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균 YTN 대표이사 사장이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하루아침에 다른 유사 언론, 경영이 안 좋아진 언론처럼 쉽게 무릎을 꿇진 않을 것”이라며 유진그룹의 대주주 등극 후에도 공정방송을 지켜내겠다고 선언했다.

우장균 사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시청자위원회 회의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YTN 구성원을 대표하는 사장으로서 지분 매각 과정에 좀 더 용기 있게 능동적으로 경영진이 대처했으면 하는 바람 있는 거 잘 알고 있다”며 “(시청자)위원님께서 (언론사 측면에서) 좀 아쉬운 부분들을 지적해줬다. 충분히 공감하고 더 용기를 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 YTN 사옥. 사진=YTN 홈페이지
▲ YTN 사옥. 사진=YTN 홈페이지

우장균 사장은 유진그룹 인수대금이 적지 않은 돈이라고 평가했다. 유진그룹이 써낸 인수대금은 3199억 원이다. 우 사장은 “헐값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헐값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지분 30%에) 3200억 원을 썼으면 시가총액은 1조 1,000억이 되는 것이다. SBS 시가총액이 약 5~6000억 원”이라고 했다.

우장균 사장은 “(YTN 지분 매각은) 최근 5년, 10년 이상 연속 흑자를 내면서 경영이 잘 돼서 유보금이 1,400억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보면 정부도 논리가 있다”며 “공기업이 (YTN 지분을) 가진 거는 온당치 않다고 또 생각하는 분들도 꽤 많이 있다. 그런 논리로 이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YTN은 지난 30년 동안 해온 역사가 있다. 그 역사를 믿는다”며 “하루아침에 다른 유사 언론, 경영이 안 좋아진 언론처럼 쉽게 무릎을 꿇진 않을 것이다. 지배 구조가 변경된다고 할지라도 (구성원들은)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시청자위원들이 지금까지처럼 응원, 용기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서 더욱 공정방송에 매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장균 사장은 YTN이 지분매각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을 높이 평가했다. YTN은 지난달 23일 유진그룹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자 입장문을 내고 “구성원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면밀히 대응해 나가겠다. 부당한 외부의 간섭과 압력을 막고 방송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오랜 세월 쌓아온 제도와 시스템도 흔들리지 않도록 더 굳건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우장균 사장은 “올해 수많은 M&A가 있었지만, 회사가 성명서 형식으로 입장을 낸 곳은 1000에 하나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서울신문이 호반건설과의 매각을 통해서 했었을 때도(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지분이 호반건설에 매각됐을 때도) 회사 차원에서의 입장은 나오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 입장을 낼 것이냐, 말 것이냐에 있어서 주요 임원들의 찬반양론이 있었을 때 (내가)입장을 내자고 결정했다”고 했다.

김현식 시청자위원(민주언론시민연합 미디어위원)은 “지난 30년 동안 YTN 공공성을 담보해왔던 공적 지배 구조가 사실상 벼랑 끝에서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런 엄중한 시국에 시청자위원으로서 어깨가 상당히 무겁다”며 “YTN이 보도전문채널로서 그리고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수용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버팀목 역할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오경진 시청자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작년부터 정부 주도에 의한 민영화 움직임, 그리고 지난 10월 23일에 있었던 주식 통매각 등 YTN이 엄중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공영방송 민영화는 보도전문채널의 핵심 목표인 공정한 보도 그리고 시청자 알권리에 직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런 의미에서 YTN이 그동안 자사의 주식 매각에 관련된 보도를 이해당사자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고 또 내부 목소리를 꾸준히 전달하려는 시도 자체는 지지와 격려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오 위원은 “추후 최대 주주 심사 승인까지도 공영방송의 가치라는 관점에서 더욱 시민의 목소리를 포함한 심층적인 보도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투권 보도국장은 “향후 방통위 심사도 있어서 공익적 측면·뉴스성 측면에서 우리 일이어서가 아니라 매각 과정, 방통위 심사, 중대성을 인식하고 상황을 주시하면서 보도해나가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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