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재향군인회 창설 행사에서도 “가짜뉴스와 허위 조작 선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재향군인회 창설 제7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호국영웅들의 피로써 지켜낸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핵 사용 협박을 노골적으로 가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향군인회는 6·25 전쟁 중이던 1952년 제대군인간 친목 도모와 권익 향상 등을 위해 창설된 단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안보리의 대북 제재를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 남침 억지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 대북 정찰자산을 축소 운용하고, 한미 연합방위훈련을 하지 않아야 평화가 보장된다는 가짜평화론이 지금 활개치고 있다”면서 “우리의 안보가 안팎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가짜뉴스와 허위 조작 선동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발언을 이어갔다.

▲2023년 10월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향군 창설 제71주년 기념식 및 전국 읍·면·동 회장 총력안보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0월4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향군 창설 제71주년 기념식 및 전국 읍·면·동 회장 총력안보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어 “자유 대한민국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진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한 뒤 “정부는 북핵 위협과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핵을 기반으로 하는 동맹으로 격상하고,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하고, 국민의 안전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기념식에 참석한 재향군인회 회원들에게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은 작년 10월 향군 창설 70주년 기념식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해 전국 각지에서 국가 안보를 지켜온 재향군인회의 노력을 치하했다”며 “대통령이 행사장에 입장하자 5000여 명의 전국 읍‧면‧동회장들은 모두 하나가 되어 안보를 지키겠다는 결의를 담아 ‘향군!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이라고 적힌 붉은 색 피켓 타월을 펼쳐 보이며 뜨거운 함성으로 대통령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연일 공식석상에서 ‘공산 전체주의 세력’ ‘가짜뉴스’ 등을 거론하며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일례로 지난 8월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같은 달 29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 대화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 조작, 선전 선동으로 자유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무회의 등 국내에서의 발언을 넘어 지난달 유엔(UN)총회, 뉴욕 디지털 비전 포럼 기조연설 등 해외 공식석상에서의 ‘가짜뉴스’ 언급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선 ‘이념’을 앞세우는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9월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0명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공산전체주의 세력’ 위험을 강조하고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8월28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이라 말한 데 대해 응답자 과반인 55.6%가 ‘적절하지 않다’(‘적절하다’ 35.8%)고 답했다. 응답률은 1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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