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손흥민에 이어 올해 이강인, 조규성 경기도 유료 OTT로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쿠팡플레이가 올해 들어 ‘웨이브’를 누르고 토종 OTT 업계 2위에 오른 가운데 인기 스포츠 중계권 독점을 통한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거란 전망이다.

쿠팡플레이는 쿠팡이 직접 주최·주관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올해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리그앙(Ligue 1)을 독점 중계한다. 쿠팡플레이 유료 회원이 돼야 이강인 선수를 영입한 파리 생제르맹(PSG) 경기 중계를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규성 선수가 소속된 덴마크 프로축구리그 수페르리가의 미트윌란 FC 경기 중계도 쿠팡플레이가 독점했다.

이처럼 스포츠 중계에 주력하고 있는 쿠팡플레이는 고전하는 국내 OTT 업계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닐슨코리안클릭의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현황에 따르면 토종 OTT 후발 주자로서 3순위에 머물렀던 쿠팡플레이가 올해 1월 웨이브를 앞선 뒤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월 이용자 수는 2021년 1월 81만 명에서 2023년 6월 506만 명으로 6.3배 증가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리포트에선 올해 1월 쿠팡플레이를 새로 설치한 이들 가운데 20대가 39.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2월~2023년 6월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 현황. 사진=코리안클릭, 방송영상트렌드&인사이트
▲2022년 12월~2023년 6월 국내 OTT 월간 활성 이용자 수 현황. 사진=코리안클릭, 방송영상트렌드&인사이트

KBS 제작기획2부 소속인 유건식 언론학 박사(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기 간행물 ‘방송 영상 트렌드&인사이트’ 기고(국내 OTT 2위 차지한 쿠팡 앞으로의 행보는)에서 미국 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벤치마킹한 쿠팡플레이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했다.

아마존이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한 고객에게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처럼 쿠팡도 월 4990원의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 플레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독자 입장에선 배송료를 아끼면서 빠른 배송을 이용하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으로 OTT를 이용할 수 있다. 쿠팡플레이는 ‘SNL코리아’ 리부트, 김수현·차승원 주연 ‘어느 날’, 수지 주연 ‘안나’ 등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과 중국 드라마 ‘침향여설’ 등의 독점 콘텐츠 확보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유 박사는 “쿠팡플레이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가입자를 증가시키고 유지(Lock-in)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라며 “쿠팡 와우 회원이 증가할수록 쿠팡플레이 이용자가 증가할 것이고, 쿠팡플레이에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와우 멤버십 가입자가 증가하여 구매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쿠팡플레이 보도자료 이미지.
▲쿠팡플레이 보도자료 이미지.

특히 유 박사는 “최근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도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라이브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가 신규 가입자 확보를 위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쿠팡플레이 이용자는 여성이 더 많기 때문에 남성 고객을 유인하고자 하는 전략도 포함돼 있다”며 “무엇보다 쿠팡플레이는 K리그에 17개의 카메라를 투입해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볼 수 있게 했고, 경기 전 프리뷰 쇼를 진행하면서 마치 프리미어 리그를 연상케 한다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했다.

쿠팡플레이는 향후 국내 OTT 시장 포화 상태에 따른 해외 진출, 국내 미디어 기업과의 협업 강화에 더해 스포츠 투자 확대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 박사는 “국내 OTT 중에서는 쿠팡플레이가 온라인 중계권을 가장 많이 갖고 있다. 2021 도쿄 올림픽 독점 중계권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2024 파리 올림픽에 대한 온라인 독점 중계권 확보를 추진할 것”이라며 “당시에는 국민적 관심사인 올림픽 중계권을 쿠팡이 독점한다는 소식에 여론이 좋지 않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조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했다.

유 박사가 언급한 올림픽 중계권 독점 논란에서 드러난 것처럼 OTT 등 유료 플랫폼의 스포츠 중계권 독점과 보편적 시청권 충돌에 대한 정교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다. 봉미선·신삼수(EBS)는 앞선 연구에서 “이전에는 보편적 서비스가 가능한 방송플랫폼이 지상파 중심이었고 그래서 스포츠 조직들이 지상파 방송사를 찾았다면 이제는 굳이 스포츠 조직들이 지상파 방송사만을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며 “그동안 보편적 시청권 논의와 연구들은 지상파 방송사 또는 국내 공영방송의 주요 스포츠 이벤트 중계권 확보를 기정사실화해 전개해 왔다. OTT 시대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중계권을 방송사가 아닌 유통회사 또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독점적으로 확보한 상황에 맞춰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참고

<OTT 시대 보편적 시청권 실현을 위한 시론적 논의 : 스포츠 이벤트를 중심으로> (한국소통학보 2022년 제21권 제2호, 봉미선 EBS 정책연구위원, 신삼수 EBS 수석)

<국내 OTT 2위 차지한 쿠팡 앞으로의 행보는> (한국콘텐츠 진흥원 ‘방송영상 트렌드&인사이트’, 유건식 KBS제작기획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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