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31일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이동관 그분을 방통위원장에 임명하려는 것은 KBS, MBC, YTN 등 공영 언론 전반을 장악하기 위한 거라고 본다”며 “우리나라 민주주의, 언론 자유가 시간이 지나면서, 정권이 바뀌고 하면 나아져야 하는 데 그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과거 김대중 정권 이전에는 보수 정권이 계속 집권했으니까 (진보진영에서 보면) 언론이 장악과 지배를 당했다. 그런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나 문재인 정부 때도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다”며 “공영방송 지배 구조를 정치적으로 중립, 독립할 수 있게 하는 법을 박근혜 정부 말기 민주당 의원들이 대부분 발의했다. 하지만 자기들이 집권하고선 하지 않았다. 이 문제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 유승민 전 의원.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 유승민 전 의원. 사진=유승민 페이스북.

유 전 의원은 “여야가 바뀌면, 정권이 바뀌면 완전히 서로 입장을 바꾸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진보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했다고 한다면 윤 대통령으로선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기 위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나는 방송을 장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런 의지는 하나도 안 보이고 이동관이라는 사람을 보내는 건 KBS, MBC 사장을 바꾸어 정권 나팔수, 하수인 방송을 만들고 난 뒤 총선을 치르겠다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방송을 아무리 열심히 장악해도 대선에서 지고 총선도 지고 그런다. 국민은 그만큼 꿰뚫어 본다”며 “MBC, KBS가 진짜 정권 하수인, 나팔수가 되어 편파방송을 하는지 안 하는지 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이동관 내정자가 영국 BBC, 일본 NHK 이야기를 하는데 정말 웃었다”라며 “이 양반이 지금 방송 장악하러 온 사람인데 무슨 영국 BBC고 일본 NHK냐. 진짜 그렇게 (공정한 방송을) 할 의지가 있으면 이렇게 지명을 안 했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이 순간부터라도 한국 공영방송이 정말 어떻게 가야 하는지 좀더 생각해보시라. 모든 걸 장악하고 탱크로 밀듯 그냥 밀고 나가기 전에…. 그런 말씀 안 듣겠지만 드리고 싶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반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여당 측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 분야 국정과제를 추진할 적임자”라며 “이동관 특보는 언론계 중진이지 않나. 풍부한 지식과 경험 그리고 다양한 인간관계, 네트워킹, 리더십, 추진력 등 삼박자를 갖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지금 공영방송 KBS, MBC, EBS 방만 경영이 도를 넘고 있다. 또 민노총 노영방송이 장악을 해 공영방송 공정성, 경쟁력이 완전히 저하돼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개선하고 또 세계 여러 방송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선진 방송 환경을 조성하는 데 누가 적임자냐, 이런 차원에서 (이동관 후보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이 밖에도 가짜뉴스와의 전쟁에 전 세계가 돌입하고 있는데 이에 관한 적임자 역시 이동관”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 후보의 언론 장악 의혹에 관해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이명박 정부가 언론에 행한 여러 조치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잘못) 행한 것이 훨씬 심하다. 몇 배 심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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