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이하 유퀴즈)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자 게시판에 항의가 쇄도했다. 항의와 동시에 윤석열 당선자 지지자들이 방송을 기다린다는 글들도 동시에 올라오고 있다. ‘유퀴즈’의 시청자게시판이 마치 정치 게시판처럼 변한 모습도 보인다. 

윤석열 당선자의 출연을 반대하는 이들의 논리는 ‘유퀴즈’는 평소 연예인들의 인터뷰와 함께, 일반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달하면서 감동을 줬던 ‘유퀴즈’의 특성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유퀴즈의 프로그램 소개에도 “길 위에서 만나는 우리네 이웃의 삶, 저마다 써 내려간 인생 드라마의 주연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라고 써있듯 유퀴즈는 정치 이슈보다는 평소에 TV로 만나기 어려웠던 평범한 직업인들의 인터뷰 등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tvN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tvN

유퀴즈에 윤석열 당선자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13일에는 “유퀴즈 실망입니다”, “유퀴즈 사랑하는 프로였는데 실망”, “출연 오케이한 사람들 책임지세요”, “윤퀴즈로 이름 바꾸세요”, “윤석열 출연이라니 말도 안됩니다”, “당선자 이미지 세탁을 위한 출연 외압이 있다고 하더라도”, “왜 유퀴즈를 더럽히나요”, “윤석열의 출연과 방송의 취지가 부합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등의 항의가 올라왔다.

14일에는 윤석열 당선자 지지자들이 “유재석, 윤석열 본방사수합니다”, “유재석 건들지 마세요” 등의 글이 함께 도배되기 시작했다. 윤석열 당선자의 정당 색깔이 빨간색 하트를 단 게시물들이 도배되다시피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파란색 하트를 달며 ‘윤석열 아웃’ 등의 글을 게시했다. 시청자 게시판이 마치 정치 게시판의 모습처럼 변했다.

▲tvN '유퀴즈 온더 블럭' 시청자 게시판. 항의글(왼쪽)과 정치 게시판처럼 변한 모습(오른쪽). 
▲tvN '유퀴즈 온더 블럭' 시청자 게시판. 항의글(왼쪽)과 정치 게시판처럼 변한 모습(오른쪽). 

14일 오전 CJ ENM 측은 미디어오늘에 “아직 편성에 대한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윤석열 당선자가 출연하는 회차는 오는 20일 방송될 예정이다. 

한편 ‘유퀴즈’의 연출자인 김민석, 박근형 CJ ENM PD가 퇴사한다는 소식도 14일 보도됐다. CJ ENM 측은 “개인적인 인사는 공식 확인이 어렵다”고만 밝혔다.

다만 CJ ENM 관계자에 따르면 PD들의 퇴사는 윤석열 당선자 출연 이전부터 이야기가 되어온 것으로 이번 논란과는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김민석, 박근형 PD는 추후 JTBC로 이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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