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일본의 아베 전 총리 총격 사건과 관련해 통일교로 인한 피해를 보도하자, 통일교 측이 MBC ‘PD수첩’이 “왜곡 보도”를 했다고 주장하며 항의했다. 통일교 측은 지난 7일 주요 종합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통일교의 입장 광고를 실은 종합 일간지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다. MBC ‘PD수첩’ 측은 통일교 측이 MBC의 취재에는 응하지 않고 방송이 끝나자 입장 표명을 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8월30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편. 사진출처=MBC. 
▲8월30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편. 사진출처=MBC. 

앞서 MBC는 8월30일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아베 총격 사건과 관련된 통일교 이야기를 보도했다. 지난 7월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범 ‘야마가미 테츠야’에 의해 살해당했다. 총격범은 그의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의 헌금을 했고, 통일교 행사에 아베가 보낸 축전을 보고 통일교와 아베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 범행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PD수첩 제작진은 사건 전날 야마가미가 보낸 편지를 입수했는데, 편지에는 ‘어머니의 입교로 억이 넘는 금전 낭비, 가정 붕괴와 파산’이 일어났다는 내용이 있었다.

▲MBC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편. 사진출처=MBC. 
▲MBC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편. 사진출처=MBC. 

아베 사망 후, 통일교 측은 기자회견을 열어 파산한 가정에 헌금을 부추기는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PD수첩은 “그러나 통일교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온 변호사들의 말은 달랐다. 통일교에서는 모든 재산을 바치라고 가르치고 있고, 그 결과 가정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며 피해 사례를 전했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탁지일 신학과 교수는 ‘영적인 물건을 판매함으로써 재난, 불행,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이른바 영감상법을 통해 그 피해가 야마가미 테츠야와 같은 통일교 2세들에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PD수첩은 헌금으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는 전 통일교 2세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MBC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편. 사진출처=MBC. 
▲MBC 'PD수첩'의 '아베, 총격범 그리고 통일교' 편. 사진출처=MBC. 

PD수첩은 전 일본 통일교 헌금 관계자들을 만난 내용도 방송했다. 그들은 매일 헌금에 대한 보고가 올라가고 경쟁심을 붙였다며, 목회자가 아닌 수금사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일본에서 거둬진 헌금들이 한국을 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9년간 일본에서 한국으로 송금된 헌금액만 약 4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PD수첩은 보도를 통해 현재 일본에서는 연일 아베의 친동생을 포함한 일본 정치인들과 통일교와의 관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선거 때마다 자민당 후보에 대한 조직적 지원이 있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일교, 종합 일간지 전면 광고 통해 “헌금 강제로 걷지 않았다”

PD수첩 해당 보도에 통일교 측은 반박하고 나섰다. PD수첩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통일교 측에 적대적인 이들의 일방적 주장이며, 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통일교 역시 ‘자발적 헌금’을 걷고 있지 강제적으로 헌금을 걷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일교 측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입장문을 지난 7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주요 종합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통해 전달했다.

▲통일교가 종합일간지에 낸 전면 광고. 9월7일 경향신문 9면. 
▲통일교가 종합일간지에 낸 전면 광고. 9월7일 경향신문 9면. 

통일교 측은 “PD수첩 방송 영상 중 일본에서 만들어져 삽입된 영상은 진실 여부가 검증되지 않은 것이며 오랫동안 가정연합(통일교)을 반대해온 사람들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얼마 전 아베 전 총리의 총격사건을 계기로 가정연합(통일교)에 반대활동을 해온 일부 기독교인들과 좌익사상을 가진 사람들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거론하며 편향보도를 하고 있는 일본 언론의 내용을 PD수첩이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신도들의 고귀한 헌신과 감사를 담은 성스러운 헌금 전체를 불법적 강요로 인한 부정적 자금으로 왜곡 보도했다”며 “(통일교는) 타 종교와 마찬가지로 자발적인 헌금 생활을 강조하고 있는데, PD수첩은 탈퇴 신도들의 인터뷰만 가지고 마치 불법적 강제가 있었던 것처럼 매도해 일본 신도들을 모독했다”고 전했다.

MBC PD수첩 관계자는 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MBC PD수첩은 방송 취재 당시 통일교 측에 여러 차례 반론요청을 했지만, 통일교 측은 그동안 계속 MBC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질문을 보내도 전혀 답하지 않더니, 방송이 끝나자 이를 반박하고 일방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에 의아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D수첩의 방송 내용에서 특별히 사실이 아니라고 볼 만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PD수첩 방송은 아베 전 총리 사망 이후에 일본에서 벌어진 이른바 ‘통일교 게이트’를 통해 드러난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점검하고 진실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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