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대주주 국민연금이 구현모 KT사장 후보 선임 절차에 문제를 제기해 치러지는 KT 사장 재공모에 집권여당 출신 정치인들이 지원했다. 정부의 입김으로 재공모가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정치인 출신 인사들이 사장에 임명될 경우 논란이 불가피하다.

KT는 20일 오후 KT 사장 지원자 외부인사 명단을 공개했다. △권은희(前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 △김기열(前 KTF 부사장) △김성태(現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 △김종훈(前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김진홍(前 KT스카이라이프 경영본부장) △김창훈(現 한양대 겸임교수) △남규택(前 KT 마케팅부문장) △박윤영(前 KT 기업부문장) △박종진(現 IHQ 부회장) △박헌용(前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송정희(前 KT 부사장) △윤종록(前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윤진식(前 산업자원부 장관) △임헌문(前 KT 사장) △최두환(前 포스코ICT 사장) △최방섭(前 삼성전자 부사장) △한훈(前 KT 경영기획부문장) △홍성란(現 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 등 18명이다.

▲ 서울 광화문 KT 본사. ⓒ 연합뉴스
▲ 서울 광화문 KT 본사. ⓒ 연합뉴스

이들 후보 가운데 ‘정치인’ 이력을 대표 이력으로 제출한 인사는 없지만 권은희, 김성태, 김종훈, 박종진 등 지원자들은 국민의힘 전신인 정당 출신이다. 이들은 ‘컷오프’나 ‘낙선’을 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권은희 전 KT네트웍스 비즈부문장은 KT 임원 출신으로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 의원을 지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2014년 KT와 계열사의 유료방송 점유율 상한 규제(합산규제) 논의 당시 반대 입장을 지속적으로 내 KT 출신의 ‘편들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권은희 의원은 2015년 1월 “KT의 사주를 받고 무작정 반대했다는 것으로 들려 심한 모욕감을 느낀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해 용인시장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김성태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자문위원은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을 지낸 후 20대 국회 때 자유한국당 의원을 지냈다. 그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를 지내며 공영방송 문제를 두고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EBS에 보도프로그램 편성 금지법안, 포털 실검조작 방지법 등 법안 논의를 주도했는데 과잉 규제라는 지적 속에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컷오프됐다.

김종훈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9대 국회 때 새누리당 의원을 지냈다. 외교관 출신으로 한미FTA 협상을 담당했다. 권은희, 김성태 전 의원과 달리 미디어나 통신 분야 소관 상임위 업무 경험이 없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박종진 IHQ 부회장은 MBN 기자 출신으로 채널A ‘쾌도난마’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등을 진행했다. ‘라이브쇼’ 진행 도중 출연자에게 성매매를 한 적 있지 않냐고 묻는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2018년 재보궐 선거 때 바른미래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KT이사회는 지난해 12월 구현모 KT 사장을 차기 단독 후보로 선출했지만 1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내 재공모가 치러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이례적인 반발에 정부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KT는 오는 28일 면접대상자를 공개하고 3월7일 최종 후보를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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