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YTN의 공적 지분 31%를 포함해 총 14조 5000억여원 규모의 공공기관 자산을 매각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YTN 대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정부 요구에 따라 지분을 팔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의 YTN 민영화 계획이 확정됐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오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177개 기관에서 공공기관의 자산 12조 3000억과 출자지분 2조 2000억원 정비 등 14조 50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골자로 한 ‘자산효율화 계획’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YTN의 공기업 대주주들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1대 주주인 한전KDN은 21.43%, 4대주주인 한국마사회는 9.52% 지분을 전량 매각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YTN 주식을 ‘비핵심·부실 출자회사 지분’으로 분류하고 “(해당 공공기관의) 핵심·고유업무와 무관하고 3년 연속 적자 등 비핵심·부실 출자회사 지분 275건 등 2조 2000조원을 정비”한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 중 자산효율화 계획 확정’ 보도자료 중  ‘자산효율화 유형별 세부계획’ 일부 갈무리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계획 중 자산효율화 계획 확정’ 보도자료 중 ‘자산효율화 유형별 세부계획’ 일부 갈무리

기재부는 “기관 자율매각을 원칙으로 하되 자산 매각 시 투명하고 공정한 매각절차를 준수”하라며 “기관별 계획안에 따라 관련 절차를 즉시 착수해 10월 말 기준 80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완료”하라고 했다. 또 기관별 계획 이행 현황을 점검해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YTN 노사는 매각 계획 의결을 앞두고 사회적 합의 없이 이뤄진 밀실 결정이자 사영화 조치라며 강한 반발과 우려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 ‘산업부 공공기관 혁신TF’는 한전KDN이 YTN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계획안을 제출하자 매각이 적절하다며 계획을 변경하라는 의견을 냈다. 한전KDN는 이에 따라 매각 계획을 제출했고, 해당 TF에 위원으로는 YTN을 인수할 것으로 유력하게 전망돼온 한국경제신문, 여권과 관련된 이력의 인물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정부는 공공기관 효율화라는 명분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당장 드러날 ‘웃기는 거짓말’”이라며 “한전KDN과 마사회의 이사회 의결,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다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등, YTN 지분 매각은 어려운 절차적 단계를 거쳐야 가능하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당 거래는 애초 자격미달이고 불승인감이라는 것을 정부도 알 것”이라고 했다.

▲YTN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YTN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YTN지부는 “단 한 차례 사회적 논의도 없이 단 두 달 만에 속전속결로 최대주주의 팔을 비틀어서 YTN을 탐욕적 자본의 품에 던지려는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시대착오적인 언론장악 시도 당장 중단하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도 성명을 내고 “시민의 눈과 귀가 돼야 할 공적 소유 구조의 보도전문채널을 재벌 채널, 전경련 방송, 건설 자본 방패막이로 만들려 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정부 발표에 앞서 낸 성명에서 “어마어마한 자산, 사유재산도 아닌 공공의 자산을 매각하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청취하거나 매각 타당성을 검증하는 과정은 일절 거치지 않았다”며 “무능한 정권과 잇속을 챙기고 싶은 소수 기득권을 위한 국민 자산 헐값 매각 파티는 지금이라도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는 “심지어 한전KDN에 YTN 지분을 매각을 권고한 산업통상자원부 공공혁신TF는 YTN 매수 의사를 밝힌 한국경제신문과 관련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공공 자산 수십조원이 걸린 일을 이해 상충 여지가 있는 이들에게 의견을 구해 추진한다는 것이 과연 ‘건전한’ 재무 정책인지, 도대체 상식적인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YTN의 1대 주주인 한전KDN 홍보 담당자는 향후 이사회의 매각 안건 추진에 대해 “(가부 중) 어느 쪽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기 애매하다”며 “담당 부서에서 현재 시세 분석을 하고 매각 방식을 정하기 위해 큰 틀의 계획을 세워 이사회 안건에 올릴 것이다. 전체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지 특정 매체(인수기업)를 정해 진행할지는 미정”이라고 했다. 현재 YTN 지분은 한전KDN 21.43%, 한국인삼공사 19.95%,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미래에셋 계열 15.94%, 마사회 9.52%, 우리은행 7.4%, 한국경제 5.0% 순으로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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