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유퀴즈’, 위기의 성수동 수제화거리 조명
tvN ‘유퀴즈’, 위기의 성수동 수제화거리 조명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 성수동 방문해 수제화 장인들 인터뷰…“이익금 줄어 공장 문 닫아” “하향산업이다 보니”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에서 위기에 처한 성수동 수제화 거리를 조명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1970년대부터 수제화 업체들이 터를 잡아 현재 300곳이 넘는 수제화 완제품 생산업체와 100여개의 중간 가공·원부자재 유통업체가 있는 국내 최대 수제화 산업지역이다. 

원청인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하청을 주면 수제화 장인들인 소사장들에게 다시 하청을 주는 업계 내 도급구조에서 착취가 심하다며 생존권 문제가 불거졌고, 높은 임대료·수요 감소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업체들이 성수동을 떠나는 분위기다. 

유퀴즈 지난 24일 방송에서 출연진 유재석·조세호는 30여년간 신발을 만들어 온 황수연씨 수제화 판매점을 찾았다. 황씨는 유명 브랜드 구두를 만드는 제품공장을 해오다 공장 문을 닫고 지난 2월 직접 매장을 차렸다. ‘대형업체 일을 받는 게 안정적이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황씨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상품명으로 완제품 생산하기)으로 하다 보니 이익금이 없어서”라고 답했다. 

▲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황수연씨가 자신이 하던 공장을 닫을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황수연씨가 자신이 하던 공장을 닫을 당시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다.

수제화 유통구조의 문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황씨는 ‘유퀴즈’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일요일도 안 쉬고 365일 출근했는데도 이익금이 너무 적어 공장을 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숨통을 조금씩 조여 오다 막판에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제화 만드는 일을)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할 수 있으니 10년, 20년 이상 같이 가자(일하자)고 한 친구도 있었는데 그런(공장을 닫는) 결정을 내려 얘기하면서 같이 울었다”고 말했다.  

황씨의 ‘구두사랑’도 전파를 탔다. 유재석이 ‘직업병이 있느냐’고 묻자 황씨는 “지하철을 타거나 사람 많은 곳에 가면 신발만 보게 된다”며 “‘어, 저거 내가 만든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도 수제화를 만드는 일을 하겠다며 “이일이 좋다”고 했다. 이어 “매일 디자인 생각을 하는데 여러 디자인을 생각하면 매일이 새롭다”고 했다. 

황씨의 꿈은 자신의 가게에 길게 줄선 손님들을 보는 거다. 황씨처럼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온 이들이 하던 공장마저 접어야 할 만큼 어려운 이들이 성수동에 많은 것으로 이미 알려졌다. 열정을 쏟을수록 그 과정에서 착취가 발생하는 씁쓸한 현실은 다른 사례로도 확인된다. 

출연진들은 수제화 공장을 운영하는 조영학씨를 만났다. 조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명동에서 구두 만드는 일을 배워 반세기동안 구두를 만들었다. 그 역시 이 일을 선택한 걸 후회한 적 없다고 답했지만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방송에서 연신 배우자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단골도 있고 ‘조 사장이 만드는 신발이 제일 편하다’는 말이 제일 듣기 좋고 보람 있다는 조씨는 심지어 쌀을 살 돈 조차 없던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 50년간 구두를 만들어온 조영학씨.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 50년간 구두를 만들어온 조영학씨.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  50년간 구두를 만들어온 조영학씨.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 50년간 구두를 만들어온 조영학씨.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 36회 성수동 수제화 거리 편 갈무리

조씨는 “몇 년 전 보름정도 밥을 안 먹고 그냥 국수정도 먹을 때가 있었다”며 “먹고 사는 게 이렇게 힘들어서 ‘이렇게만 먹고 살아야 하는 건가’하는 생각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아픈 어머니 모시고 살다보니 아내를 만난 지 오래되진 않았는데 이렇게 힘들 줄 몰랐을 거다. 돈 잘버는 사람인 줄 알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조씨도 노력만으론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하향산업이다 보니 노력을 많이 해도 안 되더라”라며 “배운 게 오래되고 놓기 아까워 아내를 설득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는 아내가 슬픈 마음 가지지 않게, 웃는 모습 볼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유퀴즈’는 유재석과 조세호가 발길 닿는 대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눈 뒤에 퀴즈를 내서 맞히면 현금 100만원, 못 맞히면 작은 선물을 주는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유퀴즈 시즌2 36회 방송은 시청률 2.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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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9-29 12:16:09
아무리 하향산업이라고 하지만, 하청에 하청으로 내려오면 대부분 산업은 대기업 눈치 보느라 돈을 잘 벌지 못한다. 사회적 폐해가 많이 지적되는 만큼, 하도급법을 바꿔 취약계층을 더 보호해야 하지 않을까. 하도급법 개정도 국회통과가 필요하다. 법제화되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노동자는 직업에 대한 불안을 떨어야 할 것이다. 그대들이 일하느라 바쁘다는 걸 잘 안다. 그러나 선거에 관심을 두고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는다. 대선보다 중요한 게 내년 4월 총선이다.