력 편향적이지 않은 공정보도 △성희롱과 괴롭힘 무관용 등을 공약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연합뉴스지부는 “기자들의 총의가 결국 총국장이 아닌 경영진을 가리키고 있다”며 “결단의 시간”이라고 했다.

지부는 경영진을 겨냥해 “이날의 결과가 평생 이마에 주홍글씨로 남을 것이다. 이들 일당이 경영을 맡은 이후 연합뉴스 직원은 졸지에 망한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 됐다”고 했다. 이어 “연합뉴스는 구독료 278억 원을 잃고도 정부에 입 뻥긋 못하는 언론사가 됐다. 10여년 한 몸처럼 일군 자회사를 거의 아무런 저항 없이 뺏길 판에 몰리는 회사가 됐다. 직원 실질임금이 해마다 깎이는 회사, 성희롱 가해자 간부를 끝까지 감싸도는 회사가 됐다”며 “성기홍(대표이사), 정천기, 박상현, 김현준(이상 상무이사)이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