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지역전문 방송채널 MBCNET에서 통일교 행사를 생방송으로 송출하려다가 내부 반발에 부딪혀 취소됐다. MBCNET에서는 이전에도 통일교에 송출료를 받고 행사나 다큐멘터리 등을 방송한 적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NET지부는 11일 “MBCNET 사장, 김성환에게 묻는다. MBCNET은 통일교 채널인가”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 따르면 MBCNET은 수익성 사업으로 1년에 한 번 통일교에 송출료를 받고 다큐멘터리를 방송한 적이 있다. 작년 5월 김성환 사장 취임 후 같은해 11월20일 통일교 관련 방송인 스페셜 ‘씽크 탱크 2022 포럼’이 편성되기도 했다. 올해 2월11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하루 3시간 이상 통일교 행사 생방송을 전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의 항의가 들어온 적도 있다고 한다.

▲MBCNET에서 방송됐던 통일교 관련 다큐멘터리. 
▲MBCNET에서 방송됐던 통일교 관련 다큐멘터리. 
▲MBCNET에서 방송된 통일교 관련 방송인 스페셜 ‘씽크 탱크 2022 포럼’.
▲MBCNET에서 방송된 통일교 관련 방송인 스페셜 ‘씽크 탱크 2022 포럼’.

이러한 과거 방송에 이어, 김성환 MBCNET 사장이 오는 12일 통일교 주최 행사를 생방송으로 하겠다고 담당자들에 통보해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다.

언론노조 MBCNET지부는 성명에서 “전 직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성환 MBCNET사장은 통일교 관련 생방송을 진행하려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있다”며 “지역방송의 사명을 갖고 일하는 MBCNET 지부는 자칫 시청자에게 통일교 채널로 낙인이 찍힐까 한탄과 분노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암살을 계기로 자민당 중심으로 한 일본 보수 정치권과 통일교의 유착관계가 드러나며 정치인과 통일교의 유착관계 보도 등이 나오고, 국제적으로 종교단체의 정치유착과 관련하여 어지러운 상황이었다는 점도 내부의 반발을 불렀다.

언론노조 MBCNET지부는 김성환 사장에게 “MBCNET의 사명을 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방송을 할 수 있게 통일교 생방송 진행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8월12일 MBCNET에서 생방송으로 송출하려다 내부 반발로 취소된 통일교 주최 행사 홍보 이미지
▲8월12일 MBCNET에서 생방송으로 송출하려다 내부 반발로 취소된 통일교 주최 행사 홍보 이미지

내부의 반발과 노동조합의 성명까지 발표되자 김 사장은 11일 오후 통일교 관련 방송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연 언론노조 MBCNET지부장은 1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내부의 반발과 노조 성명 등 반발로 인해 점심 이후 해당 방송이 취소됐다”며 “이전에도 송출료를 받고 통일교와 관련한 행사를 방송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반대가 있었으나 진행됐었다. 이번에는 국제적 상황 때문에 통일교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진 때라 내부에서 논쟁이 계속됐다”고 전했다.

김성환 MBCNET사장은 이날 통화에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취소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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