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민영방송 ubc울산방송 노동자들이 김종걸 대표이사 사장 퇴진 운동에 나선다. 김 사장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경영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사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김 사장에 대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내부 감사에서 문제없다는 결과를 받았고,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ubc울산방송지부는 26일 총회를 열고 김종걸 대표이사 사장 퇴진 운동을 하기로 결정했다. 울산방송지부가 퇴진 운동에 나서게 된 이유는 △도덕 불감증 △경영 실패 등이다. 김 사장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 동안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19년 사장에 재취임해 현재까지 재직 중이다. 울산방송지부는 26일 ‘ubc 울산방송 노동조합은 부도덕한 김종걸 사장의 퇴진 투쟁에 본격 돌입한다’ 성명에서 “김 사장이 직원들에게 남긴 지난 8년은 거짓말과 무능, 후안무치의 시간이었고 그로 인한 부끄러움과 몰락한 ubc의 위상은 직원들의 몫이었다”며 사장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ubc울산방송 CI
▲ubc울산방송 CI

울산방송지부는 김종걸 사장이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법인카드 내역을 보면 김 사장은 법인카드로 안경, 골프용품 등을 구매했다. 김 사장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안경 가게에서 3차례에 걸쳐 51만 원을 계산했다. 2022년 10월엔 대구에 있는 골프용품업체에서 60만 원을 결제했으며,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쇼핑몰 코스트코에서 12회에 걸쳐 63만 원을 썼다.

또 울산방송지부는 김종걸 사장이 가족이 운영하는 편의점에서 매년 수백만 원씩 법인카드를 사용했다고 했다. 지부는 지난해 9월 관련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김 사장은 해당 편의점에서 결제하지 않았다.

울산방송지부는 김종걸 사장이 경영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성명에서 “취임 당시 1년 안에 흑자를 못 내면 물러나겠다, 월급은 절반만 받겠다고 본인 스스로 큰소리친 발언은 허풍과 거짓말 뿐이었다”며 “계속된 적자의 늪에 회사는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직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카페923은 1억 원의 손실만 남긴 채 문을 닫았다”고 했다. 카페923은 울산문화예술회관에 있는 카페로 현재 폐업했다.

울산방송지부는 김종걸 사장이 옥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회사유보금이 빠져나갔다면서 “좋은 시기를 다 놓치고 부동산 침체기에 분양을 강행하면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현 사옥을 담보로 50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고금리 시대에 유보금으로 이자를 받고 있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유보금을 소진하고 대출 이자를 물어내고 있다”고 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울산방송 당기순손실은 2019년 40억1454만 원, 2020년 19억6212만 원, 2021년 13억5676만 원이다.

▲ubc울산방송 사옥에 붙은 성명서.
▲ubc울산방송 사옥에 붙은 성명서.

울산방송지부는 김종걸 사장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울산방송지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횡령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다. 경찰에 수사 의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김종걸 사장이 최근 지부와의 대화를 거부했다면서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만들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종걸 사장은 통화에서 “노동조합에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도 했지만 (울산방송지부가) 막무가내로 목표를 설정한 후 밀어붙이는 것”이라며 “프레임을 걸어 놓고 ‘아니다’라고 하니 방법이 없다”고 했다.

김종걸 사장은 ‘도덕 불감증’ 주장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김 사장은 “회사대표의 법인카드는 회사 운영에 관해 사용할 수 있다”며 “이사회승인을 받은 거다. 법적으로 다 허용된 것이고, 내부 감사에서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김 사장은 법인카드를 다른 지역 음식점이나 골프장·마트에서 사용한 것에 대해 “울산 밖에서도 손님을 만날 수 있다. 지역을 벗어났다고 해서 법인카드 용도가 안 맞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김 사장은 가족 편의점에서 법인카드를 자주 사용했다는 비판에 대해 “어차피 편의점을 가야 한다면, 어디를 가든 문제가 있는가”라면서 “감사에서도 문제없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밝혔다.

또 김종걸 사장은 울산방송지부의 경영실패 주장에 대해 “경영실패를 어떻게 평가할지는 모르겠지만, 옥동 지역에 3000억 원 상당의 공사를 추진하고 분양 중에 있다”며 “회사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업을 성공시켰다. 노력해서 회사에 이익이 남도록 사업을 성공시켰는데, 이를 실패라고 한다면 뭐가 경영 성공인가”라고 반박했다.

선우석 울산방송 경영사업국장은 “(SM)그룹에서도 감사를 했으니, 노동조합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한 상태다. 회사 차원에서 노조 대응에 대해 법적으로 절차를 따져서 대응하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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