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의 인터넷매체 ‘민중언론 참세상(참세상)’과 월간지 ‘워커스’가 무기한 휴간을 결정했다.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내건 언론사들이 재정난 등으로 연이어 운영에 어려움을 나타내는 모양새다. 

참세상은 지난 25일 “2005년 5월 창간 이후 18년간 독자들과 함께 해왔던 ‘참세상’이 2023년 9월부터 무기한 휴간에 들어간다”며 “2016년 3월 창간 후 7년여간 발행됐던 월간지 ‘워커스’ 역시 2023년 7월호(No. 104)를 끝으로 발행이 중단된다”고 알렸다. 참세상은 “그동안 참세상, 워커스 구성원들은 매체 운영·유지를 위해 다방면의 논의를 이어왔으나 편집국 인력 부족·소진, 재정 악화 등 문제를 당장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무기한 휴간 배경을 밝혔다. 

▲ 참세상 홈페이지 첫 화면
▲ 참세상 홈페이지 첫 화면

2005년 당시 진보넷 미디어참세상의 성과를 바탕으로 3월 강내희, 구권서, 김세균, 단병호, 박경석, 이종회, 조이여울 등 각계 80여명의 제안으로 시작된 새 민중언론 창간작업에 돌입했고 같은해 노동절에 창간했다. 

2005년 5월1일 참세상은 창간사에서 “진보넷 미디어참세상의 성과와 역량을 바탕으로, 신자유주의 개혁언론을 넘어선 민중언론을 선보이겠다”며 “자본과 국가, 부르주아 시민사회로부터 자유를 선언한다”고 했다. 또 “계급·성·인종·민족·세대 등 사회적 분할 전선을 지배하는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제국주의 세력의 침략·압박과도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참세상은 주경복 건국대 교수(편집위원장·민교협 공동대표), 김태연 민주노총 정책국장,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 각계 인사 10여명을 편집위원으로 선임했다. 편집국(국장 유영주)은 취재기자·영상기자 등 20여명의 상근인력으로 구성했다.

참세상은 지난 2016년 3월16일 ‘워커스’를 주간지로 창간했다. 워커스는 당시 창간사에서 “요즘 누가 종이로 된 잡지를 읽는다고 주간지를 입에 올린단 말인가”며 “안 된다, 망한다, 참세상 문 닫으려고 하는 것이냐. 수많은 절망적 전망을 뒤로 한 채 고독한 길을 떠나기로 했다”고 했다. 창간 당시 용혜인 ‘가만히 있으라’ 침묵진행 제안자(현 기본소득당 국회의원),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 등 각계 인사들이 추천사를 보내기도 했다. 

▲ 워커스 홈페이지 갈무리
▲ 워커스 홈페이지 갈무리

워커스는 “편파적입니다. 기울 대로 기울어진 사회, 한쪽에 서서 균형을 잡겠습니다”라며 “색안경 쓴 월간지입니다. 초록과 파란색만 있는 사회, 빨간 필터를 끼워야 세상의 빛이 보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워커스는 20~30대를 독자층으로 설정해 장애인, 이주민, 노동, 여성, 평화,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 관련 소식을 다뤘다. 워커스는 주간지에서 시작해 격주간지, 최근에는 월간지로 축소됐다. 

상업광고를 받지 않고 독자들의 후원과 구독으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참세상과 워커스 무기한 휴간 소식으로 독립언론의 열악한 재정현실을 드러낸 또 하나의 사례다. 지난 2016년 5월 미디어충청이 10년 만에 폐간을 결정했고, 지난 2022년 5월 독립미디어 닷페이스가 6년여 만에 문을 닫았다. 앞서 지난 2020년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콘텐츠 제휴 매체였던 참세상을 검색 제휴로 강등했다. 

참세상은 “이후 새로운 운영 방향·전망을 모색할 예정”이라며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뵙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했다.  

[관련기사 : ‘민중언론 참세상’ 1일 창간]
[관련기사 : 후원금으로 버티는 진보매체들, 생존 ‘아슬아슬’]
[관련기사 : 미디어충청, 10년 만에 폐간]
[관련기사 : 운동권이 좋아하는 파격적이고 세련된 잡지 나온다]
[관련기사 : 노동 전문기자는 사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