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들, 하나님의교회 기사 쓰고 지면 팔았다
언론들, 하나님의교회 기사 쓰고 지면 팔았다
교회 홍보도 언론사 수익 도구로 활용… “기사 가치 과대포장, 독자 기만행위“

지난 22일자 경인일보 19면엔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관련 기사가 전면에 실렸다. 하나님의교회가 어머니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주최한 전시회를 소개하는 기사와 최근 ‘전 세계 대학생 리더십 콘퍼런스’를 개최해 대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국민일보나 세계일보처럼 특정 종교와 특수 관계인 언론사가 아닌 경인일보에서 하나님의교회 홍보 활동 관련 기사가 광고면이 아닌 특집면에 이처럼 대대적으로 실리는 일은 이례적이다.

비록 기사가 공익적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지 않은 특종 교회 관련 홍보성 기사가 지역 유력 일간지 전면에 실린 의문의 답은 뜻밖에도 교회 관계자에게서 나왔다. 

▲ 지난 22일자 경인일보 19면.
▲ 지난 22일자 경인일보 19면.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화성동탄 하나님의교회가 경기 지역에서 ‘우리 어머니’ 글과 사진전(어머니전)을 돌아다니면서 하고 있는데 경인일보처럼 기사가 잘 나가면 각 교회에서 협회에 인쇄 요청이 들어온다”며 “원래 4페이지 6만 부를 인쇄하면 900만원이었는데 경인일보에서 1000만원에 맞춰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우리는 기사가 잘 나갔으니까 지면을 산 것이지, 광고로 선약하는 게 아니므로 광고집행비는 없다”면서 “신문사에선 윤전 마진이 나오려면 최소한 3만 부는 인쇄해야 한다고 해서 신문 하나 전체를 사는 것보다 이렇게 (발췌본만) 산다. 보통 10만 부 인쇄하면 1500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회와 언론사의 기사지면 거래 관행은 비단 경인일보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앙일보도 지난 2017년 4월26일 기업 홍보성 기사가 주로 실리는 별지 섹션에 하나님의 교회 헌혈·구호활동을 한 면을 할애해 기사화했다. 중앙일보 계열사인 중앙선데이도 지난 3월9일 하나님의교회 전시회 소개 기사와 사회공헌활동을 두 면 통으로 다뤘다. 월간중앙은 2017년 12월호에 하나님의교회를 아예 커버스토리로 기획해 표지에 김주철 총회장 목사 사진이 크게 나갔다.

▲ 지난 22일자 경인일보 19면.
▲ 지난 3월9일자 중앙선데이 18면.

신동아의 경우 지난 6월호에 총 32페이지 분량의 하나님의교회 홍보성 기사가 나갔는데,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올해 상반기에만 신동아가 속해있는 동아일보 출판국과 세계복음선교협회의 거래액은 12억원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 동아일보 출판국 ‘하나님의교회’ 홍보기사 등 12억 ‘거래’]

물론 기사와 함께 교회 광고가 실린다거나, 기사 관련 별도 협찬금이 오간 것은 아니기에 책 단가가 비싼 월간지나 잡지보다 신문 발췌본 판매 수익은 그리 크지 않다는 해명도 있다. 

하나님의교회 관련 기사를 쓴 경인일보 기자는 “우리가 독자서비스도 있고 판매국도 있어 신문에 어느 기관에 대해 좋은 기사가 나가면 그 기관에서 우리 기사(지면)를 사가기도 한다”며 “하지만 이를 수익 구조로 보기엔 배송비, 인쇄비, 인건비 등을 빼면 금액이 너무 적고 하나님의교회 기사는 광고도 안 붙어서 수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이 같은 지면 판매가 편집권 침해로 이어질 우려가 있지 않으냐는 지적엔 “(지면을) 적게 사건 많이 사건 기사 내용을 그들이 원하는 것만 써주는 것이 아니므로 기사 내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기자의 고유 영역이 있기 때문에 (경영국이) 편집에 관여할 수 없고, 외근 기자가 내근 편집기자의 영역을 침범할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기독교계 중앙일간지 출신의 곽영신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은 “지면에 그 정도 분량이 나가는 거면 기자와 데스크가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독자가 이를 믿고 읽는 것인데, 거기에 돈이 개입하면 돈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과대 포장한 것”이라며 “독자 입장에선 기사로 알고 광고를 읽은 셈으로, 독자를 속이는 행위이자 지면 낭비”라고 비판했다.

언론사가 특정 교회의 홍보성 기사를 지면서 실어주면서 지면 판매 등 수익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이 미디어오늘 취재 결가 드러났다. 사진=강성원 기자
언론사가 특정 교회의 홍보성 기사를 지면서 실어주면서 지면 판매 등 수익 도구로 활용하고 있음이 미디어오늘 취재 결가 드러났다. 사진=강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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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7-31 18:49:50
'반면 기독교계 중앙일간지 출신의 곽영신 세명대 저널리즘연구소 연구원은 “지면에 그 정도 분량이 나가는 거면 기자와 데스크가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독자가 이를 믿고 읽는 것인데, 거기에 돈이 개입하면 돈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과대 포장한 것”이라며 “독자 입장에선 기사로 알고 광고를 읽은 셈으로, 독자를 속이는 행위이자 지면 낭비”라고 비판했다.' <<< 개인적으로 동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