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차기 사장 경선을 포기했다.

KT에 따르면 23일 구현모 대표 요청에 KT는 구현모 대표를 차기 사장 후보군에서 제외했다. 당초 구현모 대표는 KT 사장 연임이 결정됐으나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대로 재공모가 치러지고 있다. 구현모 대표는 재공모에도 응하며 경쟁하겠다고 밝혔으나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이례적인 KT 사장 재공모 자체가 ‘정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반발에는 정부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이 대거 KT 사장직에 지원하면서 KT 안팎에선 정치권 낙하산을 우려하고 있다.

▲ 2022년 1월 KT 신년식에서 발언 중인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제공
▲ 2022년 1월 KT 신년식에서 발언 중인 구현모 KT 사장. 사진=KT 제공

KT새노조는 23일 성명을 내고 “일관되게 구 사장의 연임을 반대했고, 거듭 포기를 요구해 온 우리 새노조이지만 이런 식의 무책임한 사퇴에 분노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연임 포기가 스스로 성찰의 결과로서가 아니라 버티다가 어쩔수 없이 외압에 의해 관두는 것 같은 모양새를 만듦으로써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힌 점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KT새노조는 “후임자로 정치권 낙하산 등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사회가 구사장 사퇴를 계기로 자정의지와 함께 정치권 낙하산에 결연히 맞설 용기를 가져줄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KT그룹의 한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 사장이 선임될 경우 정치적 논란이 될 수밖에 없어 내부 인사 출신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명확히 알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24일 현재 33명의 후보가 KT 사장직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정치권 출신 인사로는 권은희 전 새누리당 의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 김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 박종진 IHQ 부회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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