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상암동 MBC사옥.
▲서울시 상암동 MBC사옥.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보를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한 가운데, 방통위의 ‘MBC 경영진 교체’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이다. 

방통위는 이동관 후보 지명 하루 전날인 지난 27일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실지 검사·감독을 통보했다. 방문진 관계자는 28일 “어제 관련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문진에 따르면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 등 방통위 관계자 6명이 8월4일(금)과 7일(월) 이틀간 방문진 실지 검사·감독을 진행할 예정이다. MBC 안팎에선 예상보다 빠른 일정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14일까지 검사·감독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방통위는 2017년 11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작성된 자료 일체를 요구했으며 자료 항목은 50여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안형준 신임 사장의 ‘공짜 주식’ 취득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국민의힘 추천 상임위원들이 “신임 사장의 불법 주식 투자 문제 등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불식하지 않은 채 방문진에서 선임이 이뤄졌다”며 검사·감독을 예고한 바 있어 이번 검사·감독은 여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방문진 이사회는 방통위 검사·감독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방통위는 2017년 말 방문진 검사·감독 이후 이듬해 1월 당시 고영주 이사장 해임을 의결했다. 전례를 고려하면 방통위가 이번에도 검사·감독 결과를 바탕으로 9월 중 현 권태선 이사장 등 최소 야권 성향 이사 2인을 해임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 임면권을 갖고 있다. 이 경우 방문진 이사회 ‘여야 3대6’ 구조가 ‘5대4’로 바뀌며 현 이사회가 임명한 안형준 MBC사장도 취임 6개월 만에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MBC 기자회와 MBC 영상기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현 방통위를 가리켜 “이명박 정부 시절 그랬듯 보도가 마음에 안 들면 언제든 불러 ‘조인트’를 깔 수 있는 경영진을 공영방송에 앉히고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겠다는 심산”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 특보를 향해 “‘언론장악 맞춤형’ 인사”라고 비판한 뒤 “방통위원장이 누구든 공영방송 보도 구성원들에게 부여한 엄중한 책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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