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해촉에 대해 방송장악을 위한 폭력적 부당 해임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연주 방통심의위원장과 이광복 부위원장에 대한 해촉안을 재가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 위원장은 내년 7월까지 임기였으나 해촉이 확정됐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3주에 걸쳐 방통심의위에 대해 회계 검사를 벌인 결과, 정 위원장과 이 부위원장 등이 업무 시간을 지키지 않았고 업무추진비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 위원장 이부영)는 18일 성명을 내고 정 위원장 해촉은 폭력적 방식으로 이뤄진 부당 해임이라고 비판했다. 동아투위는 1975년 박정희 유신정권 체제에서 자유언론실천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113명의 동아 언론인들의 단체다. 동아일보 해직기자인 정연주 위원장도 속해있다.

▲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방통심의위 제공.

동아투위는 성명에서 “방통심의위 직원들조차 정 위원장에 대한 해임을 공문과 뉴스속보를 통해 알았다고 할 정도로 전격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해임이 이뤄졌다”며 “무슨 엄청난 비리나 잘못을 저질렀기에 이렇게 군사작전하듯 민간독립기구 수장을 직원들도 모르게 자른단 말인가. 해임 사유를 보면 말 그대로 생트집이 따로 없다. 동네 깡패들도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다. 이게 나라인가, 이 사람이 대통령인가를 다시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동아투위는 “정연주 위원은 동아투위 막내 기수로 평생을 반독재민주화 투쟁과 불편부당 정론직필의 언론인으로 살아왔다”며 “113명의 동아투위 위원들은 줄기차게 이 땅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굽힘없이 싸워왔다. 대통령 윤석열이 그렇게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만큼 싸워온 데도 없다”고 했다. 

동아투위는 “정 위원장에 대한 해임은 우리 동아투위 위원 모두에 대한 해임”이라며 “동아투위는 정 위원의 부당 해임에 함께 맞설 것이다. 이 무도한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후배 언론인들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지난 17일 서면브리핑에서 정 위원장 해촉에 대해 “도대체 몇 명째인가? 방송장악을 가로막을 걸림돌은 모조리 제거하겠다는 대통령의 폭주”라며 “헌법이고 법률이고 윤 대통령에게는 하등 필요 없다. 법치를 외치는 대통령에 의해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보며 할 말을 잃는다”고 했다. 

한 대변인은 “국정은 연일 사고인데 오직 방송장악에만 골몰하는 대통령을 보며 기도 차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의 오만과 일방독주는 차곡차곡 업보로 쌓이고 있다. 5년짜리 정권이 겁이 없어도 너무 없다.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파괴하려는 윤석열 정권에 온몸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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