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위협받는 동물권 관련 유튜브 영상을 삭제 지시한 SBS 제작 책임자측이 ‘민감한 아이템’인데 사전보고가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영상이 채널의 성격과 맞지 않는 아이템이었다고도 주장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8일 발행한 노보에 지난달 25일 열린 올해 3분기 제작편성위원회(제작편성위) 회의 내용을 실었다. 제작 실무자 측에서는 류란 언론노조 SBS본부 공정방송실천위원장, 유혜승 SBS본부 사무처장, 황성준 시사교양본부 평PD협의회장 등이, 제작 책임자 측에서는 박기홍 시사교양본부장, 박상욱 시사교양국장, 주시평 동물농장제작사업팀장이 참석했다.

▲ 2023년 9월15일 오전 8시 업로드된 '애니멀봐' '발뉴스' 영상.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 2023년 9월15일 오전 8시 업로드된 '애니멀봐' '발뉴스' 영상.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제작편성위에선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 콘텐츠 삭제 논란이 다뤄졌다. SBS <TV 동물농장> 제작진이 만드는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는 지난 9월15일 오전 8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바다에서 살아가는 해양동물들의 권리가 위협받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발뉴스’ 영상을 올렸다. 하지만 영상은 약 1시간 후 돌연 비공개 처리됐다. 삭제된 영상의 행방을 묻는 시청자 댓글이 이어졌지만 채널 차원의 조치는 없었다. 

해당 영상의 삭제는 <애니멀봐> 콘텐츠를 총괄하는 시사교양본부 시사교양 국장과 교양 CP가 협의 과정 없이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에 영상에 출연했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측은 SBS가 정권의 눈치를 보고 영상을 삭제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제작편성위에 참석한 제작 책임자 측은 채널의 성격과 맞지 않는 아이템이었음에도 CP에게 사전 보고되지 않았다며, 해당 팀장 동의 하에 영상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실무자 측은 동물의 시선에서 인간 세상의 뉴스를 다룬다는 기획 의도에 들어맞는 아이템이며 그동안 <애니멀봐> 콘텐츠는 예외 없이 팀장 선에서 제작을 마무리해 왔다고 반박했다. 

▲ 삭제된 영상의 행방을 묻는 유튜브 영상 댓글들 갈무리.
▲ 삭제된 영상의 행방을 묻는 유튜브 영상 댓글들 갈무리.

책임자 측은 ‘이번처럼 민감한 아이템은 사전 보고가 상식’이라고도 주장했다. 반면 실무자 측은 여전히 많은 PD들이 통상의 기준으로도 제작 가능한 소재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보완 제작해 재업로드하는 방법도 있는데 숙의 없이 삭제된 점도 비판했다. 콘텐츠가 사라진 경위를 묻는 구독자들에게 사후에라도 최소한의 설명과 함께 양해를 구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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