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뉴미디어 닷페이스가 ‘해산’을 알린 가운데, 언론시민단체는 닷페이스 해산이 불행한 국내 언론환경을 보여줬다며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독립 언론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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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시민연대는 4일 논평 ‘문 닫는 닷페이스, 한국 사회의 불행한 언론환경을 보여준다’를 통해 “닷페이스팀이 그동안 보여준 여러 활동과 해산이 가지는 의미와 영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것이 곧 불행한 한국 언론환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닷페이스는 여성·장애인·성소수자·이민자를 비롯한 소수자 인권과 청년(노동 및 주거), 기후 위기와 환경, 동물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상을 제작해왔고 지난 3월 국제 앰네스티 언론상을 받기도 했다.

▲닷페이스의 '온라인 퀴퍼' 관련 영상.
▲닷페이스의 '온라인 퀴퍼' 관련 영상.

언론연대는 “닷페이스라는 미디어를 통해 유통된 콘텐츠는 한국 사회에서 꼭 필요한 목소리였다”며 “닷페이스 서비스 중단은 그렇기에, 그 목소리들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언론연대가 우려하는 부분은 여기”라고 짚었다.

닷페이스가 문을 닫게 된 배경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닷페이스는 멤버십 도입, 영상 포맷 변경, 아티클 서비스, 숏츠 제작 등의 실험을 지속했으나 안정적인 재정 구조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닷페이스 로고. 사진출처=닷페이스 인스타그램.
▲닷페이스 로고. 사진출처=닷페이스 인스타그램.

언론연대는 “안타까운 사실은 재정적 어려움은 닷페이스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지역의 독립 미디어들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고 전했다.

그 예로 2016년 5월 ‘일하는 노동자들의 언론’을 표방하며 지역의 노동 이슈를 끈질기게 취재 보도했던 미디어충청이 창간 8년 만에 문을 닫았다. 마지막 출고 기사는 유성기업의 노조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노동자 한광호씨 사연이었다. ‘99% 노동자·민중의 언론’을 표방했던 ‘뉴스셀’도 폐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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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연대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해 끈질긴 취재와 보도를 보여주고 있는 비마이너, 다양한 이슈를 민중 시각에서 보도하는 참세상, 대구·경북 지역에서 사회적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뉴스민 등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며 독립 미디어 지원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연대는 “언론은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하지만 레거시 미디어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그 빈 곳은 독립 미디어들이 채워주고 있고 이들 매체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듯 돌아야 건강한 언론 환경이 유지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닷페이스 서비스의 중단과 독립언론의 상황을 보면, 참담하다”며 “균형이 깨지는 것은 곧 시민의 알권리가 축소됨을 의미한다. 단순히 ‘각자도생’만을 외치고 ‘경쟁력 없으면 문 닫아야지’라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는 얘기”라고 짚었다.

언론연대는 “정부와 국회는 ‘언론 정상화’를 이야기하며 여러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 방향은 여전히 ‘규제’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들이 미디어를 통해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노력이 필요하다. 새로운 미디어 실험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저널리즘 강화를 위한 독립 미디어를 지원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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