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지역전문 방송채널 MBC NET에서 통일교 행사를 생방송하려다 무산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지역 MBC 17개 지부가 “MBC NET은 통일교와의 밀월관계를 끊어라”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2007년 1월 출범한 MBC NET은 19개 지역 MBC가 지역 제작 콘텐츠의 수도권 유통을 위해 총 36억 원의 출자금으로 설립한 지역 MBC 자회사다. 

[관련 기사: MBCNET 통일교 행사 생방송, 내부 반발로 취소]

▲8월12일 MBCNET에서 생방송으로 송출하려다 내부 반발로 취소된 통일교 주최 행사 홍보 이미지.
▲8월12일 MBCNET에서 생방송으로 송출하려다 내부 반발로 취소된 통일교 주최 행사 홍보 이미지.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실제로 MBC NET은 통일교 스페셜 방송 ’씽크 탱크 2022 포럼‘ 1회~3회 (2021년 11월20일, 12월4일, 2022년 1월8일 방송)와 ’2022 한반도 평화서밋‘ 1부~4부 (02월11일~12일)를 생방송으로 송출한 바있다. 해당 방송들은 MBC NET에서 송출하고 송출료를 받는 통일교 협찬 프로그램인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노조측 설명이다.

박혜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NET지부장은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2012년 유기철 MBC NET 사장 당시 통일교 프로그램을 송출하고 협찬비를 받는 전례가 있었고, 김성환 사장이 온 이후 다시 해당 루트를 살려 협찬 방송이나 라이브 중계를 시작했다”며 “김 사장 이후 통일교 관련 다큐멘터리와 생방송을 하면서 협찬을 받았고, 김 사장 역시 이를 공공연하게 ‘수익사업’이라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공영방송 MBC 로고 달고 통일교 포럼 행사 송출하겠다니”

MBC NET의 ‘통일교 협찬 프로그램 송출’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강원영동, 광주, 경남, 대구, 대전, 목포, 부산, 안동, 울산, 여수, 원주, 전주, 제주, 청주, 춘천, 충주, 포항지부는 13일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17개 지부는 “지난 8월12일 MBC NET의 김성환 사장이 통일교 주최 포럼 행사를 MBC NET에서 생방송 하겠다고 하고, 해당 프로젝트 책임자로 현재 모 지역 MBC 소속 국장을 영입하여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언급했다고 한다”며 “이후 내부 반발로 생방송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후에도 방송 강행 의지는 식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MBCNET에서 방송된 통일교 관련 방송인 스페셜 ‘씽크 탱크 2022 포럼’. 오른쪽 상단에 MBC NET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MBCNET에서 방송된 통일교 관련 방송인 스페셜 ‘씽크 탱크 2022 포럼’. 오른쪽 상단에 MBC NET 로고를 확인할 수 있다.  

언론노조 MBC 17개 지역 지부는 “버젓이 공영방송 MBC의 로고를 달고 논란이 일 것이 뻔한 통일교 포럼 행사를, 그것도 구성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송출하겠다는 김성환 사장에게 과연 MBC NET 사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방송윤리와 공영방송 의지가 남아 있기는 한 것인가”라며 “현 사태에 대한 MBC NET 주주들과 이사회의 입장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지부는 “MBC NET과 통일교 간에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으로 거슬러 간다”며 “MBC NET은 2012년 유기철 사장 시절부터 통일교의 모 인사와 인연을 맺어 이후 매년 통일교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등을 MBC NET을 통해 방송해왔다”고도 밝혔다. 이어 “십 년 넘게 이어져 오던 방송사와 협찬사 인연이 결국 현 김성환 사장으로 하여금 ‘통일교 행사 생방송’이라는 독선적 무리수를 두게 만든 것”이라며 “MBC NET과 통일교 간의 어처구니없는 밀월관계는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라 전했다.

김성환 MBCNET사장은 8월11일 논란 당시 미디어오늘에 “(통일교 행사 생방송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취소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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